불현 듯 처음 자전거를 배우던 때가 생각납니다
7살 무렵에 저는 외가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께서 직업군인이셨던지라 당시 강화도에서 근무를 하셨기에 어머니와 남동생은 강화도로 따라 가시고
저는 학교문제도 있고 해서 그냥 외가에 맡기기로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제 의사를 물어봤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가물가물하네요
만약 의사를 물어보신거라면 아마 저는 이모때문에 외가에 남겠다고 했을 겁니다
이모가 한 분 계시는데 어머니 이상으로 저에게 애정을 주셨던 분입니다
지금도 이모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면 뭐라 말로 형언 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낍니다
반대로 고모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그다지...
각설하고 그 무렵 처음 두발 자전거를 큰 외삼춘에게 배우게 되는데 자전거는 빌렸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에는 삼춘께서 뒤에서 잡아주시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저 혼자 (당연 잡아주시고 있는거라 믿고)
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뭐 대충 그런 시나리오여야 하는데...
갑자기 자전거가 굉장히 빨라지는 겁니다
순간 뒤를 돌아봤는데 모르는 형이 자전거를 잡고 냅다 달리는 겁니다
그리고는 자전거를 놓아버리더군요...그 모습을 본 저 또한 정신줄을 놓게 되는거죠 뭐
저는 콘트롤이고 뭐고 할 새도 없이 냅다 벽에 쌓아둔 스티로폴에 쳐 박아 버리게 되죠
옆에서 어떤 아저씨들이 저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워주시더군요
그 와중에 놀란 삼춘이 그 형을 끌고 뛰어오고 계시는게 보이더군요
아저씨들은 아마 그 스티로폴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었던 것 같아요
사연인즉슨 삼춘이 잡아주시다가 어느 순간 손을 놓으셨는데 혼자 잘 타더래요
그래서 지켜보고 계셨는데 느닷없이 그 낯선 형이 뛰어들어 저를 그렇게 만들어 놓은거죠
딴에는 저를 가르쳐 줄려고 그랬다고 자기도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 삼춘한테 말하던 모습이
어렴풋이나마 기억납니다
다행히 저와 자전거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삼춘도 적당히 타일러서 그 형을 보냈고
그렇게 저는 자전거를 배울 수 있었죠
그런데 그 스티로폴 바로 옆에는 유리도 세워져 있었는데 천만다행이도 스티로폴에 갖다 박혔으니
(절대 제가 조종한 거 아닙니다...자전거가 지가 그리 간 겁니다)얼마나 다행인지요
유리에 갔더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당시 저야 어려서 잘 몰랐지만 삼춘은 얼마나 놀라셨을 지 괜히 조카 자전거 가르쳐 줄시려다가...
그렇게 자전거를 배운 저는 그 다음 날 부터 대여자전거를 타기 바빴죠
당시에는 자전거도 흔하게 가질 수있는 제품이 아니었드랬죠
특히나 아동용은 뭐 꿈도 꿀 수 없는 몇 종류 있지도 않았고...
때로는 할아버지께서 타고 다니셨던 일명 신사자전거라 불리던 자전거를 키가 안 되서 안장에는 앉지 못하고
왜 다 들 아시죠 삼각 프레임 사이로 다리끼워 놓고 크랭크도 제대로 못 돌려서 반 바퀴씩만 돌리면서 타는...
그래도 그 때는 정말 제 생애 가장 신나게 자전거를 탔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가 8살 가을 무렵에 꿈에도 그리던 제(?) 가족(?)자전거를 가지게 됩니다
이 자전거 가지게 된 사연(저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신과도 가 봤습니다)도 있습니다
그 건 다음 기회에 글 올려 보겠습니다
앞에 꽃 바구니가 달린 지금 흔히 여성용이라 불리우는 그런 스타일의 자전거였죠
지금 타는 자전거야 그 몇 십배가 이상 좋게 만들었겠지만 그래도 그 때만큼은 아니겠지요
그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시고 갖게 해주신 큰 외삼춘께 새삼 고마움을 전합니다
추석 때 찾아 뵐 예정이지만 오랜만에 전화라도 드려야 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처음 자전거를 가르쳐 주신 분은 누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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