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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두 발 자전거를 배우던 때...

sarang12072009.09.18 16:40조회 수 655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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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 듯 처음 자전거를 배우던 때가 생각납니다

7살 무렵에 저는 외가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께서 직업군인이셨던지라 당시 강화도에서 근무를 하셨기에 어머니와 남동생은 강화도로 따라 가시고

저는 학교문제도 있고 해서 그냥 외가에 맡기기로 하셨던 것 같습니다emoticon

제 의사를 물어봤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가물가물하네요

만약 의사를 물어보신거라면 아마 저는 이모때문에 외가에 남겠다고 했을 겁니다

이모가 한 분 계시는데 어머니 이상으로 저에게 애정을 주셨던 분입니다

지금도 이모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면 뭐라 말로 형언 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낍니다emoticon

반대로 고모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그다지...

각설하고 그 무렵 처음 두발 자전거를 큰 외삼춘에게 배우게 되는데 자전거는 빌렸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에는 삼춘께서 뒤에서 잡아주시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저 혼자 (당연 잡아주시고 있는거라 믿고)

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뭐 대충 그런 시나리오여야 하는데...

갑자기 자전거가 굉장히 빨라지는 겁니다

순간 뒤를 돌아봤는데 모르는 형이 자전거를 잡고 냅다 달리는 겁니다

그리고는 자전거를 놓아버리더군요...그 모습을 본 저 또한 정신줄을 놓게 되는거죠 뭐emoticon

저는 콘트롤이고 뭐고 할 새도 없이 냅다 벽에 쌓아둔 스티로폴에 쳐 박아 버리게 되죠emoticon

옆에서 어떤 아저씨들이 저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워주시더군요

그 와중에 놀란 삼춘이 그 형을 끌고 뛰어오고 계시는게 보이더군요

아저씨들은 아마 그  스티로폴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었던 것 같아요 

사연인즉슨 삼춘이 잡아주시다가 어느 순간 손을 놓으셨는데 혼자 잘 타더래요emoticon

그래서 지켜보고 계셨는데 느닷없이 그 낯선 형이 뛰어들어 저를 그렇게 만들어 놓은거죠

딴에는 저를 가르쳐 줄려고 그랬다고 자기도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 삼춘한테 말하던 모습이

어렴풋이나마 기억납니다emoticon

다행히 저와 자전거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삼춘도 적당히 타일러서 그 형을 보냈고

그렇게 저는 자전거를 배울 수 있었죠

그런데 그 스티로폴 바로 옆에는 유리도 세워져 있었는데 천만다행이도 스티로폴에 갖다 박혔으니

(절대 제가 조종한 거 아닙니다...자전거가 지가 그리 간 겁니다)얼마나 다행인지요

유리에 갔더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emoticon

당시 저야 어려서 잘 몰랐지만 삼춘은 얼마나 놀라셨을 지 괜히 조카 자전거 가르쳐 줄시려다가...

그렇게 자전거를 배운 저는 그 다음 날 부터 대여자전거를 타기 바빴죠

당시에는 자전거도 흔하게 가질 수있는 제품이 아니었드랬죠

특히나 아동용은 뭐 꿈도 꿀 수 없는 몇 종류 있지도 않았고...

때로는 할아버지께서 타고 다니셨던 일명 신사자전거라 불리던 자전거를 키가 안 되서 안장에는 앉지 못하고 

왜 다 들 아시죠 삼각 프레임 사이로 다리끼워 놓고 크랭크도 제대로 못 돌려서 반 바퀴씩만 돌리면서 타는...

그래도 그 때는 정말 제 생애 가장 신나게 자전거를 탔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emoticon

그러다가 8살 가을 무렵에 꿈에도 그리던 제(?) 가족(?)자전거를 가지게 됩니다

이 자전거 가지게 된 사연(저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신과도 가 봤습니다emoticon)도 있습니다

그 건 다음 기회에 글 올려 보겠습니다

앞에 꽃 바구니가 달린 지금 흔히 여성용이라 불리우는 그런 스타일의 자전거였죠

지금 타는 자전거야 그 몇 십배가 이상 좋게 만들었겠지만 그래도 그 때만큼은 아니겠지요

그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시고 갖게 해주신 큰 외삼춘께 새삼 고마움을 전합니다

추석 때 찾아 뵐 예정이지만 오랜만에 전화라도 드려야 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처음 자전거를 가르쳐 주신 분은 누구십니까?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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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저도 소시적에....

    동네에 잔차 가진넘이 딱 하나 있었는데.... 도무지 태워주지를 않는 겁니다...

    울고 불고 했던 기억도 나는데...

    운수업을 하시던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로 제 잔차는 중학생이 되어서야 가질수 있었죠...

    어느날은...

    그넘아에게 구슬 100개를 뇌물로 바치고(제가 구슬치기점 했었드랬습니다...ㅎㅎ) 잔차에 첨 앉아본 적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바로 그냥 한번에 타게 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워낙 소망이 강해서 이기회가 아니면 잔차탈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 인자요산님께
    sarang1207글쓴이
    2009.9.18 17:09 댓글추천 0비추천 0

    와우!!!

    대단하십니다...운동신경이 뛰어나신 것 맞죠

    어떻게 한 번만에...정말 강렬한 소망이 만들어 낸 기적...

  • 인자요산님께

    (음..세발자전거가 아녔을까 하는 의구심이...)

     

    =3=333=33

  • 외가에 대한 추억은 저와 비슷하시네요.

    저도 외가 옆에서 자랐습니다.

    늘 외가를 생각하면 저도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또래와 이장님댁을 몰래 들어가

    자전거를 끌고 들판으로 나가 자전거 가랑이에 발을 넣고 연습하느라

    새벽까지 타다가 결국 페달을 부러뜨리고 말았죠.ㅋㅋ

  • 靑竹님께
    sarang1207글쓴이
    2009.9.18 20:51 댓글추천 0비추천 0

    국민학교 5학년가을에 어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시는 바람에...

    열 일곱살이후로 외가와 연락이 두절되었더랬죠

    외가에서는 계속 저희를 수소문하셨지만 끝내 연락이 안 되다가 제가 서른이 되었을 때

    누군가(?) -있습니다 말씀드리면 다 아시는 - 의 의도하지 않은 도움으로 인하여 다시 만나게 되었죠

    그 후론 매년 자주는 못 찾아뵈어도 꼭 한 두번은 찾아 뵙니다

    제 딸 사랑이에게는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가  계셔서 가면 이쁨 제대로 받습니다^.^

     

    靑竹님

    도대체 자전거를 얼마나 타셨기에 페달을 다 부러뜨렸셨는지...

     

  • sarang1207님께

    예전의 자전거는 쇠가 퍽이나 물러서 넘어지면 곧잘 휘었습니다.

    수도 없이 넘어지면서 친구놈과 휜 걸 돌로 두드려서 펴길 반복하다 보니

    나중엔 뎅겅 부러지더군요.ㅋㅋ

  • 전 비교적 늦은 초등 6학년 때인가 5학년 때인가 배웠습니다.

    제 작은 형님으로부터... 역시 같은 방법으로 전수를 받았는데 어느 순간 막 달려가는데 자전거는 나가지 브레이크는 잡을 엄두(경황)도 못내지... 고랑창에 쳐박힌 기억이 납니다.

     

    시골 외가의 논 사잇길이 T자형 길(신작로)이 있었는데 속도제어를 못해서 3미터 아래의 논으로 뒹군 적도 있고.

    무엇보다 자전거 관련 끔찍했던 일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자전거를 막 배우고 난 직후 여름의 일이엇는데...

    작은형 자전거를 타고(요즘 자전거로 치면 하이브리드 로드차정도)  성남의 모란고개를 넘었다가 당시엔 차랑 함께 주행한다는 것이 두려워서 그러니깐 도로를 역주행해서 내려오는데... 성남 경찰서쪽에서 무거운 짐을 싣고 탄력을 받아 모란고개를 오르려던 쌀집잔차와 정면충돌해서...

     

    앞바퀴 몽땅 휘고. 난 여기저기 상처에 코피까지...

     

    순진했던 저는 그 아저씨가 자전거 고쳐준다고 모란고개까지 질질 끌고 따라갔는데...그 아저씨는 짐때문에 끌고...

    고개 정상에 올라서자마자 쑝 도망가버렸다는...

    밤 10시까지 집에도 못들어가고(혼날까봐) 엉엉~~~! 집안은 난리가 났고(자전거 끌고 나간 놈이...)

     

    또 하나의 에피쏘드...

     

    중학시절엔 늘상 여름방학이거나 겨울방학땐 거의 외가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그야말로 입 하나라도 덜 심정으로 보내졌다는...

    지금은 과년한 처자가 된 사촌동생을 뒤에 태우고 쌩 달려서 다리 건너기 놀이를 하다가 그만...

     

    아 있잖아요... 당시엔 흙과 콘크리트 다리가 연결되어서 그 턱이 좀 있는... 거길 쓩 짬뿌해서 올라탔는데 그만 동생 가스나가 손을 놓쳐서 뒤로 벌러덩...

     

    콘크리트에 머리를 콰당... 지금 생각하면 아무 상처 없이 혹만 생겼었다는 게 신기하고 다행스러운...

     

    삼촌에게 뒈지게 혼남...

  • 십자수님께
    sarang1207글쓴이
    2009.9.18 21:02 댓글추천 0비추천 0

    십자수님께서도 아찔한 경험이 많으셨네요

    참으로 어린아이를 상대로 거짓말하는 어른들은 반드시 천벌을 받을 겁니다

    아이들의 그 순수한 동심을 무참히 짓밟는 절대 용서못 할 상처를 주는거니까요

    그 심정으로 돌아가보면 얼마나 무서웠겠어요...몸은 아프고...에이 나쁜XX

    예전에는 정말 크게 다쳐도 다칠 일인데 가벼운 찰과상정도로 끝난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자전거에 세게 치여서 땅바닥에 몇 번을 굴렀는데도 일어나서 흙 툭툭 털어내면 그만이고...그 때는 그랬던 것 같아요^.^

     

    LG가 기아 도우미 역할 톡톡히 하고 있네요

    봉중근 엔트리에서 뺀 걸가지고 김성근 감독님 한 마디 하셨네요

    나흘전에 했던 말과는 완전 상반된...^.^;;;  자기팀하고 할 때는 안 빼고 기아전에서는 빼니까

    나름 억울하셨던가 봅니다

  • 저는 주변에 자전거가 없는 시골에 살아서 늦게 배웠습니다.

    동네 형이 자전거를 사 와서 처음 타 봤는데
    다행히 몇 번 넘어지지 않고 탔던 것 같습니다.

    그 형이 고향을 떠나더니 요즘은 어디 사는지도 모르네요.
  • 구름선비님께
    sarang1207글쓴이
    2009.9.19 11:41 댓글추천 0비추천 0

    구름선비님 어리셨을 때는 시골과 도시의 차이가 별로 없었을 것 같은데...^.^

    요즘 애들은 성장했을 때 어떤 추억들을 나누며 살련지...

    너무 일찍부터 학원가로 내몰리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측은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 저도,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웠습니다.   아랫집에 사는 부유한 친구 녀석에게 삼*호 라는 잔차가 하나 어느날 생겼는데

    거 좀 타보겠다고 하니 도대체가 주질 안는 겁니다.    인석이 잔차타고 통학을 했었드랬는데

    학교 운동장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운동장 담벼락을 잡고 페달질을 해보니

    그냥 가더군요....무척 신기했죠.     헌데  내리는 법을 몰라 자빠졌다는거...ㅎㅎㅎ

     

    잔차 첨 접했던 분들은 어릴 때 대부분 비슷하신 경험들이 있으시군요...^^

  • eyeinthesky7님께
    sarang1207글쓴이
    2009.9.19 11:45 댓글추천 0비추천 0
    eyeinthesky7님 그런 영특한 지혜를...
     
    스스로 익히신거네요^.^ ... 대단하십니다 ...요새말로 님 좀 짱인듯....
     
    그렇네요
     
    대부분 비슷한 추억들을 가지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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