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한 남편이 거의 매일 주는 선물은 무덤덤하게 받기 쉽고
멋대가리 없는 남편이 몇 년 만에 모처럼 해 준 선물은
감격의 눈물로 받는 건 인간사 아이러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낙타를 몰고 황량하고 척박한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들은
오아시스를 만나면 감격에 겨워 신께 경배하고 땅에 입을 맞춥니다.
조국의 땅덩이는 척박한 사막에 비하면 온통 오아시스죠.
척박한 사막의 환경은 감동과 환희의 오아시스를 구축하지만
지천에 깔린 게 오아시스인 우리는 과연 그들만큼 감동을 느낄까요?
산하의 경관에 작지 않은 감탄이야 하겠지만
사막을 횡단하다 오아시스를 만난 대상들의 심정과 비교한다면
대체로 무덤덤함에 가까울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싸구려 디카였지만 막상 분실하고 나니 아쉬웠습니다.
라이딩을 다니며 만나는 수많은 오아시스를 담고 싶은 마음이
요즘따라 전에 없이 굴뚝같이 샘솟더군요.
마누라가 제 마음을 알았는지
제가 내심 점찍어 둔 하이엔드 똑딱이 디카를 하나 사 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카메라에 대한 정보를 요모조모 알아보며 기종별로 찍은 사진들을
수없이 비교하며 감상하다 보니 갑자기 dslr이란 게 눈에 확 들어옵니다.ㅋㅋ
부랴부랴 똑딱이 구입을 보류했습니다.
벌써 며칠째 그렇게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똑딱이로 결론을 냈습니다.
사진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제게는 dslr이 돼지발의 편자란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바디의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마음에 드는 렌즈들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먼지만 풀썩 날리는 주머니 사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더군요.
뭐 하나에 빠지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격인지라
향후 사진이란 것에 깊숙하게 빠질 듯한 불길한 예감이 들어 걱정입니다.
똑딱이를 마스터하면 필시 dslr이란 기종을 다시 기웃거릴 테지요.
중복 투자를 피하려는 마음도 있긴 하지만 늘 결정 앞에서 더딘 성격입니다.ㅋㅋ
환율이 오를 땐 반사적이랄 만큼 빠르게 가격을 올리더니만
환율이 많이 떨어졌는데 자전거나 카메라나 한 번 오른 가격이
좀체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군요.
환율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냥 주말쯤 마누라와 매장으로 나들이해서 구입할 생각입니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계절입니다.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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