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는 오래간만에 자전거로 동네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점점 자전거에 관심이 없어졌고
동네에서 동네로 이사를 하면서 신경쓸 일이 많아서
타는 기회가 더 적었었죠.
모처럼 나간 길이라 상쾌한 라이딩이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찜찜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사 간 곳은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길만 하나 건너면 되는 곳인데
현관을 출입할 때 카드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한 그런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아직 습관이 되지도 않았지만
마누라도 집에 있어서 그냥 나갔다가
들어 올려니 카드 생각이 났습니다.
들어오는 사람이 있어서 뒤따라 들어올려다가
시간이 조금 지체되어 집에 인터폰을 하는데
인터폰의 현관문을 여는 기능이 고장 난 것을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게 추석연후라 AS도 되지 않더군요. ㅠ,.ㅠ)
뒤를 돌아다 보니 경비도 문을 잠그고 업무를 보러 나가는 중이라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따라 들어올려고 주변을 살피는데
50대 중반의 남자분이 다가오더군요.
그 분을 따라 들어와야겠다고 반가워하는데
바라보는 눈초리가 편하질 않습니다.
나 : "카드를 두고 왔네요.ㅎㅎ"
남자분 : "…."
그 때 다른 50대의 여자분이 또 오더군요.
여자분 : "자전거는 출입하면 안되는데 …."
나 : ???
여자분 : "엘리베이터가 거울로 되어 있어서 망가질까봐 못 가지고 다니게 하는데…."
나 : "그래요?"
남자분 : "밖에 자전거 보관대 만들어 놨잖아요."
나 : "가격이 좀 되어서 밖에 놓기는 어려운데요."
여자분 : "자물쇠를 채우면 되잖아요."
남자분 : "이유를 대자면 너도나도 끌고 들어올 건데…."
무슨 이런 일이 있나 싶었습니다.
화도 나구요.
어떻게 말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정면 돌파하기로 하였습니다.
나 : "보시면 아시겠지만 엘리베이터도 크고 망가질 일은 없을텐데요."
두 사람이 먼저 타고 내가 뒤따라 타는데 이 사람들 매너도 없습니다.
잠시 열림 버튼을 눌러 주면 좋을텐데 들어가기도 전에 문이 닫힙니다.
화가 났지만 자전거를 조심스럽게 들여놓고
나 : "이렇게 여유가 있잖아요."
두 사람 : "…."
집에 들어와서 생각하니
이 사람들이 이사 온 모르는 사람에 대한 텃세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인심 참 고약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골치 아프게 이사를 했는데
동네 사람들도 골치아픈 사람들인 것 같아
기분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계단이나 비상문 앞에 자전거를 놓아두는 것은 막아야겠지만
엘리베이터가 망가진다는 이유로 자전거를 들여놓지 못하게 한다는것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까지 타고 들어갔었는데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문제의 엘리베이터와 아파트에서 바라다 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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