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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얀 놈

구름선비2009.10.25 13:14조회 수 118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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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운악산엘 다녀왔습니다.

전에는 우리동네(가평군)로 올라갔었는데
이번엔 남의 동네(포천군)로 올랐죠.

코스가 세 군데가 있더군요.
1코스는 좌측, 2코스는 중간, 3코스는 우측의 긴 코스였습니다.

같이 간 친구도 빠르게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1코스로 올랐다가 2코스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습니다.

내려 오는 길은 로프와 계단이 많은 이른바
'유격코스'더군요.

오래 간만에 군대생활을 떠올렸습니다.
팔힘이 없어서 대부분의 코스에서
버벅였던 군대 유격이었습니다. ㅎㅎ

한 참 내려오는데 철제 계단이 나오고
풍경이 괜찮아서 카메라를 꺼낼려고 하는데
친구 뒤에서 청설모 녀석이 솔방울을 뒤지고 있더군요.
너무나 급한 나머지 잽싸게 꺼내 우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습니다.

누르다 보니 수동노출로 되어 있고
노출이 맞지 않습니다.

또 초점모드는 오토로 되어 있어서
초점이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르고 눌러 대었죠.

언제 달아날지도 모르니 마음만 다급해서….

똑딱이만 면한 이눔의 카메라는 제멋대로 초점을 맞춥니다.
주인의 마음도 모르고~~

 

DSC_0762.jpg

그런데 그 날 사진을 찍으면서 이상했습니다.

왜 그런지 수동모드만 돌리고 나면 사진이 꺼멓게 나옵니다.
내가 뭘 잘못 조작했나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냥 찍고
집에 와서 보니 사진이 온통 아프리카 색입니다.
(둔하기는 ㅠㅠ)


우선 사진을 정리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나 살피니
노출 보정이 -4에 가깝게 돌아가 있지 뭡니까.

이런 !!

그러니 사진마다 꺼멓게 나올 수 밖에 없었고
그걸 그냥 무시한 자신이 참 답답하더군요.

이미 단풍을 찍기엔 늦어버린 풍경이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습니다.

DSC_0637.jpg 

DSC_0786.jpg

도망은 가지 않았지만 좋은 포즈를 취해 주지 않은 청설모,
뭣 때문인지 노출 보정이 돌아가 있는 카메라,
그걸 좋다고 찍어 댄 자신 모두가
'고얀 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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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저도 그랬습니다.

    똑딱이로 찍은 사진들을 엘시디 모니터로 재생해 보면서

    '오늘따라 사진들이 왜 이렇게 어두운 거야' 생각만 했는데

    나주에 보니 노출보정이 마이너스로 되어 있더군요.

    어두워서 그렇지 자세히 보면 청설모란 놈이 꽤 적극적으로 포즈를 취한 것 같은데요? ㅋㅋ

     

  • 靑竹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10.27 10:48 댓글추천 0비추천 0

    ㅎㅎㅎ

    저도 위인(靑竹님 흉내)이 철저한 편이 못되는
    그저 얼렁뚱땅派라서 그런 실수를 자주 하고 있습니다.
    꺼먼 녀석이고 노출 부족이라 그렇지 그렇긴 하네요.

  • 악자가 붙을만한 산이군요.

    조금 떨어저서 보는 풍광이 풍악산과 비교할수 없네요...

    세속과 멀리 떨어진 자그마한 암자와 조용한 산사가 보기 좋은데

    요즘엔 머그리 대형화가 되는지 사찰도 교회못지 않게 대형화 추세가 많아 지더군요...

    자꾸 옛것이 좋아 보이는게 늙어 가는거 맞나요...

  • 우현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10.27 10:49 댓글추천 0비추천 0
    오래 간만에 고생 좀 했습니다.
    이런 절은 위치도 그렇고 규모도 그렇고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암튼...그 모두가 고연...님이군요.^
  • 뽀 스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10.27 10:49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 중에 당연히 제가 가장 큰
    '고얀 놈'이죠. ㅎㅎ
  • 나도 한 캠러 하는데(병원 사진 동아리...) 도대체 뭔말인지 모르겠다는...
  • 십자수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10.27 10:51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떤 카메라나 노출 보정 단추(기능)이 있잖아요.
    예를 들자면 황혼사진 같은 걸 찍을 때는 노출 부족이 잘 나오는~~

     

    설마 모르실리가^^;;

  • 혼자 다니시는 구름선비님에게.......작은 선물들고 가렵니다

    이번주 단풍구경가자고 약속했지만........어디로 갈지 모르겠네요

    산행을 많이할 여건도 안되고 ㅋ

  • stom(스탐)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10.27 10:52 댓글추천 0비추천 0
    제수씨 수발(?)이나 잘 드세요.

    주신다는 건
    절대 거절하지 않습니다만 ㅎㅎ
  • 선비님 사시는 부근엔 제법 단풍이 들어 가을임을 물씬 풍기게 하는군요.

    요즘 한낯에도 쌀쌀하지 안는 것이 ....초가을 같은 느낌 입니다.

    10월 하고도 말인데  말이죠.    어제는 자다가 모기를 세마리나 잡고 잤네요...^^ㅎ

     

    어디 선비님만 그러시겠습니까....생각보다 그런분들 많~아~유~^^

  • eyeinthesky7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10.27 10:54 댓글추천 0비추천 0
    겉으로 보기에는 덜렁대지 않을 것 같은데(혼자 생각?)
    의외로 덜렁이입니다.
    실수를 너무 잘 하다보니
    꼭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되더군요.
  • 아래사진 두장 후 보정하신 거 아니죠

    너무 이쁩니다...디카 후 보정하는 걸 너무 싫어합니다...자연 그대로를 담는 그게 좋더라구요

    사진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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