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운악산엘 다녀왔습니다.
전에는 우리동네(가평군)로 올라갔었는데
이번엔 남의 동네(포천군)로 올랐죠.
코스가 세 군데가 있더군요.
1코스는 좌측, 2코스는 중간, 3코스는 우측의 긴 코스였습니다.
같이 간 친구도 빠르게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1코스로 올랐다가 2코스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습니다.
내려 오는 길은 로프와 계단이 많은 이른바
'유격코스'더군요.
오래 간만에 군대생활을 떠올렸습니다.
팔힘이 없어서 대부분의 코스에서
버벅였던 군대 유격이었습니다. ㅎㅎ
한 참 내려오는데 철제 계단이 나오고
풍경이 괜찮아서 카메라를 꺼낼려고 하는데
친구 뒤에서 청설모 녀석이 솔방울을 뒤지고 있더군요.
너무나 급한 나머지 잽싸게 꺼내 우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습니다.
누르다 보니 수동노출로 되어 있고
노출이 맞지 않습니다.
또 초점모드는 오토로 되어 있어서
초점이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르고 눌러 대었죠.
언제 달아날지도 모르니 마음만 다급해서….
똑딱이만 면한 이눔의 카메라는 제멋대로 초점을 맞춥니다.
주인의 마음도 모르고~~
그런데 그 날 사진을 찍으면서 이상했습니다.
왜 그런지 수동모드만 돌리고 나면 사진이 꺼멓게 나옵니다.
내가 뭘 잘못 조작했나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냥 찍고
집에 와서 보니 사진이 온통 아프리카 색입니다.
(둔하기는 ㅠㅠ)
우선 사진을 정리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나 살피니
노출 보정이 -4에 가깝게 돌아가 있지 뭡니까.
이런 !!
그러니 사진마다 꺼멓게 나올 수 밖에 없었고
그걸 그냥 무시한 자신이 참 답답하더군요.
이미 단풍을 찍기엔 늦어버린 풍경이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습니다.
도망은 가지 않았지만 좋은 포즈를 취해 주지 않은 청설모,
뭣 때문인지 노출 보정이 돌아가 있는 카메라,
그걸 좋다고 찍어 댄 자신 모두가
'고얀 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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