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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만남

풀민2009.11.09 18:44조회 수 977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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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오후.....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네가..OO이니???"

".........누구....."

 

원래 제 핸드폰에는...올만한 사람들의 전화는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기에.....

모르는 전화번호는 잘 받지 않는데......그냥..아무 생각없이 전화를 받았다가....

나를 찾는 전화이기에 조금 당황하였습니다.

더우기....그 전화 상대편 목소리는 어떤...여자의 목소리.........

 

"나...OO야....기억하지???

"OO??....이OO?"

 

되묻는 내 목소리에..오히려 그쪽에서도 당황하는 듯 했습니다....

"기억안나??? 고등학교 때...써클하던 O문학 동호회의....."

 

당연히...그 이름을 기억하고 말고요.....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만났던 친구들의 모임이었는데....

다만...갑자기..불현듯 찾아 온 그들의 소식에 잠시 혼란스러웠을 뿐이였지요....

 

전...살면서..다시는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나를 비롯한 10명 안팎의 동기들....그리고 많은 선후배들....

그들과 소식이 끊긴 이유는....제가 대학을 다니면서....자연스럽게 그들과 내왕을 멀리 한 탓이 컸지요....

 

그리고 군대를 가고....전역을 하고....직장을 갖고....결혼을 하고...아이를 낳고....그리고

먹고 살아야 하는..그런 삶의 고단함에 미처 저의 예전을 돌아 볼 여유조차 가지지 못했던.....

 

그렇게 살아 온지 30년 만에....그들 중 한명의 여자친구로부터....잊지 않고...어떤 경로인지도 모를...

한통의 전화를 받고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더우기 다음 날...다른 동기의 집에서 모두 모여 식사를 하기로 했다는......

장소는 양평의 호젓한 시골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

 

시간에 맞추어 복장을 챙기고..잔차를 타고 회기역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한시간에 2대 밖에 없다는 중앙선의 전철을 타고 국수역으로 향했습니다.

 

그 전철 안에서 어제 전화를 했던 OO를 만났습니다....

30년 만에 보는 얼굴임에도.....

"어??.............."

자연스럽게 나오는 반말과...웃음이 마치 그 시절 고등학생이었던 것처럼..얘, 쟤 를 하며......

시간의 벽을 넘어 하나도 변하지 않은 듯...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전의 곱상하고..수줍음이 베어 있던 얼굴은....

비록 약간의 주름과....아줌마(??)다운..뻔뻔함(??)이 묻어나는 모습으로 변하였지만....

그때처럼 웃고...떠들던 그녀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

 

국수역으로 마중 나와 있던 또다른 친구 넘은..이젠 백발이 성성한채....

하지만..얼굴은 개구장이였던 모습 그대로....웃으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잔차를 타고 이동을 하고....그들은 마중나온 차를 타고 장을 본 후...특정한 곳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그쪽 지리는 제가 잘 아는 지역이었기에.....잔차를 타고....강변의 한쪽 길로 달리며....

흠뻑 깊어가는 가을의 향기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착한 친구 넘의 집은...그냥 그런...흔한...시골집이었습니다만...

그는..그곳에 사는 것에 대하여 만족한 듯 했습니다...

곧 마당에 화로를 만들고...고기를 구울 준비를 하는 등.....서둘러 움직이는 동안....

차를 가지고 오는 다른 친구들의 전화벨 소리가 연신 울려 댔습니다....

 

그렇게 대충 1시간 정도 흐르자....어느 덧....올 사람들은 다 온 듯 했습니다...

부부가 같이 온 사람들도 있고....멀리 신갈에서 일부러 온 사람들도 있고....

회사 야유회를 끝나고 들린 사람들도 있고....

 

분명한 것은..나를 빼놓고는 다들 그간 왕래가 있었고....연락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이 모이면..저의 소식을 묻고는 했지만....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랐었다고....

그러다가 이렇게 다시 모여 웃을 수 있는 것이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17살에서....19살까지 약 3년 간의 만남이었지만....

그 시기는 ..사춘기이자....고뇌의 시기이면서...사랑에 눈을 뜨던 시기.......

흔히 말하는.... 폭풍이 지나가던 시절이었던 것 만큼.....강렬한 추억이 남아 있었겠지요...

 

...........................................................................................................

 

제가 기억하는 동기 친구들 중.....한명만 제외하고.... 모두 모였습니다....

고기를 굽고....소주도 마시고...막걸리도 마시고.....

나이들도 예전과 달라(??) 적당히 취기가 오르자....예전의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그렇게 한참을 웃고 떠들다가....다시 모이는 것을 약속하고...다시 헤어졌습니다...

부인들이 운전을 하고....혹은 전철 막차에 맞춰....그렇게 친구 집을 나섰습니다...

 

하지만...전 하룻밤을 그 집에서 더 묶어야했지요....

원래는 잔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 올 계획이었는데....

술에 너무 취한 친구 넘이 운전을 할 수가 없어서....잠이 든 탓에....

아침에 혼자 서먹하지 않게 하려면..할 수 없이.....

 

이불을 깔고....그넘과...나...그리고 집 주인인 친구넘..셋이 누워....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전...결코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상념에 빠져서도 아니었고...잠이 안와서도 아니었습니다....

잠을 자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으나....양 옆에서 스트레오로 골아 대는 쌍기통(???) 코골이 소리에...

 

아!!  ~~ 아까..집에 갈걸......으~~~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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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by 우리) 왜 이렇게 조용하지요! (by 독까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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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
  • 좋았겠습니다.  저도 비슷한 일이 3년전에 있었지요...
  • 글솜씨가 좋으시네요

    쌍기통 코골이  ^^ ㅎㅎ

  • 풀민님의 글을 읽다 보니, 조도 내년이면 고등학교 졸업 30주년이 되네요.그야말로 이제 시간 가는 것이 쏜살같다는 말이 새삼스럽지가 않습니다.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흔하지 않은 대한민국 1호 남여공학이었습니다. 그러니 여타 학교 동창들 보다는 이야기 보따리가 쬐끔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몇 년전부터 동창 년놈들이 졸업 30주년을 맞아 미국에 거주하는 동창들을 방문하겠다고 돈을 모으고 난리를 펴던게 엊그제인데....그리고 풀민님, 댁이 회기동 근처이신가요?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곳이 회기역 바로 윗동네인데...ㅎㅎㅎ 암튼 풀민님의 추억 놀이에 축하를 보냅니다.
  • 잔차나라님께
    풀민글쓴이
    2009.11.9 21:22 댓글추천 0비추천 0

    ㅋㅋㅋ......내년이 고교졸업 30주년 정도면.....거의 제 또래(???) 정도이실 것 같네요....

    79년 졸업....혹은 80년 졸업 정도????

    하지만...고등학교 1호 남녀공학에는 동의 하지 않습니다...큭큭큭...

    전..당시 중동 열풍에 인기 있던(???) 모 공고 기계과를 다녔었는데.....그 학교에는 이미 통신과와 전자과에는

    남녀 공학이었다는 사실.......

    각종 교내 활동부에 여학생이 있었기에..일어나는 에피소드는....거의 매일같이....ㅋㅋㅋ

    아!~~ 전.. 정릉에 살고요....국수역을 가기 위해서....전철을 타려고 일부러 회기역까지 갔었던 것 입니다....

  • 풀민님께
    제가 다니던 학교는 6.25동란부터 남녀 공학이었거든요...저희들도 3년 동안 공학 생활을 해보니, 졸업할 때에는 성별이 뒤바뀌는 것 같더군요....참, 전 80년 졸업입니다. 하여튼 풀민님의 추억만들기에 축하 메세지를 보내 드립니다.
  • 아련한 느낌의 글을 읽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잠이 확 다 깹니다..ㅎㅎㅎ

    좋으셨겠어요~~

  • 풀민이님  ~~~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그런데 마지막 글이 반전이어서 더 재미있습니다 

  • 글을 읽다보니 옛날 친구들 한번 만나봤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히 드네요,,,,,,ㅠㅠ
  • 풀민님 글을 보면 같은 학교에 다닌 듯 합니다.

    용산에 있다는.....

    76년 2월에 졸업했지요.

  • 송현님께
    풀민글쓴이
    2009.11.10 16:33 댓글추천 0비추천 0

    컥!!!

    암만 봐도...제 선배님 되시는 것 같네요.....(에고고...말년에?? 꼬봉 노릇?? 하겠네...쩝!!!)

    특징이 분명하여 틀릴 이유가 없지요....용산에 있고 여학생이 있는 공고는 전국에 딱..한 학교....

     

    그간...제가 속해 있는 동호회에서....

    같은 학교 새까만 후배...(6년차) 가 있어...손끝으로 부려(??) 먹었는데....흑!!!

     

    암튼 너무 반갑습니다.

  • 생각보다 연배가 비슷한 사람들이 많네요....... 반갑습니다...
  • """생각보다 연배가 비슷한 사람들이 많네요....... 반갑습니다..."""2

    ㅋㅋㅋㅋ 묻어가자...

  • 재밋게 읽었읍니다.^ ^... 다들 소띠시구먼유....
  • `` 풀민님 과 청죽님. 글은 언제나 흐뭇 합니다... 그런데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데요.?  30년 만에..

    저는 40년 만에 동창들 만났는데 차라리 안 만나것만  못합니다. 전부다 할아버지 됫더군요. 손주도 데리고 나오고..

    요즘 H1N1 조심 하세요.

  • `` 추측으론 국문과 나오신줄 알았습니다, 기계과 출신도 이렇게 글을 맛갈 스럽게 잘 쓸수 있군요.제 편견을 용서 하세요..풀민님..
  • 오랫 동안 못보던 친구를 만나게 되더라도

    일순간 반갑기는 하지만 친밀할 관계가 오래 가지 못한 경험이 있습니다.

    살아온 환경, 처지가 너무 달라져 있기 때문에..

    아무튼 되 찾으신 벗님들과 좋은 시간 많이 가지시길...

  • 예상못한 복병이~~ㅋㅎ
  • 아직 스탐님에게 아우님~ 그런말을 못할만큼 낯을 가리는 편인데

    풀민님에게는 말을 놓을랍니다.

    잘지내지?

  • 송현님께
    풀민글쓴이
    2009.11.12 19:42 댓글추천 0비추천 0

    컥!!!!

    우려(???)했던 일들이....현실로...흑흑흑!!!

    예...(모기 우는 소리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지금 계시는 곳이......저~~아래 쪽인 것 같아서...아주 다행(???) 입니다....헤~~~

    서울 올라 오실 때....미리 연락 한번 주시면..뵈러 가지요.....

    (까이꺼...서울 와서 바뻐 죽겠는데...나에게 까지 연락하실 정신이 있으시겠나???...흐흐흐)

  • 송현님께

    송현님.........................

    ㅎㅎㅎㅎㅎㅎ

  • 풀민이님이 잘 모르시네요

    송현님 한달에 두번 정도 다녀가실걸요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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