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오후.....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네가..OO이니???"
".........누구....."
원래 제 핸드폰에는...올만한 사람들의 전화는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기에.....
모르는 전화번호는 잘 받지 않는데......그냥..아무 생각없이 전화를 받았다가....
나를 찾는 전화이기에 조금 당황하였습니다.
더우기....그 전화 상대편 목소리는 어떤...여자의 목소리.........
"나...OO야....기억하지???
"OO??....이OO?"
되묻는 내 목소리에..오히려 그쪽에서도 당황하는 듯 했습니다....
"기억안나??? 고등학교 때...써클하던 O문학 동호회의....."
당연히...그 이름을 기억하고 말고요.....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만났던 친구들의 모임이었는데....
다만...갑자기..불현듯 찾아 온 그들의 소식에 잠시 혼란스러웠을 뿐이였지요....
전...살면서..다시는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나를 비롯한 10명 안팎의 동기들....그리고 많은 선후배들....
그들과 소식이 끊긴 이유는....제가 대학을 다니면서....자연스럽게 그들과 내왕을 멀리 한 탓이 컸지요....
그리고 군대를 가고....전역을 하고....직장을 갖고....결혼을 하고...아이를 낳고....그리고
먹고 살아야 하는..그런 삶의 고단함에 미처 저의 예전을 돌아 볼 여유조차 가지지 못했던.....
그렇게 살아 온지 30년 만에....그들 중 한명의 여자친구로부터....잊지 않고...어떤 경로인지도 모를...
한통의 전화를 받고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더우기 다음 날...다른 동기의 집에서 모두 모여 식사를 하기로 했다는......
장소는 양평의 호젓한 시골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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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맞추어 복장을 챙기고..잔차를 타고 회기역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한시간에 2대 밖에 없다는 중앙선의 전철을 타고 국수역으로 향했습니다.
그 전철 안에서 어제 전화를 했던 OO를 만났습니다....
30년 만에 보는 얼굴임에도.....
"어??.............."
자연스럽게 나오는 반말과...웃음이 마치 그 시절 고등학생이었던 것처럼..얘, 쟤 를 하며......
시간의 벽을 넘어 하나도 변하지 않은 듯...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전의 곱상하고..수줍음이 베어 있던 얼굴은....
비록 약간의 주름과....아줌마(??)다운..뻔뻔함(??)이 묻어나는 모습으로 변하였지만....
그때처럼 웃고...떠들던 그녀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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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역으로 마중 나와 있던 또다른 친구 넘은..이젠 백발이 성성한채....
하지만..얼굴은 개구장이였던 모습 그대로....웃으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잔차를 타고 이동을 하고....그들은 마중나온 차를 타고 장을 본 후...특정한 곳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그쪽 지리는 제가 잘 아는 지역이었기에.....잔차를 타고....강변의 한쪽 길로 달리며....
흠뻑 깊어가는 가을의 향기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착한 친구 넘의 집은...그냥 그런...흔한...시골집이었습니다만...
그는..그곳에 사는 것에 대하여 만족한 듯 했습니다...
곧 마당에 화로를 만들고...고기를 구울 준비를 하는 등.....서둘러 움직이는 동안....
차를 가지고 오는 다른 친구들의 전화벨 소리가 연신 울려 댔습니다....
그렇게 대충 1시간 정도 흐르자....어느 덧....올 사람들은 다 온 듯 했습니다...
부부가 같이 온 사람들도 있고....멀리 신갈에서 일부러 온 사람들도 있고....
회사 야유회를 끝나고 들린 사람들도 있고....
분명한 것은..나를 빼놓고는 다들 그간 왕래가 있었고....연락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이 모이면..저의 소식을 묻고는 했지만....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랐었다고....
그러다가 이렇게 다시 모여 웃을 수 있는 것이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17살에서....19살까지 약 3년 간의 만남이었지만....
그 시기는 ..사춘기이자....고뇌의 시기이면서...사랑에 눈을 뜨던 시기.......
흔히 말하는.... 폭풍이 지나가던 시절이었던 것 만큼.....강렬한 추억이 남아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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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억하는 동기 친구들 중.....한명만 제외하고.... 모두 모였습니다....
고기를 굽고....소주도 마시고...막걸리도 마시고.....
나이들도 예전과 달라(??) 적당히 취기가 오르자....예전의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그렇게 한참을 웃고 떠들다가....다시 모이는 것을 약속하고...다시 헤어졌습니다...
부인들이 운전을 하고....혹은 전철 막차에 맞춰....그렇게 친구 집을 나섰습니다...
하지만...전 하룻밤을 그 집에서 더 묶어야했지요....
원래는 잔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 올 계획이었는데....
술에 너무 취한 친구 넘이 운전을 할 수가 없어서....잠이 든 탓에....
아침에 혼자 서먹하지 않게 하려면..할 수 없이.....
이불을 깔고....그넘과...나...그리고 집 주인인 친구넘..셋이 누워....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전...결코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상념에 빠져서도 아니었고...잠이 안와서도 아니었습니다....
잠을 자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으나....양 옆에서 스트레오로 골아 대는 쌍기통(???) 코골이 소리에...
아!! ~~ 아까..집에 갈걸......으~~~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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