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큰 매형이 돌아가셨다....
사실.....매형이라기 보다는 거의 아버지와 같은.....
워낙 큰 누나와는 나와의 나이 차가 심하였고 아주 어렸을 때 부터 매형을 알았기에....
각별하기는 거의 아버지뻘이 되었다..
옛날....경찰 출신이었기에...속칭 빽차(경찰이 타던 흰색의 백색 지프차)에 태워
동네를 드라이브 시켜 주었던....큰 매형이었다
큰 누님은 아들 둘이 있었는데...(나에겐 조카)
몇년 전...작은 놈이 덜컥 세상을 떠버리고 난 후 심한 우울증을 앓으시더니
결국...정신적인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시고....하룻밤 사이에 조용히 세상을 떠나셨다
혼자 남은 누님이 심히 걱정이 되어...내 딴에는
입맛 없다는 핑계로...자주 누나네 집에 가서 밥도 먹고..낮잠도 자고....
뒹굴뒹굴.. TV도 보다가...집에 온다....
그렇다고 매주 그러기에는 우리집에서 용인까지가 좀 멀다....
다행히 큰누님 주변에는 친하신 분들이 많이 살고 계시기에 늘 복잡복잡한 환경이기에
그나마 요즘은 맘이 좀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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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외딴 곳에...공터에...해마다 배추도 심고...무우도 심고....고추도 심고....하여....
가을이 되면 사돈네...친구네....등등 김장을 담구어 나누어 준다...
그래서 친인척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김장을 한꺼번에 담구어 나눠 먹는다....
대충 재료비와 약간의 비용만 내놓고 가면...훨씬 경제적이기도 하지만
맞벌이 하는 우리집 같은 경우......김장 담구는 것에 대한 부담도 덜어 버리고
그냥 하루 시간만 내서....김치를 가지러 가기만 하면 되는데....
올해는 모두 18 집에 나눠 주려고.....1,200포기 정도 했다고 한다....
일주일에 걸쳐....
누나의 사돈집과..누님 친구들과 김치 가지러 온 몇몇 친인척들이 오손도손 모여 김장을 했다.
그나마 일주일에서 4차례로 나누어 김장을 하는 것이라고....
그때마다 동네 장정(???) 논네들이 모여...
매형 생전에 만들어 놓은 철화롯에 장작을 때며 편육과 막걸리를 마시고...
그것도 모자라..나중에는..솟단지 뚜껑 위에 고기를 구으며...그렇게 하루종일 놀았다...
김장 담구는 분들의 면면은...정식 요리사 자격증을 갖춘 주방장 출신도 있고.....
보통은 4~50년 김장 담구기의 경력자들이라...그 숙련도가...전문 김치 공장보다 뛰어나서...
한쪽은 무생채 쓸고...김치 속을 버무리면서..또 다른 한쪽은...김치 안에 속 채우기 여념이 없었다....
울 마눌님은 결혼 20년차인데....명함도 못 내밀고...그저..시다바리(????) 하면서도...구박 받기 일쑤!!
그렇게..날이 저물도록....일주일의 김장 담구기 일정을 끝냈다...
드디어 각자 김치를 나누어 가져가야 하는데.....미리 예약(???)한 대로 분배를 하여 차에 옮겨 싣었다.
"누나...어째...올해는..김장 김치 양이 좀 적다..." 투덜투덜(???).....
원래 주는대로(??) 받아가던 나로서는 어째 올해의 김장 김치의 양이 작년보다는 적은 것 같았다.
"워낙 다른 집들도 많아서 그런 것 같네???"
그렇게 말하는 누나는...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매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작년에는...큰매형이...
"막내네 많이 줘!!!"
"에고..이 정도도...많아요...." 하고 누나가 말하면....
"OO네 것 좀 빼서 더 넣어 줘!!!"
하고..큰매형이 다른 집에 가야 할 것을 풀어 헤쳐서...우리 집 것에다 막 넣어 주었었다
"이젠..네 매형이 없으니...아무래도..작년보다는 좀 적네..."
누나의 목소리에...힘이 없다...
괜한 앙탈(??)을 해서 맘이 울적해졌다.
암튼...올해 김장도...역시 누나네에서 얻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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