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고향입니다
어린시절(초등학교 다니던 때)
저희집은 중곡동 이었고.
고모할머님댁이 삼성동에 있었습니다
겨울방학을 하면 꽁꽁 얼어붙은 한강위를
쩡쩡 얼음이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그 소리에 가슴 조여가며 걸어서 건너서
할머님댁에 가서 방학을 보내다 오곤 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탄천(강남면허시험장 옆)에서 썰매를 타고 놀다가
아저씨가 얼음밑에 쳐 두었던 그물을 끌어올려 잡은
팔뚝보다 더 굵은 가물치로 끓인 매운탕을 먹기도 하고
그렇게 고기를 잡는 재미로 매일 아저씨를 조르며
그렇게 겨울 방학을 보내곤 했습니다
방학이 끝날 때 쯤이면
그 얼음이 녹아서 걸어올 수도, 배를 띄우기도 어려워
어른들이 이제 개학해도 학교 못 간다며 놀리는데
나중에 배를 띄워 얼음을 밀어가며 화양동으로 건너다 줄 때까지
울면서 가슴 조리기도 했습니다
그후
영동대교가 놓여지고
얼음위로 건너다니던 일도 잊고, 배를타고 건너다니던 일도 잊고 난 이후
어느날 문득 돌아보니
더이상 한강이 얼지 않더군요
모래톱을 따라 느리게 흐르던 강물이
바닥을 파내고, 시멘트로 강변을 처 바르고,
잠실과 김포에 수중보를 만들고 난 이후에는
더이상 얼지 않더군요
오늘처럼
한강물이 어는 것이 뉴스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몇년후면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그 모래톱을 따라서 느리게 흘러가는 강물을
더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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