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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강, 얼음

목수2009.12.29 22:05조회 수 1192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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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고향입니다

어린시절(초등학교 다니던 때)

저희집은 중곡동 이었고.

고모할머님댁이 삼성동에 있었습니다

겨울방학을 하면 꽁꽁 얼어붙은 한강위를

쩡쩡 얼음이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그 소리에 가슴 조여가며 걸어서 건너서

할머님댁에 가서 방학을 보내다 오곤 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탄천(강남면허시험장 옆)에서 썰매를 타고 놀다가

아저씨가 얼음밑에 쳐 두었던 그물을 끌어올려 잡은

팔뚝보다 더 굵은 가물치로 끓인 매운탕을 먹기도 하고

그렇게 고기를 잡는 재미로 매일 아저씨를 조르며

그렇게 겨울 방학을 보내곤 했습니다

방학이 끝날 때 쯤이면

그 얼음이 녹아서 걸어올 수도, 배를 띄우기도 어려워

어른들이 이제 개학해도 학교 못 간다며 놀리는데

나중에 배를 띄워 얼음을 밀어가며 화양동으로 건너다 줄 때까지

울면서 가슴 조리기도 했습니다

그후

영동대교가 놓여지고

얼음위로 건너다니던 일도 잊고,  배를타고 건너다니던 일도 잊고 난 이후

어느날 문득 돌아보니

더이상 한강이 얼지 않더군요

모래톱을 따라 느리게 흐르던 강물이

바닥을 파내고, 시멘트로 강변을 처 바르고,

잠실과 김포에 수중보를 만들고 난 이후에는

더이상 얼지 않더군요

오늘처럼

한강물이 어는 것이 뉴스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몇년후면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그 모래톱을 따라서 느리게 흘러가는 강물을

더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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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저역시 국민학교때 서울에 올라와 지금의 한강대교 근처에서 썰매타고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젠 아마도 먼 추억거리로만 남아 있을 테지요...

    내일 영동대교 남단을 지나 삼성동에서 뵐께요...^^

  • 저 역시 어릴 적 집이 옥수동이라서...여름에는 비록 물난리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겨울에는 한강이 근처인지라 자주 놀러 나갔지요....

    썰매를 타야 했는데....다른 친구들이 즐기는 썰매를 보고 부러운 눈길로 쳐다만 보고...

    어느 날...형님이....널판지에 굵은 철사를 달아서 썰매를 만들어 주셨다는....

    근데..사실 그것이 얼음 위에서 잘 나가지 않는지라.....아예...식칼을 대신 달아서.....썰매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중에는 같은 방법으로 외발 썰매까지....(외발 썰매란....서서 밀면서 탈 수 있도록 지팡이가 기다란 썰매..)

     

    그 시절...이젠..다신 돌아 올 수 없겠지요???

  • 자연을 자연그대로 두는것이 좋지요,

    인간이 지 편하자고 ,섭리를 거스릴 때에는

    자연도 자기방어를 한답니다.그것을 인간은 재앙이라 하지요.

    ,

    개발이, 치수가 곡 나쁜것은 아닌데....

    어째,,,여엉...거시기 허요..

  • 70년대 초반 초등학교 때 마포 공덕동이 제 외가집였는데

    겨올방학에 올라와 옥상위에서 내려다 보면 한강이 보였고 수력발전손가 화력발전손가가 보였었죠.

    그 외엔 한강에 대한 어린 추억이 없지만,

    자연은 인간의 생각과 관념 본위대로 만들고 축조하는 것은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란걸

    피부적으로 느낀지 오래되었습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일 때가 가장 자연스럽고 그 가치가 절대적으로 있는 것이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옵고 무엇보다 건강하시옵길 빕니다....^^*

  • http://wildbike.co.kr/?mid=Freeboard&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EC%8D%B0%EB%A7%A4&document_srl=2732326

     

    요맘 때만해도 귀여웠는데... 제가 만드는 썰매는 조립식 앵글로. ㅋㅋㅋ

     

    저 쬐매난 넘이 벌써 초등 1학년...

     

    큰넘은 이젠 징그럽다는...

  • 중학에 진학하고 나서야 읍내를 구경한 깡촌놈,

    한강이 목메게 보고 싶었던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따라 먼저 한강을 구경한

    셋째 동생이 서울에 다녀와서 그러더군요.

    "큰성, 나 항광(한강) 봤다!"  우리 형제들은 모두 셋째를 에워싸고

    한강의 전설에 귀를 기울였더랬습니다.

    "와, 한강이 얼마나 크디?"

    "엄청나게 커. 그리고 되게 짚은(깊은) 거 같어"

     

    그 셋째가 이제 국문학 교수가 됐고 그 전설을 듣던 저는

    초로의 나이가 되어서도 지금도 한강의 전설을 기억하며

    이따금 의정부 집을 나서 한강을 보러 갑니다.

    한강의 외양이야 많이 퇴색되었지만 마음의 눈으로 한강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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