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굴러다니는 재롱둥이 변견 사진입니다.
강아지 얼굴에 장난끼가 줄줄 넘쳐 흐르죠?
이 사진을 보니, 2002년 아침가리골 가기전 방동약수 입구의 민가에서 키우던 똥개한마리가 생각납니다.
예전에도 한번 사진 올렸던 적이 있는데요.
강아지가 한마리보여서 잠깐 차를 세웠더니 쪼르르르~~~ 달려오더군요.
차에서 내리니 바로 벌러덩.. ㅋㅋ
백인과 흑인 황인이 누가 잘났다 할것 없듯이, 똥개면 어떻습니다.
오히려 재롱은 똥개가 더 잘피는것 같고, 막 키우다 보니 활발하죠.
솔직히, 저 강아지가 보고싶어 얼마 안있어 다시 찾았지만 개집만 덩그러니 있고 강아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량이 많은 곳은 아니었지만, 위험한 도로의 코너구간인데다가 개 목줄이 없이 풀어서 방목하다보니....교통사고가 심히 걱정되었습니다.
실제로 강아지가 놀던 자리는 수많은 스키드마크 자국이 있던 곳이죠.
그 이후 여러번 지날때마다 보아도 역시 강아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인의 먹이활동에 재물이 되었을지, 교통사고의 희생양이 되었을지 아니면 좋은데로 입양되었을지 한동안 심난했는데 사마귀랑 놀고 자빠져있는 똥강아지 사진을 보니 다시 옛날 생각에 젖었습니다.
얼마전 유기견을 데려다가 온갖 학대후에 음식물 쓰레기통에 산채로 버리는 사이코패스스러운 얘기가 방송에 나온적이 있습니다.
우리 제발 동물학대를 하지 맙시다.
저는 시낭송을 자주 듣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들려드리기는 쉽지 않겠고.....박정숙 시낭송중 구포장에서라는 시 한편 올려드립니다.
아침에 포스팅하기에는 좀 암울한 시이기는 합니다.
구포장에서
구포장이 서던 날
나는 무수히 짖어대는 개소리를 들었다.
방천 둑을 따라
온갖 개들이 나와서
컹컹 하늘을 물어뜯기도 하고
아예 짖는 것을 포기해버린 놈들도 있었다.
더러는 철망 안에서
수십 마리씩 비좁게 앉아
몸부림을 치는 놈들이 있는가 하면
쇠줄에 묶여
어디론가 팔려갈 하늘을 향해
앞발을 떡 버티고
이를 드륵드륵 가는 놈들도 있었다.
지나치는 사람들의 갈비뼈에
송곳니를 박거나,
아니면 언젠가 떠나야 할
우리의 영혼까지 흔들어놓는
무섭고 당찬 개소리를 들으며
바삐바삐 둑길을 돌아서 가면,
마치 삶의 종점에 온 듯한 현장이
무섭게 눈앞을 가로막는다.
개들은 수십 마리씩 옷을 벗고
불 속을 뛰어들었거나
가마솥에 뛰어든 용감한 모습으로
판자 위에 올려져
끝까지 이그러진 하늘을 물고 있었다.
나는 갑자기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그들의 목에서
딱딱하게 굳은 울부짖음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마지막 본 하늘과
마지막으로 헤어진 주인의 얼굴이
눈동자에 굽혀 있음을 보았다.
생선뼈처럼 딱딱하게 굳었거나
잿불에 굽힌 그들의 눈동자를
손가락 끝으로 쿡쿡 찌르면서
얼굴표정 하나 흩트리지 않는 사람들
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자꾸만 추워지는 무서움을 느꼈다.
인간이 가장 사랑하고
또 사랑해야할
마음의 어느 일부가 무너지며
뼈 소리로 가득 찬
정오의 시장을 돌아 나오면
손아귀엔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반쯤 잘려나간
구포 위에 뜬 하늘에서는
죽은 개의 비명 소리만이
붉고 딱딱하게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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