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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지랑이님의 사랑, 목단

구름선비2010.05.17 16:57조회 수 1185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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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오전과 오후 일부는 비몽사몽으로 보냅니다.

거의 평생동안 교대근무를 하고 있어 몸에 밸만도 하련만
졸립고 충혈된 눈으로 비틀비틀 퇴근을 하는 발걸음은 항상 무겁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아름다운 것들을 그냥 밀어두기에는 무언가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카메라를 꺼내들고 가까운 곳이라도 나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낮에 일하고 밤엔 쉬며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쉬는 직업이라면 남들처럼 살겠지만
그게 아니다보니 행동반경은 좁고

자투리 시간만 많은 그런 생활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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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오늘은 산아지랑이님이 좋아한다는 목단을 찍을려고 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눈으로 다 볼 수 있는 영역을 고수하는 것입니다.

 목단은 꽃의 크기가 커서 접사로는 자유로울 수도 있지만
대개 붉은색 꽃을 찍을 때는 노출이 문제가 되곤 합니다.

지금은 다 잊어버린 필카, 마크로 렌즈의 느낌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싸구려 DSLR은 나름의 방법을 따르게 합니다.

표준노출을 고수하면서 찍으면 좋겠지만
그걸 용납지 않으니 브라켓딩은 필수이고
당연히 찍는 사진의 컷은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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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꽃이나 그렇지만 들여다보면 평상시 보지 못하는 매력이 숨어 있습니다.

이 꽃의 매력이라면 캉캉을 추는 무희의 치맛자락 같은 얇은 꽃잎 속에
블랙홀 보다도 강력할 지 모르는 요염한 팜므파탈의 웃음이 숨겨져 있기도합니다.

나는 한 마리 벌이 되어 이 꽃의 은밀한 곳까지
내 더듬이를 밀어 넣습니다.

밝으면 꽃의 이미지가 다 나오지 않습니다.
역시 팜므파탈의 깔깔거리는 웃음은 어두워야 제 격인가 봅니다.

부족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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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의 꽃 색깔은 분홍에 가깝지만 그대로 찍으면 꽃의 세세한 부분이 뭉개져서 원하는 디테일이 나오지 않습니다.
꽃잎의 방사선을 따라 안쪽으로 안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수술의 강렬한 색상과 암술의 미묘한 배치가 절묘합니다.

벌과 나비를 유인하기위해 향기와 꿀, 농염한 암술의 구조를 가지고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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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원래 색깔은 이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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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어두움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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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토끼풀에 한눈을 한 번 팔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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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색상이 눈은 편하게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역시 부족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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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꽃들은 다졌는데 이 모과꽃은 아직도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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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눈을 팔 수도 없이 나는 다시 팜므파탈의 유혹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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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은 처음 필 때 아름답지만
이제 노년을 향해 가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올해는 그 소임을 다했지만 내년이 있어서 꽃은 좋겠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수술의 꽃가루가 사방에 흩어져 있고
이제 암술은 입을 다물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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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카 ㅡㅡㅡㅡ

    멋진 색상이군요...

  • SNV32746[1].jpg 허허 감솨 합니다.

    목단을 가까이서 접사로 보니 또다른 매력이 있군요.

    이번 통영에 갔을때 사진입니다.

    집주인에 작은 화단인데,세월에 흔적이 묻어나더군요.

    저런 소박한 화단을 볼수있었다는것이 참 행복 했습니다.

    디시한번 기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허허 감솨 합니다.

    목단을 가까이서 접사로 보니 또다른 매력이 있군요.

    이번 통영에 갔을때 사진입니다.

    집주인에(ㅡㅡ의)**ㅡ.ㅡㅡ**

    작은 화단인데,세월에(의) 흔적이 묻어나더군요.

    저런 소박한 화단을 볼수있었다는것이 참 행복 했습니다.

    디시한번 기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ㅋㅋㅋ...행님 맞춤법요......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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