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무리하게 감행했던 아침 출사를 또 했다.
안개가 끼었지만 그 농도는 약하다.
다만 날씨가 흐려서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을 것은 뻔한데
그래도 구도 연습은 되리라는 마음으로
짐을 챙겨 나갔다.
오래간만에 아들이 집에 왔다.
집에 오면 하루 종일 자거나
게임을 하는 것이 전부인데
녀석의 방으로 카메라 장비를 챙기러 가 보니
어디로 나갔는지 없다.
새벽에 나가는 나나
밤에 어디론가 사라진 아들이나~~
동네는 아까시 향기가 가득하다.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벌써 향기가 나기 시작하더니
사진을 찍을 장소에 가니 숨쉬기가 행복하다.
그 동네 맨 꼭대기에 사는 통장님은 연세가 나와 띠동갑은 되는 듯한데
갈 때마다 작은 텃밭에 물을 주고 청소를 하며
그의 부인은 푸성귀를 따는 등 분주하다.
옛날 이 동네에서 일어난
우리나라 최초의 직업병 투쟁에 앞장섰다는데
모르면 몰라도 두 양반에게 장수는 따 놓은 당상일 듯싶다.
처음에 왔을 때 철탑이 전경을 차지하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사진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대한 결점이 되고 있다.
어찌되었든 날씨 좋은날 다시 한 번 와 보고
다음에는 천마산에라도 올라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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