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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론.

바보이반2010.05.22 12:23조회 수 137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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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노무현대통령 서거 1주기입니다.

군자다운 그 분의 풍모가 그립습니다.

쥐새끼 같은 소인들이 제 세상을 만난 양 깝쭉거리는 난세에, 풍운아 허균의 글 한 편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소인론(小人論)-허균(許筠)

方今國家

(방금국가) : 요즈음 나라에는

无小人焉

(무소인언) : 소인(小人)도 없으니

亦无君子焉

(역무군자언) : 또한 군자(君子)도 없다.

无小人

(무소인) : 소인이 없다면

則國之幸也

(칙국지행야) : 나라의 다행이지만

若无君子

(약무군자) : 만약 군자가 없다면

則何能國乎

(칙하능국호) : 어떻게 나라일 수 있겠는가?

否否不然

(부부불연) : 절대로 그렇지는 않다.

无君子

(무군자) : 군자가 없기 때문에

故亦无小人焉

(고역무소인언) : 역시 소인도 없는 것이다.

向使國有君子

(향사국유군자) : 만약 나라에 군자가 있다면

則小人不敢掩其跡也

(칙소인불감엄기적야) : 소인들이 그들의 형적(形迹)을 감히 숨기지 못한다.

夫君子小人

(부군자소인) : 대저 군자와 소인은

如陰陽晝夜

(여음양주야) : 음(陰)과 양(陽), 낮과 밤 같아서

有陰則必有陽

(유음칙필유양) : 음(陰)이 있으면 반드시 양(陽)이 있고

有晝則必有夜

(유주칙필유야) : 낮이 있으면 반드시 밤이 있으니,

有君子則必有小人

(유군자칙필유소인) : 군자가 있다면 반드시 소인도 있다.

在唐虞亦然

(재당우역연) : 요ㆍ순 때에도 역시 그랬는데 .

矧後世乎

(신후세호) : 하물며 뒷세상에서랴

蓋君子則正

(개군자칙정) : 대개 군자라면 바르고

小人則邪

(소인칙사) : 소인이라면 간사하며,

君子則是

(군자칙시) : 군자라면 옳고

小人則非

(소인칙비) : 소인이라면 그르며,

君子則公

(군자칙공) : 군자라면 공변되고

小人則私

(소인칙사) : 소인이라면 사심(私心)을 지녔으니

在上者以邪正是非公私

(재상자이사정시비공사지변이찰지) :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사정(邪正)ㆍ시비(是非)ㆍ공사(公私)의 판단으로써 살핀다면

則彼小人者烏敢遁其情哉

(칙피소인자오감둔기정재) : 저들 소인들이 어떻게 감히 그들의 실정(實情)을 숨길 것인가?

方今之所謂君子小人

(방금지소위군자소인) : 요즈음의 이른바 군자ㆍ소인이란

无大相遠者

(무대상원자) : 서로간에 큰 동떨어짐이 없다.

而同則皆爲君子

(이동칙개위군자) : 자기들과 뜻을 같이하면 모두 군자로 여기고,

異則皆爲小人

(이칙개위소인) : 달리하면 모두 소인으로 여긴다.

彼異則斥以爲邪

(피이칙척이위사) : 저편이 이쪽과 다르다면 배척하여 사(邪)하다 여기고,

此同則推以爲正

(차동칙추이위정) : 이편과 같이 뜻하는 사람이라면 치켜 세워 정(正)이라 여긴다.

是者是其所是

(시자시기소시) : 시(是)란 그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이 시이고,

非者非其所非

(비자비기소비) : 비(非)란 그들이 그르다고 여기는 것이 비이니,

此皆由公不能勝私而然也

(차개유공불능승사이연야) : 이건 모두 공(公)이 사(私)를 이길 수 없는 이유로 그런 것이다.

誠使大人君子學行才識

(성사대인군자학행재식) : 진실로 대인군자(大人君子)로서 학행(學行)과 재식(才識)이

爲一時表率者

(위일시표솔자) : 한 시대의 대표되는 사람으로 하여금

出而在上位

(출이재상위) : 나와서 높은 지위에 있도록 하여,

以風勵具僚

(이풍려구료) : 모든 관료들을 권장해 주고,

使薦紳大夫

(사천신대부) : 신분 높은 대부(大夫)들로 하여금

皆知其守正奉公

(개지기수정봉공) : 모두 바름을 지키고 공(公)에 봉사하며

明是非之分

(명시비지분) : 시비(是非)의 분별을 밝힐 줄 알게 해 준다면,

一時淫朋

(일시음붕) : 한 시대의 음흉한 붕당 떼거리들이

將革面之不暇

(장혁면지불가) : 장차 면모를 개혁하는데 시일이 걸리지 않으리라.

安敢四分五裂

(안감사분오렬) : 어떻게 감히 사분오열(四分五裂)하여

恣其跳梁如近日乎

(자기도량여근일호) : 함부로 날뛰는 짓을 요즘같이 하겠는가?

然則淫朋之害

(연칙음붕지해) : 그렇다면 음흉한 붕당 떼거리들의 해로움은

有甚於小人之專朝也較矣

(유심어소인지전조야교의) : 소인들이 국권을 전횡함보다 심한 것이 분명하다.

國之惡小人者

(국지악소인자) : 나라에서 소인들을 미워하는 것은

惡其病國而害民也

(악기병국이해민야) : 그들이 나라를 병들게 하고 백성들을 해롭게 하는 것을 미워해서이다.

今則害于國而病乎民者

(금칙해우국이병호민자) : 오늘날 나라에 해를 끼치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것은

不待權奸之秉政

(불대권간지병정) : 권간(權奸)이 국정을 쥐지 않고도

而若此之極

(이약차지극) : 이처럼 극도에 이르렀음은,

是皆私意大行

(시개사의대행) : 모두 사의(私意)가 크게 행해져서

權不出於一

(권불출어일) : 권한이 한 곳에서 나오지 않고,

而紀綱已壞

(이기강이괴) : 기강(紀綱)이 이미 무너져

不可復振之故也

(불가부진지고야) : 다시는 진작시킬 수 없는 때문이다.

蓋所謂權奸者亦有之矣

(개소위권간자역유지의) : 이른바 권간(權奸)이라는 자들도 있었다.

安老嘗弄之

(안로상롱지) : 김안로가 일찍이 농간을 피웠고

元衡嘗擅之

(원형상천지) : 윤원향도 일찍이 전권을 휘둘렀다

近日永慶亦欲專之

(근일영경역욕전지) : 요즘에는 최영경 역시 전횡하고자 하여

其自利而斥異己

(기자리이척이기) : 자기 자신만을 이익되게 하고 자기와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則同一揆也

(칙동일규야) : 배척했음은 동일한 방법이었다.

至於國之經紀則自若焉

(지어국지경기칙자약언) : 그러나 나라의 기강에 있어서는 여전했었으니

是无他

(시무타) : 이건 다름이 아니라

權出於一

(권출어일) : 권한이 한 곳에서 나왔던 까닭으로,

故專擅之者絀

(고전천지자출) : 전천(專擅)하던 사람이 물러가면

則旋復其舊也

(칙선부기구야) : 곧바로 예전대로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今則不然

(금칙불연) : 지금은 그렇지 않아

權之出者多門

(권지출자다문) : 권한이 나오는 곳이 여러 군데이고,

而自利而斥異己者

(이자리이척이기자) : 자신만을 이롭게 하며 자기와 달리하는 사람을 배척하는 것은

人人皆是

(인인개시) : 사람마다 모두 그렇다.

欲絀之則不可勝絀

(욕출지칙불가승출) : 그런 것을 물리치려고 한다면 이루 다 쫓아낼 수가 없고,

而國綱終无以收拾矣

(이국강종무이수습의) : 나라의 기강도 끝내 수습할 수가 없게 된다.

嗚呼

(오호) : 오호라,

安得小人者俾

(안득소인자비전국방) : 어떻게 하여야 소인들이 국권을 전횡하게 했다가,

及其來張而擊去之耶

(급기래장이격거지야) : 그들이 세력을 펼치지 못할 때 공격하여 제거할 수 있을까?

亦安得大人君子者出而風之

(역안득대인군자자출이풍지) : 또 어떻게 하여야 대인 군자(大人君子)가 나와서, 풍동(風動)하여

以散其淫朋耶

(이산기음붕야) : 그처럼 음흉한 부당들을 해산시킬 수가 있을까?

故曰方今國家无小人

(고왈방금국가무소인) : 때문에,"지금의 국가에는 소인도 없으니

亦无君子也

(역무군자야) : 또한 군자도 없다."하였다.

抑有說焉

(억유설언) : 또 하나를 말해보면,

古之所謂小人者

(고지소위소인자) : 옛날의 이른바 소인이라던 자들은

其學足以濟其辨

(기학족이제기변) : 그들의 학문은 그들의 변설(辯說)을 돕기에 충분했으며,

其行足以欺夫俗

(기행족이기부속) : 그들의 행실은 세속을 속이기에 충분했었고,

其才足以應乎變

(기재족이응호변) : 그들의 재주도 사태의 변화에 적응하기에 충분하였다.

故其在位也

(고기재위야) : 그러므로 그가 지위에 있는 동안에는

人不測其中

(인불측기중) : 사람들이 그의 내심을 헤아리지 못했고,

而足以行其所欲爲

(이족이행기소욕위) : 충분하게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행하였다.

其與君子異者

(기여군자이자) : 그들이 군자와 다른 것은

特公私一毫髮之差

(특공사일호발지차) : 오직 공(公)과 사(私)라는 아주 작은 차이지만

其禍猶慘

(기화유참) : 그들이 끼치는 화란은 오히려 참혹했으니,

況无才行學識

(황무재행학식) : 하물며 재행(才行)과 학식(學識)도 없으면서

而唯好官是饕

(이유호관시도) : 오직 좋은 벼슬만 탐내며

逐逐於津要

(축축어진요) : 요직에만 기를 써서,

爲狗苟態者

(위구구태자) : 구차스러운 태도를 하는 사람들이

盈朝滿庭

(영조만정) : 조정(朝廷)에 가득 찼다면,

則其禍終如何耶

(칙기화종여하야) : 그 화는 마침내 어떠한 정도이랴.

故曰淫朋之害

(고왈음붕지해) : 그러므로, "음흉한 붕당의 해는

有甚於小人之專朝也較矣

(유심어소인지전조야교의) : 소인이 조정을 전횡하는 것보다 심하다는 것이 분명하다."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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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날 2 (by 구름선비) 왈바 까페 세발자전거에서~~~ (by 난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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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참으로 맞는 말씀.........

    스크롤의 압박(?)을 무릅쓰고라도 꼭 읽어 봐야될 .....

    그런데 전...자꾸 눈물만 나네요...ㅠㅠ

  • 키큐라님께
    바보이반글쓴이
    2010.5.24 13:26 댓글추천 0비추천 0

    큐라님, 눈물은 참으세요. 주먹을 꼭 쥐고, 당당하게 소인배들에게 맞서야죠. ^^

    허균의 소인론이 길고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서, 제가 간략하게 요약해 볼게요.

    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공변됨'과 사심인데, 지금은 군자가 없어서 소인들이 붕당을 지어 사심만을 추구하고 있다.

    소인 하나가 권력을 쥐어도 나라에 해를 미치긴 하지만, 권력이 집중되어 나라의 기강은 무너지지 않아 다시 원상복구할 수 있어 그 폐가 그렇게 크진 않다.(군부독재를 생각해 보면 이해할 듯)

    그러나 요즘은 소인배들이 무리를 지어 붕당을 만들고, 자기와 비슷하면 군자, 적이면 소인이라 부르고, 권력이 분산되어 나라의 기강이 무너져 버렸다. (재벌과 정치모리배들이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현실)

    권력이 분산되어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면 그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니, 이것이야말로 난세가 아닐 수 없다.(내각제 주장하는 소인배들을 경계해야 하겠죠?)

    사심이 아니라, 공변됨을 갖춘 군자가 높은 자리에 올라 권력을 집중시키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하겠다.

     

    대충 이 정도로 요약되겠네요.  그런데, 그 군자를 우리가 지키지 못하고 저승으로 보냈지요. 아마도, 이 난세는 우리의 업보인 듯합니다. 눈물이 나는 이유겠지요.

  • 쥐새끼 같은 소인들이 제 세상을 만난 양 깝쭉거리는 난세에~~~란글귀......

     

    당신을 뒤돌아 보십시요....

     

     

    본인생각이 법이고 제일 잘났나고 착각하시는 바보같지않는 똑똑한 바보이반님~참 거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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