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날씨가 맑다.
가시거리가 35Km에 달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아침 일찍 출사를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꿈속을 헤매다가 깨어난 시각이 04:30,
밖을 내다보니 저 멀리 돌팍고개에 차량의 불빛과
붉게 먼동이 터오고 있었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잠을 떨치기 위해 창문을 열고 달린다.
아까시꽃의 향기가 콧속에 가득하고 초여름날에 어울리지도 않는 한기가 정신을 맑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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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신호등이 가는 길을 막는다.
별안간 이런 생각이 났다.
녹색 신호일 때는 적색 신호로 바뀔 것에 대비하여 천천히 가고,
적색 신호일 때는 녹색 신호로 바뀔 것에 대비하여 빨리 달려야 한다고….
남들보다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할 때가 있다.
하급 직원인 나에게 있어
상관이라든가 조직, 정치 등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세상 것들에 대한 시각이
완곡해 졌다.
불만과 만족하고자 하는 마음가운데
이리저리 정체성을 잃고 헤매는 것이 요즘의 나의 생활인 것이다.
남들이 달려야 할 때 천천히 가든지
남들이 서야 할 때 빨리 달릴 수 있는 다른 시각을 갖는 것
그것이 필요한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거철이라 그런지 게시판이 시끄러운데
나에게 있어서 극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은 좋은 것이 아니다.
극우 또는 극좌를 막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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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촬영장소엔 사람들이 삼삼오오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리고
웅성웅성 떠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해를 찍으러 왔는데
동녘은 불그스름하지만 산과 산 사이, 강에 구름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다.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으니 그저 잡담이나 나누는 것이다.
나처럼 잡식성의 아마추어는 불만스럽기는 하나
그래도 사진을 찍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한데
다 그런게 아닌가보다.
찍을 것이 적으니 조금이라도 구름이 있는 멀리 남종면 분원리 방향을 바라다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돌아가고 몇 사람만 남아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아쉬운 마음에 내가 좋아하는 작은 섬이 있는 두물머리로 자주 눈길이 간다.
돌아오는 길,
보리밭이 있다. 관상용이지만 심어준 손길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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