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잘 마시지 못합니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엔 반드시 화장실에 급히 가야하고,
최소한 두 세 번은들락거려야 잠잠해지는
지극히 '술과는 못사귄 인생'입니다.
그래도 간단하게 식사를 하면서 얘기하는 정도의
회식은 싫어하지 않는 편이라
가끔은 회식자리에 끼기도 합니다.
어제도 그런 날인데요.
동네에 사는 또래의 친구들과 3개월에 한 번씩
만나서 간단하게 반주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술을 마신 날은 가족들(가족들이라야 세 식구)이
다 모이는데 술을 마셔야 말을 하기 때문이랍니다.
어제 저녁엔 딸내미가 조금 늦게 들어와서
마누라만 덩그라니 집을 지키고 있었고
평소같지는 못했습니다.
반주를 하면서 매운 고추를 하나 먹었는데
얼마나 매운지 물을 연속해서 댓 잔을 들이키고 나니
배가 너무 불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 밤중에 일찍 깨게 되었고
이리저리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새벽이 되었는데
동녘을 바라보니 불그스레한게
카메라를 꺼내게하지 뭡니까
어쩌는 수 없이 마누라가 말하는
'찍은 거 또 찍고, 본 거 또 보는' 짓을 반복하고 말았습니다.
해가 뜨는 것이 매일 달라서
그런대로 놀이거리는 되기에 또 찍은거지요.
꼭 거석문화 사진 같습니다.
멀리 보이는 평내동의 아파트가 큰 바위를 세워 둔 실루엣 같이 보이네요.
눈보다 좋은 렌즈는 없다고 하지만 조작을 통해서 이런 색상이 나올 수 있다는데 만족합니다.
구름이 약간 끼어서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혼자 생각으로 ㅎㅎ
이런 날 조안의 소화묘원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늘을 넣고, 산도 좀 넣고 찍자니 그림은 거기서 거기 다 비슷한데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있는 그대로를 즐길 수 밖에요.
하늘을 한 번 찍어 봤습니다.
구름이 제법 많은 듯 합니다. 눈으로 보면 이정도는 아닌데~~
불타는 듯한 하늘을 본 것이 언제인지 모릅니다.
그 때는 카메라가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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