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자전거 경력이 십여 년 남짓이지만 로드 라이딩과 산악 라이딩 중 어느 한 장르에 치중하는 법이 없이 단지 자전거를 타는 행위가 마냥 좋았다. 그런데 산을 주로 다니다 보면 로드 라이딩이 그리워지고 도로만 줄창 타다 보면 산이 또 그리워지는 일은 일정한 주기로 반복해서 겪는 일이었다. 십여 년밖에 안 된 경력이지만 그래도 깨달은 게 있다. 산악 라이딩은 대체로 근력을 강하게 해 주고 로드 라이딩은 지구력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물론 이 두 장르에서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적잖게 달라지긴 하겠지만 적어도 나의 라이딩 스타일의 경우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다른 점은 또 있다. 요즘 주로 로드 쪽으로 치중해서 열심히 탔는데 산으로 쏘다닐 때 그렇게도 들어가지 않던 뱃살이 홀쭉하게 들어간 것이다. 74kg까지 불었던 체중은 이제 감량 목표치를 살짝 상회하는 64kg까지 빠졌다. 아마도 로드 라이딩, 특히 장거리 라이딩의 경우, 중단없는 지속적인 운동이 체지방을 연소하는 데 훨씬 효과적인 것 같다.
▲핸들바 속으로 저녁해가 지고 있다.
나만 그런 느낌인지 몰라도 도로를 열심히 타다 산을 오르면 산만 탈 때보다 훨씬 편하고 산을 열심히 타다가 도로를 타면 도로만 탈 때보다 훨씬 몸이 가벼운 걸 느낀다. 아마도 이 두 장르에 모두 필요한 근력, 지구력, 근지구력이 서로 보완돼서 그런게 아닌가 한는 생각이 든다. 다행인 건, 자전거를 타는 일 자체가 마냥 좋을 뿐이라서 도로가 좋으냐 산이 좋으냐의 선호도 문제에서 대단히 자유롭다는 점이다. 요즘 도로를 열심히 타다가 오늘 모처럼 산에 올랐는데 역시 산에만 다닐 때보다 콧노래를 부르며 가볍게 올라가진다.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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