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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 내 머리속의 사진들

franthro2010.07.02 18:10조회 수 1073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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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바님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장마시작이라더니 정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네요.

저는 죽지 않고 아직 살아있답니다. 

인터넷 신문을 보니 국정원, 기무사, 경찰등에서 무차별로 민간인 사찰을 한다던데 (에구 무셔라)

사실 저라는 사람은 잃을 것도 별로 없는 사람인지라

제가 그런게 무서워서 쥐죽은 듯이 지냈던 것은 아니구요.

오늘 이렇게 문득 왈바에 들어와서 글을 남기는 것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제 첫사랑의 사진들을 찾았는데

마음이 너무 싱숭생숭해지는지라...

그런데 어디에 이 속을 털어놓을데가 없더군요.

그래서 생존보고도 할겸 이렇게 몇자 끄적거리고 있습니다.

마음을 진정시키려구요.

벌써 25년 넘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녀가 흰색 블라우스 상의에 분홍색 바지를 입고 걸어가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저라는 사람은 어찌된게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들이 머리속에 사진처럼 저장이 되네요.

그리고 그게 세월이 지나면서 흐릿하게 퇴색되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또렷이... 그 장면이 선명하게 부각됩니다.

손가락에 낀 반지를 보니 결혼한 것 같고... 확실치는 않지만 애들도 있는듯 싶고...

근데 그 나이에 무슨 박사과정이고 무슨 유학을 계획중이라니...

사람의 인생이란게 예측불허네요.

저는 대학원 지도교수에게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 학위도 필요없다 팽개치고 나왔건만

그녀는 그 늦은 나이에 석사를 하고 이제 박사과정에 있다니... 

역시 사람은 뒷심이 있어야 하나봅니다.

이런저런 비밀스런 속내 얘기를 적고 있으려니

담배를 연신 피워대도 가라앉지 않던 제 마음이 진정되네요.

왈바에(그리고 왈바 게시판이 있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

살아있다는 안부인사만 올리고 다시 잠수합니다.

왈바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격변하는 이 험한 세월속에서도 잘 버티시기 바랍니다.

장마철에 건강 조심하시구요.

다산 정약용 선생은 여유당이라는 호를 지으면서

살얼음판을 걸어가듯이 매사에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세상을 살아가자는 뜻으로 그리 지었다 하거니와

오늘 이 요지경같은 세상을 사는 우리들도 어쩌면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야 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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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업힐을 왜 할까??(^^) (by 조오잔차^-^) 자전거도로를 전세내다. (by 靑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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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에구, 오랜만에 들르시니 이렇게 반가운데 또 잠수라니요?

    안 됩니닷!!!

     

    첫사랑의 잔상들은 세월이 오래 지나도 별로 퇴색되지 않는 것 같아요.

     

  • 첫사랑을 어찌 잊을수가 있을까요...ㅋㅎㅎㅎ

    오랜만에 글보네요.

    그래도 가끔씩 왈바지기의 소식을 들으면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 프랑쓰로님 오랜만입니다.^^ 갑자기 노래 하나가 떠오르는군요.

    누구 하나 첫사랑 없는이가 있겠습니까?^^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웬지 한 곳이 비어있는 이 내 가아슴에~~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들어오셨으니 잠수는 좀 재고해 주심이 ㅎㅎ

    전에 사귀었던 여자(마누라 포함)들 전부를 하루에 만난 적이 있습니다.

    첫 사랑 여자는 과부가 되었고
    잠깐 사귀었던 여자는 가까이 살아서 그렇게 되었는데
    좋은 일은 아니더라구요.

    님처럼 기억이 점점 생생해 지지 않은 것이 좀 다르네요.

  • 오랫만에 프랑스로님 오셨다 가셨군요..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났군요.

    반가운 마음에 댖글 달려고 했는데 또 잠수시라니요..

    첫사랑에서 부터 지금까지 ...지나 온 여자가 많아서 기억을 할 수가 없는

    댖글 달면 아니되겠습니다...ㅎ

     

    여튼,

    건강 하시고 다시 돌아 오시는 날에 좋은 글과 소식 가지고 오시길 바랍니다...^^

  • franthro글쓴이
    2010.7.3 13:46 댓글추천 0비추천 0

    소시적에

    한참 생각많던 시절에 (지금도 생각을 머리터지게 많이 하는 접니다만...)

    사람이 왜 사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고

    다른 유명한 사람들이 마련해놓은 그럴싸한 대답도 별로 마음에 안들고

    그러던 시절에

    제가 찾았던 답은

    살고 싶으니까 산다. (삶의 의지가 있으니까 산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니까 나도 산다.

    고작 생각해낸 해답이란게 저런 것들이었습니다.

    이제 2년만에 왈바 게시판에 들어와 달랑 글하나 남기고 다시 잠수합니다만

    이렇게 오랜 세월 친교를 이어가는 왈바님들이 존경스럽고

    또 제 첫사랑의 사진을 보니 이 험한 세상에서 비교적 잘 살아가고 있는것 같아서 감사하고 그런 마음입니다.

    (누구에게 감사한지는 저도 모르지만요)

    옛날에 제가 올린 글중에

    씨네마 천국이라는 영화의 남자주인공이 아무도 없는 텅빈 영화관에서

    키스 장면만을 따로 모아놓은 필름을 보면서 과거를 회상하며 조용히 눈물흘리는 장면에 대해 썼던거 같은데

    그 남자 주인공은 영화 감독으로 성공이나 했지만 전 아무 것도 이룬 것 없이 세월만 흘러갔네요.

    키스는 커녕 악수의 형식으로 겨우 손만 잡아본 그녀의 집에 주소록 하나만 달랑 들고 무작정 찾아갔을때

    마당의 빨랫줄에 걸려있던 그 분홍색 바지가 아직도 제 머리에 사진처럼 선명하게 남아있는데...

    세월이 벌써 이렇게 많이 흘렀네요.

    (그녀의 아버님에게 무시무시한 호통과 함께 야단만 맞고 냉수 한잔 달래서 얻어마시고 왔었지요)

     

    아무 소식도 없다가 불쑥 나타난 저에게 반가운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저는 일찍 자러 가야겠네요. 

    군대에 있을때도 그녀 생각하면서 버텼는데

    남은 인생이 힘들어도 그 옛날 일을 생각하며, 그녀도 살아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버텨야겠습니다.

    왈바 개편하면서 개인 정보가 뒤죽박죽이 된거 같은데 제 생년월일도 잘못되어 있더군요. 

    안고치고 그냥 내버려두렵니다.   나이를 더 붙였으면 모를까...오히려 줄여놓으셨으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아 이제 정말 가야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십시오.

    ps. eyeinthesky7님 안녕하시죠?

    님의 댓글을 읽고 나니 제가 마치 한 여자만 2-30년 동안 생각하면서 살아온 그런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몇자 더 적습니당.   사람의 이미지는 어차피 이미지이겠지만 그래도 터무니없는 이미지 조작을 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요.  ㅋㅋ 저도 첫사랑 이후 참 많은 이성들을 만났습지요.  때로는 제가 상처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제가 상처를 주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제 가슴에 깊이 들어왔다가 나간(또는 제가 내쫓은?) 여인들은 세명이네요.   그중 한 여인은 지금 작은 문화사업을 하는 것 같은데 살짝살짝 홈피에 가서 동정을 확인하곤 합니다.  씩씩하게 잘 살고 있구나 속으로 생각하고 저도 힘을 얻습니다.  그냥 그게 다입니다.   스카이님도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 franthro님께

    넵~!!!^^   잘 지내고 있구요  세상사가 그리 호락호락치 않고

    갈 수록 힘든 세상이다 보니 이게 제대로된 삶인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잠깐의 사랑이었든,  긴 사랑이었든 지난간 사랑에 대한 추억들은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남기 마련 이죠.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더위 드시지 마시고 건강하신 여름 나시길 바라구요  종종 들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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