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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를 전세내다.

靑竹2010.07.02 20:20조회 수 1491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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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라이딩.

의정부~성수대교~의정부 -  64km.

 

 

 

 ▲무궁화를 닮은 이 화사한 꽃의 이름이 뭘까? 구름선비님께서 아실 겨.

 

 

"비가 이렇게 오니 당신 오늘 날궂이 하시겠네?"

 

비가 내리면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는 못 돼도 삶는 옥수수 익는 냄새를 맡는 정도의 소박한 설렘 속에 자전걸 끌고 나가 늘 빗속으로 향한다. 오늘은 비가 제법 내렸다. 빗속에서 미동도 않고 다만 페달링을 하노라면 자전거가 움직이지 않고 자전거도로의 점선들이 쉴 새 없이 다가와 뒤로 밀려간다. 헬멧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빗방울들의 희끄무레한 실루엣은 나의 이 즐거운 항해에 있어 푯대가 되어 준다. 

 

 

 

 

 

 

 

 

 

돈이 많은 어떤 이들은 연인과의 오붓한 식사 한 끼를 위하여 고급 식당을 몽땅 전세를 내던데 난 그들보다 더 부유한가 보다. 이렇게 장맛비가 내리면 호젓한 길을 유유자적 라이딩하기 위해 엄청난 길이의 자전거도로를 몽땅 전세낼 수 있으니 말이다. 오가다 만난(거의 생활자전거였다.) 스물 남짓의 라이더들은 내가 전세낸 사실을 모르는지 나와 조우했으나 그리 큰 방해가 되지 않아 묵인해 주기로 했다. 성수교에 다다를 무렵부터 빗줄기가 거세져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 바퀴가 몽땅 잠긴 채 죽은 쥐들이 둥둥 떠다니는 자전거도를 잠수 라이딩했던 일을 또 경험할까 돌아가는 길이 저으기 걱정되었다. 

 

 

 

 

 

 

다행히 돌아오는 길에 빗줄기가 제법 잦아들어 그런 일은 없었지만 호사에는 마가 끼는 법, 거센 빗줄기 속에서 낭만을 찾는 일이 혹 불경하여 물난리를 겪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낭만도 절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다.

 

 

 

 

 ▲뒤태도 아름답다.

 

 

 

 

 

 

 

 

 

 

 

 

 

 ▲오늘 고생한 나의 애마 블리자드. 물과 상극이라는 크로몰리를 타고 비만 오면 쏘다닌다. "흥? 녹 나서 부러질 때까지만 타라지."

 

 

 

 

 

 

 

 

 

 

 

 ▲거센 빗줄기 속에 유람선이 뿌옇다.

 

 

 

 

 

 ▲내가 좋아하는 이 둑방길을 한 컷 안 찍고 지나칠 수는 없지?

 

 

 

 

 

 ▲내가 오늘 전세낸 자전거

 

 

 

 

 

 

 ▲환경 재앙이 닥칠지도 모를 험난한 미래를 생각하면 덜컥 낳아놓은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왜 자기 물건들은 끔찍히 아끼면서 '나의 지구'는 아끼지 못하는 걸까? 어느 대기업 임원 한 분이 몇 년째 물을 마시는 컵으로 종이컵 한 개로 버티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빈한한 살림이라 뭐 하나 제대로 팔아 주지도 못하면서 들르면 줄창 축내는 커피이기도 하거니와 가격 대비 무게 최강, 성능 최강인 이  종이컵이라도 절약하자 싶어 "일 년이고 삼 년이고 쓸 테니 버리지 말구랴." 부탁했다.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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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 ㅋㅎ 이런 빗속을 달릴수있는 마음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예전 수리산 임도 라이딩중 소나기가 지나네요.

    비 피할곳도 마땅치 않고 몇분 지나니 오히려 차가운 비가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시원하셨겠습니다.ㅋㅎㅎㅎ

  • 우현님께
    靑竹글쓴이
    2010.7.2 21:11 댓글추천 0비추천 0

    ㅎㅎㅎ 시원하다마다요.

    우중라이딩의 감칠맛 나는 별미를 아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 emoticon꽃의 앞태 뒷태를 감상 잘하고

    자전거의 자태도   참으로 고혹적이다 생각면서 감상 잘하다가..........

    갑자기 배철수 (?) 씨 사진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___^*

     

  • 줌마님께
    靑竹글쓴이
    2010.7.2 21:31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이쿠, 줌마님.^^

    머리를 치렁치렁 길러 뒤로 묶고 다니니

    보는 사람마다 이외수라고 하기에 긴머리 싹둑 잘랐더니

    배철수가 돼 버렸군요.ㅋㅋㅋㅋ

    '이거 이번엔 머리를 박박 밀어 봐야겠다'

     

    "엉? 아서랏! 중광 스님 소리 들을라.'

     

    줌마님, 내외분 모두  건강하시죠?

    늘 행복하세요.

     

     

  • 꽃은 접시꽃일거고요. 우중 라이딩 저도 저번 그리스전때 양평에서 길 헤메면서 제대로 시원하게 맞았습니다. 그 후론 시간 탓만...

  • 그건그래님께
    靑竹글쓴이
    2010.7.3 08:54 댓글추천 0비추천 0

    마누라에게 물어보니 접시꽃이라고 말해 주더군요.

    도종환 시인이 말한 접시꽃이 이렇게 아름다운 꽃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 독사진이 이상합니다

    지칠대로 지친 눈빛이네요

    예전 그 눈빛이 아닙니다

  • stom(스탐)님께
    靑竹글쓴이
    2010.7.3 08:45 댓글추천 0비추천 0

    사실 나이 쉰이 넘어 강한 맞바람 속에 비를 맞고 거기까지

    갔으니 지쳤을 만도 하잖우? ㅋㅋㅋ

     

    이제 청죽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증들은 풀리셨을 테니

    내 앞으로 왈바에 내 사진을 올리는 일은 없을 거요.

  • 靑竹님께

    청죽님........................얼굴 생김새는 예전부터 알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올리시고 그러십니까 ㅎㅎㅎㅎ

    독사진       계속 올리셔도 되옵니다

  • 이름을 불러 주시니 댓글을 아니 달 수가 없네요.

    접시꽃이 맞구요.

    지금까지 사진 중에서 가장 얼굴이 자세히 나왔네요.

    정말 비올 때 다니시는 것을 보니
    특이하십니다.

    저희 직장에는 비만 오면 나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ㅋㅋㅋ

  • 구름선비님께
    靑竹글쓴이
    2010.7.3 08:46 댓글추천 0비추천 0

    비올 때만 다니는 게 아니라 매일 타다 보니

    비올 때도 예외가 아닌 게 맞겠죠.

    여태 자전거를 타면서 날씨에 굴복해서 못 탄 적이 없습니다.

  • 그 도로 제가 전세 내준 것은 맞습니다만....어째..임대료(커피 한잔??) 가 입금이 되질 않습니다....

    제가 임대료를 받으러....캡틴 샵으로 가야할런지...원~~~ (몸도 편치 않은 것을 이끌고???)

  • 댓글에 청죽님 사진이야기가 나오길래...이상하다...싶어...(앞뒤 맥락이 맞질 않는다 싶어서리...)

    청죽님..홈페이지에 잠깐 들르니.....ㅋㅋㅋㅋㅋ

    그 사이..소심한 우리 청죽님...사진을 내리셨더군요.....

     

    예전부터 청죽님을 보아 온 저로서는 간만에....꽃미남으로 복귀한 사진인데...

    무슨 말들이 많으신지...쩝!!!

    여전히.....아직 어려 보여서 좋수다래.....

  • 풀민님께

    사실 말이지만...

     

    예전 사진에 비하면 지금이 무척 좋은데~~

    그마저도 지우셨다니~~~

    길에서 만나더라도 모른척  지날갈텐데~~~

    누가 팔붙잡고 늘어질까봐 겁나섰나보네요 ^--^

  • 저도 회사 냉장고의 냉동실에 근 몇개월 째 쓰는 종이컵이 있습니다.

    물 한모금 마시고 버리는 것을 보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너무 물자들을 쉽게 버리는 것에 개탄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힘이 없고 허물해지면 바꿔서 사용하다보니 평균 종이컵 하 나로 수개월은 쓰게 되더군요.

     

    지두 어제 퇴근길에 쏟아지는 비맞으며 우중라이딩을 대신했는데 생각보다 시원하진 않았지만

    기분 만큼은 상쾌해지더군요.    비오는 날에 타면 나름 묘미와 재미가 있는데

    비오면 왜들 꺼려들 하시는지...자장구도 어차피 소.모.품.인.디...ㅎ

     

  • 아직 검버섯이 업으시고 머리카락수도 많으시니

    저보다 훨 젊어 보임에 약간의 복통이 오네요.ㅋㅎㅎㅎ

    라이딩 열심히 하시니 피부도 탱글탱글 한거 같아

    사진의 모습에 감상 평을 아니하였더니

    벌써 내리셨네요 ㅋㅎㅎㅎ

  • 형태로...감상하지 마라고 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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