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흐르는 것이 어찌 안개뿐이랴

구름선비2010.07.17 09:26조회 수 1160댓글 6

    • 글자 크기


삼 년 가뭄은 참아도
사흘 장마는 못 참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제부터 온 비인데도 몸이 찌푸둥하고 근질거립니다.

전에 자전거를 열심히 탈 때에는
가장 신경쓰이던 것이 날씨였는데
이제 그런 '병'은 없어졌는데도
역시 비가 오는 것은 반갑지 않습니다.

한 가지
이 비가 그치고 나면 폭포를 찍으러 갈 계획만이
내 머리속에서 반짝 거립니다.

하루 정도 있다가 가면 작년의 이 사진만큼의 사진은 찍을 수 있을테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창 밖을 내다보니 안개가 산 허리를 휘감고
그 혓바닥을 날름거립니다.

흐르는 것은 시간 뿐이 아닙니다.

안개도 흐르고 내 수명도 시간과 함께 흐르고
추억마져도 안개처럼 흘러 갈 것입니다.

카메라를 꺼내서 되는대로 눌러 봅니다.

가는 시간,
흐르는 안개를 잠시 멈춰 놓았을 뿐인데
멈춰진 인생의 한 쪽이 슬픕니다.

'흐르는 것이 어찌 ….'라는 글이 생각이 나서
인터넷을 뒤집니다.


빈 차

                         -박상일-

    봄에 피어서
    가을에 지는 꽃
    산구비 하나 돌아
    버스 종점
    화면이 바뀌듯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
    제비처럼 네가 떠나고
    멀리 플라타너스 숲 사이로
    아이들 함성
    소학교 운동장
    이겨라 이겨라
    한나절 반나절
    햇살같은 것
    사람 없는 빈 차가
    도로 나가고
    어찌 흐르는 것이
    꽃잎 뿐이랴
    불러도
    이제 먼 사람아.

 

 

흐르는 것이 어찌 여울뿐이랴

                                -오세영-

    어린 사미의 손목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다 떨어뜨린
    백동전 한 닢.
    아이야,
    그만 두어라.
    흐르는 것 어이 여울 뿐이랴.
    어제 네 놀던 연꽃 대좌엔
    아침에 산까치가 와서 울더니
    저녁엔 솔방울이 앉아 있구나.
    흐르고 흘러서 어찌 산이 산이겠느냐.
    어린 사미의 손목을 잡고
    돌다리 건너 암자 가는 길,
    흰 구름 굽이굽이 흘러가는 길.

 

종교성은 짙지만 아래의 오세영의 시가 마음에 듭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6
  • 정말...자연의 아름다음이란...말로 표현하기 어렵군요.

    우리네 인간들이 조금만 불편하게 살면 될터인데...안타깝습니다.

  • 용용아빠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10.7.18 06:36 댓글추천 0비추천 0

    언젠가는 우리 선배들이 과소비한 자원 때문에
    후손들이 힘들 날이 있을 겁니다.

    아마 그 때가 되면 우리가 마구 버려 놓았던
    쓰레기 더미가 자원이 되겠지요.

  • 위 사진 이억이 납니다.

    -빈 차-라는 시 참 가슴에 와 닿는군요.

    근데 선비님 자전거 멀리 하신다는 말씀이 왜이리 서운하고 허전한지 모르겠습니다.

     

  • 탑돌이님께

    그러게요.ㅠㅠ

  • 탑돌이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10.7.18 06:37 댓글추천 0비추천 0

    작년에 여기서 찍은 사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긴 타는데 그냥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정도로만 탑니다.
    시간도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혼자 타니까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마음은 편한데 전 같은 기대는 좀 잦아든 것 같습니다.

  • 날이 갈수록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좋아진건 아닌 것 같고

    단지 편리해져가지 않나 싶습니다

    자연은 후손에게 빌려온거라는 그 말이 귓가에 늘 맴도는 요즘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897
188080 !!!!!!공지!!!!!!!! 로그인 방식 변경 ( 이메일 + 비번 )25 Bikeholic 2013.12.07 53319
188079 해킹으로 인하여 서버복구 작업을 진행했습니다11 Bikeholic 2014.03.17 51693
188078 관련글 요청에 의해 삭제합니다. 다만.. 7 알루체 2008.06.02 39364
188077 일본 최고의 AV배우 입국 쌩얼이 충격이네요...16 jkl21434 2009.05.06 24720
188076 test1 ........ 1996.01.03 24521
188075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15 불암산 2007.06.18 23067
188074 :::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은 [삭제/이동]하겠습니다 ::: Bikeholic 2003.04.14 21614
188073 이런 볼트 사용하시는 분들,, 조심하세요~~~!!!70 용가리73 2006.06.15 20828
188072 <b>"기적"을 믿으며 드리는....호소문</b>114 뽀스 2008.06.16 20529
188071 산즐러 소장 이동건을 고발합니다25 abcx 2007.12.23 20309
188070 <산즐러> 아카데미소장 <이동건>을 고발합니다64 msg1127 2007.08.16 20309
188069 강간범 잡아 넣고 왔습니다......129 다리 굵은 2006.04.05 19786
188068 엘스워스 모멘트 프레임 먹다... 96 뻘건달 2007.02.20 19644
188067 MTB 평속 50키로?? 보은~상주 고속도로 경기에서 생긴일..(펀글)25 chasayoo 2007.10.13 19635
188066 bikelove님 보시죠.53 karis 2006.10.25 19631
188065 삭제하겠습니다65 coral1 2006.10.04 19571
188064 지난번 후지 타호 두동강 사고의 당사자 입니다.57 tot2244 2006.02.25 19499
188063 "칠십오님" 사망사고 경위 입니다.[펀글]114 독수리 2007.04.02 19300
188062 요즘 니콘 알바중입니다. ㅋ4 bycaad 2007.12.23 18789
188061 어이없는....마음아픈...사건72 12월19일생 2006.02.21 18023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