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생 뭐 별 거 있어? 이렇게 자연을 벗삼으며 보내는 거지.
꽤 오래 전에 읽은 기억이 있는데, 개고기를 매우 좋아했던 어느 명사께서 개고기를 먹지 않게 된 사연을 쓴 글이었다. 내용은 이렇다. 그 분이 친구들과 개를 잡아먹으려고 친구가 키우던 개를 데리고 산에 올랐는데 소나무 가지에 끌고 간 개를 매달고 몽둥이질을 하기 시작했단다. 깨갱거리던 개의 두 눈에 시퍼런 광채가 번득이며 몸부림을 치는 찰라, 목을 맨 줄이 툭 끊어지면서 산꼭대기로 줄행랑을 쳤는데...
▲이게 산악자전거라누만.
일행들이 낙심한 채 한참을 있으니 도망갔던 개가 윗쪽의 커다란 바위 위로 고개를 내밀었는데 주인이 오라고 부르니까 머뭇머뭇거리며 내려오더란다. 죽을 정도로 두들겨 맞고도 주인이 부르니 미련하게 달려오는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며 그는 속으로 "이 놈아, 오지 말고 제발 도망 좀 가거라.'하고 속으로 울부짖다시피 빌었으나 허사였단다. 결국 탐욕스런 인간의 식탐에 요리로 변한 녀석을 생각하니 도무지 먹을 수가 없었더란다. 그 뒤로 개고기만 보면 속이 메스꺼워지며 다시는 먹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강아지들이 나만 졸졸 따라다니니 옆에 서 계신 아주머니가 "어머어머, 강아지들이 이상하게 남자들을 잘 따르는 것 같아요." 하자, 주인께서 "그게 아니고 강아지들이 저희들에게 살갑게 대해 주는 걸 귀신같이 알아서 그럴 겁니다." 한다. 이 조그만 짐승들도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게 확실하다.
이 맹목적으로 주인에게 충직한 견공들은 대체로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우리 인간에게 얼마나 커다란 위안을 주는가. 키우던 톰이란 녀석이 2년 전에 순전한 나의 부주의로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애석하게 보낸 뒤로 누가 강아지를 준다고 해도 도무지 키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만큼 녀석을 잃은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진을 찍으며 녀석들과 놀다 보니 처음엔 자주 갔지만 요 근래 톰의 무덤에 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불쑥 들어 찾았더니 잡초가 무성하다. 벌초를 하고 주변을 좀 정리하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하늘은 내내 찌부둥했고 습도는 높았다.
휴~ 오늘따라 왜 이렇게 톰이 그리운지 모르겠다.
▲표정을 잡으려고 가까이 오라고 불렀더니 아예 카메라를 핥는다.
▲음, 이 맛이야.
▲야, 밥은 먹고 다니냐?
▲유심히 지켜 보니 이 녀석이 서열이 가장 낮은 것 같다. 일곱 마리 중 한 마리인데 어울려 봐야 괴롭힘만 당하니 주인 무릎 옆을 좀체로 떠나지 않는다.
▲귀여운 녀석들.^^
▲얌마, 고개 좀 들어 봐라.
▲됐슈?
▲톰(키우던 강아지)의 무덤에 잡초가 무성하다.
▲벌초를 끝내고. 잔디 좀 구해다 덮어야겠다. 자주 찾아 보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네가 너무 그립구나. (2010. 8. 1 중랑천에서)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