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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떠나보낸 강아지가 너무 그립습니다.

靑竹2010.08.01 20:29조회 수 1530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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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생 뭐 별 거 있어? 이렇게 자연을 벗삼으며 보내는 거지.

 

 

 

꽤 오래 전에 읽은 기억이 있는데, 개고기를 매우 좋아했던 어느 명사께서 개고기를 먹지 않게 된 사연을 쓴 글이었다. 내용은 이렇다. 그 분이 친구들과 개를 잡아먹으려고 친구가 키우던 개를 데리고 산에 올랐는데 소나무 가지에 끌고 간 개를 매달고 몽둥이질을 하기 시작했단다. 깨갱거리던 개의 두 눈에 시퍼런 광채가 번득이며 몸부림을 치는 찰라, 목을 맨 줄이 툭 끊어지면서 산꼭대기로 줄행랑을 쳤는데...  

 

 

 

 

 

 ▲이게 산악자전거라누만.

 

 

 

일행들이 낙심한 채 한참을 있으니 도망갔던 개가 윗쪽의 커다란 바위 위로 고개를 내밀었는데 주인이 오라고 부르니까 머뭇머뭇거리며 내려오더란다. 죽을 정도로 두들겨 맞고도 주인이 부르니 미련하게 달려오는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며 그는 속으로 "이 놈아, 오지 말고 제발 도망 좀 가거라.'하고 속으로 울부짖다시피 빌었으나 허사였단다. 결국 탐욕스런 인간의 식탐에 요리로 변한 녀석을 생각하니 도무지 먹을 수가 없었더란다. 그 뒤로 개고기만 보면 속이 메스꺼워지며 다시는 먹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강아지들이 나만 졸졸 따라다니니 옆에 서 계신 아주머니가 "어머어머, 강아지들이 이상하게 남자들을 잘 따르는 것 같아요." 하자, 주인께서 "그게 아니고 강아지들이 저희들에게 살갑게 대해 주는 걸 귀신같이 알아서 그럴 겁니다." 한다. 이 조그만 짐승들도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게 확실하다. 

 

 

 

 

 

 

 

 

이 맹목적으로 주인에게 충직한 견공들은 대체로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우리 인간에게 얼마나 커다란 위안을 주는가. 키우던 톰이란 녀석이 2년 전에 순전한 나의 부주의로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애석하게 보낸  뒤로 누가 강아지를 준다고 해도 도무지 키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만큼 녀석을 잃은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진을 찍으며 녀석들과 놀다 보니 처음엔 자주 갔지만 요 근래 톰의 무덤에 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불쑥 들어 찾았더니 잡초가 무성하다. 벌초를 하고 주변을 좀 정리하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하늘은 내내 찌부둥했고 습도는 높았다.

휴~ 오늘따라 왜 이렇게 톰이 그리운지 모르겠다.

 

 

 

 

 

 

 

 

 

 

 

 

 

 

 

 

 ▲표정을 잡으려고 가까이 오라고 불렀더니 아예 카메라를 핥는다.

 

 

 

 

 

 ▲음, 이 맛이야.

 

 

 

 

 

 

 

 

 

 

 

 

 

 

 

 

 

 ▲야, 밥은 먹고 다니냐?

 

 

 

 

 

 ▲유심히 지켜 보니 이 녀석이 서열이 가장 낮은 것 같다. 일곱 마리 중 한 마리인데 어울려 봐야 괴롭힘만 당하니 주인 무릎 옆을 좀체로 떠나지 않는다.

 

 

 

 

 

 ▲귀여운 녀석들.^^

 

 

 

 

 

 

 

 

 

 

 

 

 

 

 

 

 

 ▲얌마, 고개 좀 들어 봐라.

 

 

 

 

 

 ▲됐슈?

 

 

 

 

 

 ▲톰(키우던 강아지)의 무덤에 잡초가 무성하다.

 

 

 

 

 

 ▲벌초를 끝내고.  잔디 좀 구해다 덮어야겠다. 자주 찾아 보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네가 너무 그립구나.

 

 

 

 

 

 

(2010. 8. 1 중랑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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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산에 가 봤습니다. (by 구름선비) 수리산에서 MTB탄다는 것 (by gon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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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흠~~ 풀밭 위가 완전히...개~~판(??)이군!!!!

     

    원래...혐오(??) 음식은 비위가 약해서 못먹는 체질이기도 하지만....

    멍멍탕(??)에 대한 아주 좋지 않은 옛추억이 있습니다....

     

    예전...비록 복잡한 서울 중심지(??)에 살고는 있었지만.....조그마한 마당이 있어서 그곳에 

    닭과..토끼...강아지...고양이....칠면조...꽃밭까지..(심지어 지하실에는 여러마리들의 쥐(??)까지..) 키우고

    있었습니다.

     

    인근 시장에서 생선 부스러기(??)와 야채들을 주워서 그것들(??) 밥을 주고....그렇게 살았는데...

    어느날...학교에 다녀 오니....1년에 한번 볼 수 있을까 싶은 외삼촌이 와 계셨습니다...

     

    집에서는 요상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나중에 알았지만....그것이 들깨가루 냄새...후추가루 냄새였다는...)

     

    얼굴도 가물가물 하던 외삼촌은...형님을 살살 꼬셔서(???)

    턱! !하니...대문을 지키고 있던...강아지를 그만...흑!!!!

    그후 그 충격으로 비스끄므레한 냄새만 맡아도 욱~~~! 하고 올라 오는 느낌이.....

    그것이 벌써...대략 40년 전이니...참으로 오래된 기억입니다만....  

     

    그나저나....요즘은 저도 위 사진처럼 예쁜 강아지 한마리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사는 곳이 아파트인지라...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겠네요...

  • 풀민님께
    靑竹글쓴이
    2010.8.2 07:10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계시네요.

    멀쩡한 걸 잡아먹은 건 아니지만

    쥐약을 먹고 깨갱거리며 뛰쳐나간 개를

    아버님과 함께 산너머 동네까지 가서 찾았는데

    땅에 묻어 주실 줄 알았더니 내장을 제거한 뒤 가마솥에 넣으시더군요.ㅠㅠ

    먹거리가 귀했던 예전엔 쥐약을 먹고 바로 죽은 개들을 대개는 버리지 않고

    집집마다 그렇게 했답니다.

     

    제가 안 먹는다고 하니까

    "몸에 좋은 걸 왜 안 먹느냐"시며 호통을 치시기에

    한 점 입에 물고 한참을 있다가 슬며시 일어나 밖으로 나와 뱉어버렸지요.

     

    아마도 그 기억 탓인지 마흔이 되도록 개고기를 먹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2~3년에 한 번 꼴로 기회가 닿으면 먹기도 합니다만,

    원래 육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좋지 않은 기억도 있고 해서

    분위기 맞추러 따라갈 뿐 내켜 즐기지는 못하는 편이죠.

     

  •  멍멍이가 귀엽네요 저도 작년에 11년 키우던 개가 폐렴으로 죽어서 

     

  • reaver님께
    靑竹글쓴이
    2010.8.2 07:03 댓글추천 0비추천 0

    오랜 시간 정이 드신 만큼 상심도 크셨겠습니다.

  • 풍산갠가요?~~

    가족들끼리 이 사진들 보고 옛날 기르던 풍울이 강쥐가 너무 생각나서 짠 했었습니다~~~^^

    너무 귀엽습니다 ~~~

  • 쌀집잔차님께
    靑竹글쓴이
    2010.8.2 07:02 댓글추천 0비추천 0

    진도개랍니다.

    쥔장 이야기로는 혈통이 아주 좋은 개라더군요.

    어찌나 귀여운지 한 마리 얻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더군요.

  • 우리집에도 제가 대학 입학하던 해에 식구가 된 오크셔테리어가 있습니다. 처음 왔을때에는 외출할때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로 작았습니다.

    같이 놀던 동네 친구들과 동생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버릴 정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이제 사람으로 치자면 백살이 훌쩍 넘은 상태라 한쪽 눈도 뿌옇게 흐려지고 귀도 잘 안들리나 봅니다.

    그래도 우리 어머니는 앞으로 10년은 더 살거라고...애정을 많이 쏟고 계시지요.

  • kuzak님께
    靑竹글쓴이
    2010.8.2 23:06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른을 모시고 사시는군요.ㅎㅎ

    제 외삼촌께서 평균수명이 12~13년 정도 되는 개를 17년째 키우고 계시는데

    이 녀석이 노환에 치매 증상까지 있는 데다가 일전엔 중환이 있어

    수술비가 80여만 원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아프면 온 식구들이 울먹이며 병원으로 몰려가는 걸 보면서

    비록 동물이지만 함께한 오랜 세월 동안 든 정의 깊이를 새삼 실감합니다.

  • 홀릭님이 이거 보면 기암하겠는데요?

    강아지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몇 안되는 분이시죠. 특히 풀 뜯어 먹는 강아지와는 더 긴밀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 onbike님께
    靑竹글쓴이
    2010.8.2 23:10 댓글추천 0비추천 0

    흠,

    언제 홀릭님의 의사소통 방법이 저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 보아야겠네요.ㅎㅎ

     

    강아지를 앞에 앉혀 놓고 조용한 어조로

    "작금의 급변하는 국제 정세가 네가 먹는 개사료의 가격에

    어떤 영향을 끼칠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며 대화를 시작하면 앞에 쭈그리고 앉아

    말똥말똥한 눈으로 절 빤히 올려다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고,

    귀를 쫑긋거리며 사뭇 진지한 태도로 들어 주더군요.ㅎㅎㅎ

  • 벌써 2주기인가요?

    삼가 고인(엥?), 고견의 명복을 빕니다ㅜㅜ;;

  • 탑돌이님께
    靑竹글쓴이
    2010.8.2 23:11 댓글추천 0비추천 0

    벌써 그렇게 됐습니다.

    일전에 아는 교수님께서 푸들 강아지 한 마리 구해 주시겠다고 하셨지만

    결정을 보류했습니다.

     

  • 저도 2년전쯤 애지중지하며 키운 레브라도를 울 어머니께서 한마디 상의도 없이

    다른분께 줘버렸서... 나름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땐 강아지가 없어진것도 충격이지만... 어머니가 참 냉정하시구나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한것 같아요~ㅎ

    한때 마음이 영화보고 많이 울었는데... 올해도 영화가 나왔는데~  이번엔 절대 안볼려구요! 

  • 호타루님께
    靑竹글쓴이
    2010.8.4 10:26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머님께서 무슨 생각이 있으셨나 봅니다.^^

    그래도 말할 수 없이 서운하셨겠네요.

     

    어려서부터 개를 어찌나 좋아했는지

    산과 들 어딜 가도 늘 데리고 다녔습니다.

    아마 견공들처럼 충성스런 것들도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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