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비가 오는 것 같습니다.
집에 들어오면 찜통같은 더위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요즘인데
쉬는 날 비가 오는 것도 감사하기는 해야겠지요.
쉬는 날이면 계획은 늘 있습니다.
오늘은 자동차 검사를 받고 가까운 곳이라도 자전거로 한 바퀴 도는 것이 계획이었습니다.
검사를 받으러 가면서 마누라를 동행하면 그 동안이라도
얘기를 나누면서 바람을 쐬게 하는 일석이조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엄청난 계획도 세웠습니다.
그러나 어찌어찌하다보니 자동차 검사를 받고
고향의 어머니께 가자고 합니다.
이래저래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집에서 좀 먼 검사소로 갈려는 계획은 포기하고
어머니가 사시는 고향으로 가는 길에 있는 검사소를 들르기로하고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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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소에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이 종합검사라 검사 수수료가 오만원이 넘습니다.
접수를 하는 분이 묻습니다.
'천원을 디스카운트해서 오만원만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본인이 검사를 받으면 오만원만 내시면 되고, 대리 검사를 받으시려면 만 오천 원만 더 내시면 됩니다. 어떻게 하실래요?'
'저는 그냥 하겠습니다.'
전에 검사를 받아 본 바로는 별로 하는 일이 없는데 만오천 원을 더 내는 것은 어딘가
부당하고 비싸단 생각에서였습니다.
검사를 받는 차량이 몇 대 있어서 기다립니다.
검사소 직원이 차량을 검사받는 곳 앞으로 대고
먼저 검사를 받는 차량이 끝나면 다시 앞으로 이동시킵니다.
직원이 차량을 브레이크 검사를 하는 곳에 대고
리모컨으로 장비를 작동시키고 정지시키고….
다시 차량을 앞으로 옮기고 라이트를 검사하고 정렬시키고 또 옮기고….
'7402차주신가요?'
'예'
'운전석에 타시고 차를 앞으로 이동시키십니다. 천천히….'
'브레이크 검사를 할 건데 밟으라고 하면 세게 밟으세요.'
'떼시고!!'
'너무 늦게 떼셨습니다. 빨리 떼세요. 다시요!'
그렇게 전조등까지 점검을 마치고 이번에는 매연을 검사하게 됩니다.
'내리셔서 조수석에 타세요.'
'아까 매연을 터는 것을 보셨죠? 다시 한 번 털고 검사들어갑니다.'
전면에 팬을 설치하고 배기관엔 배기가스를 받아내는 시설 등을 하고는
운전석에서 가속페달을 최대까지 밟아댑니다.
고속, 중속, 저속에서의 검사를 마친 결과는 저속에서 매연 농도가 기준치 이상이랍니다.
기준이 30인데 41이 나왔습니다.
중속과 저속에서는 같은 30인데 10에서 20사이입니다.
'다음 달 2일 안에 재검사를 받으세요.'
'지난 번 검사때는 현장에서 다시 해 주시던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또….'
'다음에 하겠습니다. 다른데서 해도 되죠?'
'네'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사설업체에서 하는 검사엔 무언가 있을 것 같은
의심이 들면서 전에 검사를 받았던 교통공단 검사소에서 받을 걸 그랬다는
괜한 후회도 됩니다.
차량을 몇 번 전진 후진 시키고 받는 돈이 만오천 원이라면
꽤나 많은 돈이란 생각이 듭니다.
혹여 그 돈을 받으면 검사가 쉬워지거나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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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떨어져 사는 어머니가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신의 성격이나 저의 성격이 같은지라 여태까지는 서로 피하면서 살았지만
이젠 기력이 쇠하고 생활에 힘이 드는지 점차 비관적인 생각을 많이 하십니다.
장남이지만 나와 내 자식들 생각은 많이 하면서
늙은 어머니를 위해서는 무엇을 했나 자책이 되기도 하고
형제들에게도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지금까지 꽤 바쁘게 살았고
당분간은 그럴 수 밖에 없다는 말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문제이기도합니다.
가지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저의 어머니가 그 꼴입니다.
결혼해서 잘 사는 동생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동생들도 있어서
늘 노심초사하는 것,
그게 어머니를 더 늙게 하는 것 같습니다.
돌아와서
심심해서 똑딱이로 찍은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내 마음같이 사진에 우울함이 묻어납니다.
날씨가 그렇고 마음이 그렇고
사진까지 우울 투성이
내 마음은 'Blue'입니다.
이름모를 꽃들
이제 여름이 인생처럼 지나가면 젊은 꽃들도 화려함과 이별을 하겠지요.
꽃잎에 눈물~~
장마 속에서 꽃은 일그러지고
모양이 덜 잡힌 다알리아
이끼 종류만 무성한 것이 야쟈수 같습니다.
한 때 화려했던 꽃, 시드는 것이 정해진 이치지만 슬픔은 남아있다.
바나나 잎, 아열대에 서식하는 슴새도 발견된다는데 앞으로 이게 설마 정원수가 되지는 않겠죠?
벌레먹고 빗물젖은 접시꽃
젊음과 늙음, 신세대와 구세대의 교체는 당연한 것인데도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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