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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이구...시각 장애우와 부딫혔습니다.

Bikeholic2010.08.19 18:59조회 수 1780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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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역 사람 정말 많죠.

그 인도에서 저 앞에 시작장애인 한분이 걸어오시는데 뭐 피하고 자시구 할것도 없이 거의 서있는것과 마찬가지 속도였는데....

 

지팡이가 뒷바퀴에 닿으면서 스포크에 말려 똑!!! 하고 부러졌습니다.

 

다행이 다치진 않아서 다행이지만....지팡이가 부러졌으니 명동에 약속이 있어 가야 한다는데

이거 걱정이 되더군요.

 

blind.jpg

요렇게 생긴 지팡인데...3단으로 분리되는 폴대 같은 형식이더라구요.

폴딩형식이다 보니 관절 부분이 쉽게 부러지게 생겼습니다.

 

 

약속 늦었다고 괜찮으니 그냥 가시라고 지팡이 값 안주셔도 된다고 자꾸 만류하는데,

명동은 망원역보다 훨씬 복잡한데 부러진 지팡이로 앞도 안보이면서 어쩌겠다는건지, 이거 불안해서 보낼수가 없어 물어물어 인근 철물점을 찾았습니다.

그냥 가겠다는거 거의 반강제로 끌고 갔죠.

 

(그런데, 지갑도 안갖고 왔습니다. 흑흑...)

철물점에서 굵은 철심을 겉에 덧덴후에 절연테이프로 칭칭칭칭 감았더니 감쪽같이 튼튼해 졌습니다.

 

아무튼 조심히 가시라고 망원역까지 다시 길안내를 한후 보냈는데....

사무실로 바로 들어와 지팡이값을 입금하려고 보니...

알려준 계좌번호가 수취인 없음으로 나와 난감하네요.

 

혹시 몰라서 전화번호도 받아 적어 놓았으니 저녁늦게 다시 전화해서 계좌번호 물어봐야 겠네요.

 

사람 안다쳐서 정말 다행입니다. 인도위에 행상들도 많고 시각장애인한테는 참으로 위험합니다.

앞을 전혀 못보는 젊은 친구던데...얼마나 답답할지 휴....

 

자전거로 인도를 다니실때는 정말 조심하세요.

시각 장애인과 비껴지나가게 되더라도 자전거 스포크에 지팡이가 낄어들어갈 수 밖에 없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암튼, 그 친구도 참 너무 착하더군요.

여러번 부딫히고 부러져 봤는데, 다른 사람들은 부딫혀서 부러져도 그냥 휙하고 아무말 없이 가버리는데

이렇게 챙겨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구요.

 

도데체 이 친구가 사람들한테 얼마나 데었길래, 당연히 내가 책임져야 할 상황에 대해 할 일을 한것인데 오히려 고맙다는 소리를 하는건지 한편으로 마음이 찹찹합니다.

 

아마 대한민국 모든 시각장애인들의 비애일 것입니다.

(내일 잊어먹지 말고 철물점에 외상값 갖다드려야 하는데, 과연....얼른 핸폰에 알람 맞춰놔야 겠네요)

 

 

 

 



왈바서버 해킹한 놈들 걸리기만 해봐라. 다 주거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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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입장."

    조금만 바꿔 보면, 좋은데...

     

    작은 찡-함이 있네요.

  • 아이쿠~!!!   이런 큰 일 나실뻔했네요....그나저나 그 분 다치시지 않아 천만다행이시구요.

    급작스런 돌발에는 초,중,고수가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합니다.

    그저 사람 보이면 무조껀 서행하던지, 잠시 멈추는 것 외엔...

    홀릭님의 마음 씀씀이나 그 분의 마음이나 보기 넘 좋군요...수고 하셨습니다...^^

    제천 가고 싶은 맴은 연도이나 몸이 매롱인지라...ㅎ

    즐거히들 잘 다녀 오시길 바랍니다...^^

     

  • 안다쳐서 다행이네요 저는 횡단보도 서있는데 할머니 신발 발고 그냥 도망가는 분도봤어요

    주위에 사람많았는데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이없더군요

    잡아보려고 몸은 움직이지 않고 생각만하는 내자신도 부끄럽고...

  • Bikeholic글쓴이
    2010.8.20 03:59 댓글추천 0비추천 0

    전화를 했는데도 연결이 잘 안되다가....

    이제서야  밤 12시 넘어서 들어온 문자를 좀전에 확인하고, 영화를 보던차라 새벽 3시에 입금을 해드렸습니다.

    통화하면서, 혹시 별일 없으셨어요? 하고 물어봤는데 별일 없다니 다행입니다.

    나로 인해 망가진 작은 막대기 하나이지만, 그 막대기 하나에 의존해서 길거리를 다니는 분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생명선이겠습니까?

    어떤 상황이 생길지라도 혹시 오늘 거리에서 사고가 난다면 그건

    "내 책임이야"

    하는 생각떄문에 하루종일 불편했습니다.

    사실 반드시 제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상황이 좀 그렇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어떤 일이 생긴다면 분명 누군가는 더 큰 책임이 있게 마련이죠.

    지팡이값만 변상해주는것으로 제 자신을 용서하기는 조금 어려울것 같습니다. 사실 그 잠깐의 '비껴감'으로 인해 제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미안하고 동시에 감사하는 마음에, 제천다녀와서 망원역에서 만나 커피한잔 사드릴까 합니다.

     

    제목만 보고 혹시 제가 큰일은 당한건 아닐까 걱정하신분들도 계실텐데, 걱정마세요.

    아무리 제 상황이 힘들다 치더라도 저는 약자의 편에서있는 강자입니다.

    (세상에 힘들게 사시는 분들 너무 많아요 흑흑...)

     

     

  • 당사자 두분 다 복 받으실꺼예요.

    서로 한발씩만 양보하면 얼굴 붉힐일 없죠.

  • 가끔 내 눈이 보이지 않으면 어떡할까 하는 고민아닌 고민을 해 봅니다.

    아마 세상 사는 재미가 없겠지요.
    사진도 못 찍고 꽃도 볼 수 없고~~

    자전거 타다가 팔 부러져서
    한 달 정도 외팔이로 살아본게 전부지만
    정말 힘들더군요.

    평상시 따듯한 분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홀릭님은 역시~~

  • 세상은 만들어가는것 같습니다.  자전거와 보행자가 공존할수 있도록, 도로/교통 구조가 개선될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 아마 맹인용 지팡이는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일부러 부러지기 쉽게 만든것은 아닐까요?

    '비장애인' 중에도 따듯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증명해 보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입금하셨으니 마음이 편해졌다니 다행입니다 ^^

  • 총통님 그만하길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송명섭 거시긴 많이 챙겨가셨쑤? 부럽~~~!

  • 더운 여름철에도 따뜻한 기분이 좋게 느껴지기는 또 첨이네요 ㅎㅎㅎㅎ

  • 제천이라 제천... 잘 다녀오시고. 가을 쯤에 한번 더 날 잡아 주시길...

  • 예전에 청담역에서 늘씬한 아가씨가 멋진 킬힐로 하얀지팡이 밟아 부러뜨리고, 오히려 눈 부라리며 째려보고 지나가던걸 본게 기억나네요...

  •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해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콧 끝이 찡해졌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구절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친구를 얻게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 작은글이지만 가슴이

    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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