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역 사람 정말 많죠.
그 인도에서 저 앞에 시작장애인 한분이 걸어오시는데 뭐 피하고 자시구 할것도 없이 거의 서있는것과 마찬가지 속도였는데....
지팡이가 뒷바퀴에 닿으면서 스포크에 말려 똑!!! 하고 부러졌습니다.
다행이 다치진 않아서 다행이지만....지팡이가 부러졌으니 명동에 약속이 있어 가야 한다는데
이거 걱정이 되더군요.
요렇게 생긴 지팡인데...3단으로 분리되는 폴대 같은 형식이더라구요.
폴딩형식이다 보니 관절 부분이 쉽게 부러지게 생겼습니다.
약속 늦었다고 괜찮으니 그냥 가시라고 지팡이 값 안주셔도 된다고 자꾸 만류하는데,
명동은 망원역보다 훨씬 복잡한데 부러진 지팡이로 앞도 안보이면서 어쩌겠다는건지, 이거 불안해서 보낼수가 없어 물어물어 인근 철물점을 찾았습니다.
그냥 가겠다는거 거의 반강제로 끌고 갔죠.
(그런데, 지갑도 안갖고 왔습니다. 흑흑...)
철물점에서 굵은 철심을 겉에 덧덴후에 절연테이프로 칭칭칭칭 감았더니 감쪽같이 튼튼해 졌습니다.
아무튼 조심히 가시라고 망원역까지 다시 길안내를 한후 보냈는데....
사무실로 바로 들어와 지팡이값을 입금하려고 보니...
알려준 계좌번호가 수취인 없음으로 나와 난감하네요.
혹시 몰라서 전화번호도 받아 적어 놓았으니 저녁늦게 다시 전화해서 계좌번호 물어봐야 겠네요.
사람 안다쳐서 정말 다행입니다. 인도위에 행상들도 많고 시각장애인한테는 참으로 위험합니다.
앞을 전혀 못보는 젊은 친구던데...얼마나 답답할지 휴....
자전거로 인도를 다니실때는 정말 조심하세요.
시각 장애인과 비껴지나가게 되더라도 자전거 스포크에 지팡이가 낄어들어갈 수 밖에 없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암튼, 그 친구도 참 너무 착하더군요.
여러번 부딫히고 부러져 봤는데, 다른 사람들은 부딫혀서 부러져도 그냥 휙하고 아무말 없이 가버리는데
이렇게 챙겨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구요.
도데체 이 친구가 사람들한테 얼마나 데었길래, 당연히 내가 책임져야 할 상황에 대해 할 일을 한것인데 오히려 고맙다는 소리를 하는건지 한편으로 마음이 찹찹합니다.
아마 대한민국 모든 시각장애인들의 비애일 것입니다.
(내일 잊어먹지 말고 철물점에 외상값 갖다드려야 하는데, 과연....얼른 핸폰에 알람 맞춰놔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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