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나 사진을 보면 그림 그린 사람이나 찍은 사람의 서명이 있는 것을 본다.
디지털 사진의 경우 워터마크로 멋드러진 싸인을 넣는 분들이 있는데
나도 그런 싸인을 넣고 싶어졌다.
사진을 줄이는 프로그램에서 간단하게 'Phtoby 구름선비' 등의 글자나
간단하게 만든 문자 그림을 넣어 보았지만 조잡하기 이를데 없어서
딸내미에게 하나 그려 달라고 해도 영 반응이 없었다.
마지막 더위인지 몸을 움직이기도 거북하던 어제
낮잠을 자는 것도 고역일 것 같아 컴퓨터 앞에 앉아
여기 저기 홈페이지를 방황하다가
그냥 싸인을 해서 사진을 찍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싸인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만들어진 싸인이라는 것이 없다.
아직 약관의 나이에 AT&T 직원들과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지금의 내 나이 또래의 프랑스계 미국인이 불렀던 이름을 떠올리고
그 이름을 휘갈겨 써 봤는데 이게 영 아니다.
워낙 악필이라 글씨로는 되지 않는것을 알고
종로 화신백화점에 가서 타자기를 사다가 편지를 쓰던 사람이니
잘 될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표준은 내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들이대는 사람이 아니던가
악필은 악필대로 멋이라는 생각,
특징이 없으면 그게 무슨 싸인이겠는가 하는 대담한 생각으로
몇 번 써 본 글씨 중에 하나를 사진을 찍어서 편집하기로 했다.
실력보다는 하찮은 것이라도 내 놓는데 망설임이 없으니
이번에도 사진에 싸인을 넣어서 왈바에 올려 보리라.
어쭙잖은 사진,
어쭙잖은 서명
그래도 나름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
딸내미에게 내 싸인을 카메라로 찍어서 편집했노라고 하면서
Photo by라고 하나만 써 달라고 했더니
의외로 아무 말 없이 하나 써 준다.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쩌겠는가?
사이즈를 정확히 정해주지 않아서
다시 편집해야 했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누가 알겠는가?
'소 뒷걸음질치다가 쥐 잡기'로 괜찮은 사진을 찍게되고
거기에 싸인을 넣을 기회가 올지 ㅎㅎ
이게 어제 만든 싸인이다.
이건 PhotoWORKS에서 넣어 본 것 (흰색 Photo by가 딸내미가 쓴 글씨)
이건 포토샵에서 Type tool로 쓴 글씨와 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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