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는 천둥과 번개가 쳐대고 있습니다.
그래도 죽어라고 이넘의 귀뚜라미님께서는 울고 계시네요.
그런데, 드디어 베란다(아이구..) 중앙까지 왔습니다. 제가 앉아있는 바로 옆자리의 열려있는 창가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울음을 멈추고, 어디있는지 알수도 없습니다.
문제는 이 냥반이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다는거죠.
천둥소리때문은 아닙니다. 확실히 잦아들고 있습니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얘기긴 하지만, 이,삼일 못넘길것 같은데요?
하긴 먹을것도 아무도 없는 이곳에 "너 도데체 뭐하러 온거니~~작정하고 온거니?"
술안주로 먹던 강남콩 삶은걸 하나 뿌개서 대충 구석진곳에 던져줬습니다.
(귀뚜라미가 주식으로 뭘 먹는지 아시는분? 저는 얘가 뭘 먹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발 바질이라도 뜯어 먹으렴.
이제 또 여름이 지나가려고 막바지 태풍이 슬슬 얼굴을 내미느라 밤 새도록 시끄러운 계절입니다.
뜨거운 여름의 한복판에 제대로 서보지도 않고, 이제 조금 있으면 가을이 오는구나~~
하는 아쉬움에 이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도 곧 잦아질거라는 생각이 들며, 숙연해집니다.
아! 방금부터 다시 웁니다!!! 근데 애가 목이 갔어요...
완전히 목놓아 부르짖는군요. 되도 않는 소리로, 박자도 없이.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을텐데,
불쌍한놈. 어쩌다 여기까지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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