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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

구름선비2010.08.30 20:50조회 수 1991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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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이 다 가고 여름이 시작되던 때에 아파트가꾸기 사업이라며
집집마다 샤피니아 화분을 두 개씩 돌렸었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큰 PET병으로 하나씩의 물을 주라는 광고와 함께….

제법 부지런한 나는 그 지시(?)대로 매일 정확하게 한 통씩의 물을 주는 것을 잊지 않았고
불과 몇 주가 지나지 않아서 많지 않은 세대 중에서 제일 먼저 꽃을 죽인 사람이 되었다.

꽃을 물에 빠뜨려 죽인 죄책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고향, 어머니가 기르시는 꽃 중에서
가장 흔하고 볼품 없는 채송화를 옮겨 심었다.

먼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될 수 있으면 물을 주지 않았지만
장마때보다도 많은 비가 오는 요즘 날씨로 화분이 또 물에 잠기지나 않을까 하는
청개구리의 심사가 되어서 살펴보게 되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여름이 한 풀 꺽인 엊그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쳐다보니
비와 바람 속에서도 앙증맞은 꽃을 제법 피워내고 있었다.

시골 어디에서나 보던
낯익고 보잘것 없는 꽃이지만
죽지않고 꽃을 피워주기만을,

올 해 가을을 넘기고 겨울이 다 되어서 씨를 떨어뜨리고 죽어 내년 
싹이 나고 잎이 나서 다시 꽃을 피워 줄 것을 기대한다.


피기 시작한 노란 채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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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색의 꽃을 찍기가 가장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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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 한 송이는 아름답지 않다. 여럿이 모여야 예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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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내린 빗방울을 꽃잎에 달고 있는 채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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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비에 시달린 줄기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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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집단의 아름다움이 멋있다. 민초가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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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주해 온 맨드라미,
맨드라미 역시 싱싱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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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집들은 아직도 샤피니아가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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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집,
가장 잘 가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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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금산. (by ........) 여쭤~봅니다 (by 아즈라엘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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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구름선비글쓴이
    2010.8.30 20:56 댓글추천 0비추천 0

    게시판이 바뀌었군요. 홀릭님~~emoticon

  • 채송화꽃 좋아합니다

    꽃밭에 블록이라고 하나요  그 속에서 핀 채송화를 어렸을때  예쁘게 보았는지

    채송화를 보면은 그때 그 느낌이  떠 올립니다

     

    채송화와 사르비아

    나팔꽃 예전에 흔하게 보던 꽃들이 좋습니다

  • 역시

    부지런한 선비님 이시군요

     

    저놈의 채송화가

    마당에 아무렇게나 심겨진 놈들은

    나름대로 잘 자라지만

     

    선인장처럼

    다육식물의 일종이라

    화분에서는

    물빠짐이 안되는 흙에서는 안되고

    모래땅에서

    물을 조금만 안줘도 말라죽고

     

    참으로 까탈스런 놈인데 

     

    기어이 잘 길러 꽃을 보셨군요

     

     

  • 이게 채송화였군요

  • 집집마다 화분이~~~~^^;

    네덜란드 여행하면서 창문마다 화분을 내어 놓은것을 보고

    얼마나 예뻤던지 그리고 부러웠던지......

    좀 힘은 들겠지만 삭막한 아파트가 좀 밝아지는 것을 보니 좋습니다

    물론 게중에는 아파트가격에 좀 민감한 분도 계시겠지만서도요 ㅎㅎㅎㅎ

  • 집단의 아름다움이라는 글이 새삼스레 다가옵니다

     

    그동안 집단의 아름다움을 잃고 살아왔나봅니다

     

    뭉쳐있으면 시끄럽기만 한 것들만 인접해 있었나봅니다emoticon

     

    무언가를 키운다는 것이 정석으로만은 결코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성이 있어야하는데 ... 그 정성이 에휴! 힘듭니다 ... 사랑이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 집단의 아름다움... 민초의 아름다움...저역시 가심에 닿는 구절입니다.

     

     

  • 울 아부지께서도 좋아라 하시는 채송화....아......아부지께 전화나 뜬금없이 드려야겠군요...ㅎ

    (그러다 용돈이나 부치라 하시는거 아닌지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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