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는 왠 캠핑바람이 불었는지 2건의 캠핑 약속이 잡혔습니다.
일단, 목요일에 빠이어님과 함께 팔현 캠핑장에 캠핑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고
금요일에는 거래처 사장님과 함께 캠핑 트레일러로 하는 럭셔리 캠핑이 예약되어 있었습니다.
목요일 아침 일찍 출발하여 목적지인 [팔현 캠프장] (경기도 남양주시 팔현리 소재)에 도착했습니다.
두 내외분이 운영하는 곳인데 일반 캠핑장처럼 시설이 잘 되어 있지도 않고, 입구에서 돈만 받으면 산속으로 방못하는 개념으로 운영하는 그런 곳입니다.
조용한 숲속에서 캠핑하길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딱 좋은 곳입니다.(부대시설 부족으로 여자분들한테는 매우 불편한 곳일거라는 생각이...)
도착하자 마자 극성쟁이 빠이어님이 뭘 이리 바리바리 싸왔는지 차에 한가득 운전자만 앉을 수 있을만큼 짐을 가져왔습니다.
그 전날 통화하기로.
홀릭 - "빠이어님, 내가 뭐 준비할거 있음 말해요"
빠이어 - "에브리씽 다 있으니 닥치고 몸만 오시오!!!!"
정말 도착해보니 이건 뭐 가출버전으로 챙겨왔더군요.
저 펀덕한 궁댕이는 빠이어님의 그것. 되겠습니다.
숲속 캠핑장이 참 좋더군요. 서울 근교에 이런 잣나무 숲이 있다니 놀랍습니다
극성쟁이 빠이어님이 싸온 저 수많은 물품들.....쉘터 안에는 에어쿠션 2개 각종 담요, 전기장판등등 뭐 피난민 수준입니다.
겨울도 아닌데 왠 난로? 암튼 극성이유,
그렇게 이것저것 준비하니 뭐 금방 저녁입니다. 인생 뭐 있어요? 마셔야죠!!
한참 캠핑요리에 맛들린 빠이어님의 작품 !
생연어를 구해와서 직접 현장에서 훈제한 훈제연어입니다.
맛이 기가막혔습니다. 빠이어님을 쉐프로 인정합니다.
정말 극성인것이 와인잔도 챙겨왔습니다.
딱 한가지 하자가 있는데.
숲속에서 아자씨 두놈이 와인을 깐다는게.... 이게 어째 마시면서도 둘다 찜찜~했습니다. ㅋㅋㅋ
와인 역시 작년 천문대에서 깠던 이미 모두가 인정한 최고의 와인이었지만, 이 역시 싸나이 둘이 마시는건 영 아니라는.....
뭐 캠핑이 늘 그렇듯, 불장난을 빼놓을 수 없죠.
불장난 안하면 캠핑 아니잖아요? 그냥 노숙이지!
저기다가 살치살도 궈먹고, 등심도 궈먹고 이건 뭐 럭셔리 캠핑을 했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 먹기 시작한게 5시쯤 되었던것 같은데, 그날 새벽 2시까지 쉬지않고 계속 먹었다는....헐....
저녁 7시쯤. 삐리리리리~~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홀릭 - "엽때여?"
맑은내 - "저 맑은냅니다. 이 심심한 청춘을 구해주소서"
홀릭 - " 캠핑장으로 오슈. 단 회를 떠오시오"
한시간쯤 후에 광어와 참돔, 산낙지를 가지고 실실 쪼개며 나타나더군요. ㅋㅋㅋ
(이 청춘을 어찌할까......)
그리하야 산에서 산낙지를 먹는 웃지못할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다음날 새벽 6시 맑은내 님은 죽는 소리를 내가며 끙끙거리다 바로 출근했고, 우리는 오후 2시쯤 되어 모든 시설을 철거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무위고를 즐기고 있던 도중, 잣이 탁탁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뭐 줏어야죠 뭐....
이번 캠핑에서 득템한 아이템입니다.
이걸 까니까. 이만큼 나오더군요. 잣 한개를 털면 한 100개도 넘개 알갱이가 나오는것 같습니다.
시중의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은 잣이다 보니 눅눅한 맛은 전혀 없고, 상큼한 솔향이 너무 좋네요.
집에와서 다 털어내고, 물에 깨끗히 씻은후 물위에 뜬 쭉정이들을 골라내도 이렇게 많았습니다.
그런데...이제 부터가 걱정이네요.
이걸 언제 다 까나.....흐.....
적성을 찾은듯 열심히 작업중인 저에게 빠이어님이 한마디 했습니다.
"잣까고 있네...." <--- 욕 아닙니다. ㅋㅋㅋ
캠핑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이 가을이 가기전에 더 다녀올 수 있었음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