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기 위해서 자전거를 탄다'
어느 유명하신 분이 하신 말씀일텐데
이 말이 실감이 되는 요즘입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 타던 것이 한두 번으로
한두 번이 열흘에 한 번,
이제는 한 달에 두 번이나 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근무환경이 바뀌어서 밤을 새우고 들어오는 날은 피곤해서 못타고
야간 근무를 들어가는 날은 근무 걱정에 못타는 그런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오늘은 기필코 한 번 타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얼마 전 답사한 저의 '나와바리'가 걸립니다.
지난 여름 폭우에 많은 나무들이 쓰러져서
거의 저만 다니는 싱글은 파괴되었습니다.
오래간만에 가 보니 자전거가 다닌 흔적은 거의 없고
아마 왔다가 나무가 쓰러진 것을 보고 되돌아갔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길을 치는 '노가다'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가방에 톱과 물통, 작업용 장갑을 넣고
천천히 올라가는데 너무 숨이 찹니다.
얼마나 운동을 하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는 거지요.
시청인지, 산주가 그랬는지 길을 넓혀 놓았습니다.
아마 쓰러진 나무를 벌목하기 위해서 작업을 했나봅니다.
코스엔 단풍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장애물,
여긴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겸손하게 자전거를 들고 이동하는 구간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절대 자르기 힘들어서 패스한 것 아닙니다. ㅎㅎ)
멀리 천마산을 쳐다보니 단풍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내일 운악산엘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틀렸습니다.
젊은 직원들의 훈련이 있어서 인원이 모자라 출근해야합니다.
첫 번째 미션~~
톱을 꺼내 들었는데
쓰러진 나무 앞 뒤로 다른 가지를 놓으면 되지 않을까?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만 다니는 곳은 아니고 저도 긴장하면서 넘어다니기는 싫으니까요. ㅎㅎ
기대어 놓은 자전거가 나무토막이 잘라지는 진동에 넘어져 버렸습니다.
직선으로 다닐 수 있도록 자를 수도 있겠지만
길을 조금 막게 잘라 놓았습니다. 이 정도는 장애가 돼야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이번에도 길을 막고 있는 나무,
여기도 조금만 잘라내기로 했습니다.
오른쪽 아래의 가지는 당겨 놓기는 했지만 언제나 스프링처럼 튕겨나와서
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아 지나다닐 때는 조심해라. 열두시가 되면 문이 닫힌단다.'
잎사귀가 길을 막는 정도야 애교로 볼 수 있겠죠.
쓰러진 소나무 고사목,
여기서는 여러가지 일을 해야 했습니다.
굵은 것은 잘라내고, 가는 것은 꺾어내고
그래도 지나가면서 보니까 '우두둑 뚝딱'소리가 납니다.
여기는 자르는 것을 포기하고 아예 다른 길을 냈습니다.
자전거에게 미안하지만 오늘은 작업을 하면서 땀을 흘리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하나 더 남았군요.
여기도 우측 아래의 잘라진 부분이 옆의 나무에 걸쳐 있어서 튕겨 나올 수 있습니다.
긴장하면서 탈 필요는 없겠지만 길이 좁아질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작업을 하다보니 짧은 가을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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