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모처럼 노고산 임도를 가다

靑竹2010.11.04 20:56조회 수 3078댓글 12

    • 글자 크기


 

 

 

 전에 술을 좋아하는 갑장 하나가 등산을 갔다가 능이버섯을 몇 킬로그램이나 땄다고 자랑을 했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랐지만 식당에 가서 버섯 요리가 나와도 그냥 먹는 거려니 하면서 별 생각 없이 먹을 줄만 알았지 버섯 종류를 구별할 줄도 모른다. 그런데 능이버섯이 상당히 귀한 거라기에 심통이 난 척,

 

"아니, 이 사람이 남의 산에 허락도 없이 들어가서 거덜을 내네?"

 

"엉? 그게 자네 산인가?"

 

"여름에 내가 사 놓은 걸 모르나?"

 

"어디까지 샀는데?"

 

"그건 왜? 매표소까지 샀는데?"

 

"흐흐..다행이네. 이건 매표소 위에 치여.(충청도 사투리) 왜 사는 김에 다 사지 매표소까지만 샀는감?"

 

"요즘 경기도 그렇고 내 처지에 어디 그걸 다 살 형편인가?"

 

"핫핫핫."

 

둘이서 아주 능청스럽게 너스레를 떨고 있으려니 주위에서 듣는 사람들이 내가 실제로 산 주인인 줄 알겠다. 아무튼 말은 그랬어도 버섯은 별로 탐이 나지 않았는데 그 친구 집에 들렀더니 강원도 물 맑은 개천에서 낚시로 잡은 거라며  민물고기 한 보따리를 준다. 인간이 물고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체질이다 보니 횡재였지만 짐짓 손해라도 보는 양 받았다.

 

 

냉동실에 스무날 정도 얼려 놓았다가 고산님을 불렀다. 매운탕 요리라면 어지간한 식당 주인보다 솜씨가 좋기도 하거니와 얼굴을 본 지 오래라 겸사겸사 오십사 불렀다. 물고기의 양이 많아 매운탕도 끓이고 조림도 만들었는데 꿀맛이다. 식성이 고산님이나 나나 비슷해서 먹거리를 선택할 때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법이 없다.오랜만에 자전거를 끌고 노고산 임도를 탔다. 깊어가는 가을의 숲은 불타는 듯 단풍이 짙었다. 가을이 좋았고 울긋불긋한 단풍이 좋았고 조금 쓸쓸한 듯했지만 산중에 부는 바람이 좋았고 벗이 좋았던 하루였다.

 

 

가을이 간다.

 

 

ps.

마음의 짐 하나를 홀가분하게 벗게 되어

좀 여유가 생기게 됐습니다.

이제 예전처럼 시앙쥐 풀방구리 드나들듯

왈바에 들어올 것도 같습니다.

 

다들 무탈하셨는지요? 

 

 

 

 

 

 

 

 

 

 

 

 

 

 

 

 

 

 

 

 

 

 

 

 

 

 

 

 

 

 

 

 

 

 

 

 

 

 

자전거가 좋다



    • 글자 크기
오후, 늦은 산책 (by 구름선비) 호따루표 작품들. (by 호타루)

댓글 달기

댓글 12
  • 귀가하심을 환영합니다. ^^*

  • 가출은 오래하지 않는 것이 좋죠. ㅎㅎ
    돌아오셔서 자게판이 좀 따스하겠습니다.

  • 천보산 가는 길 같기도 하고....아닌 것 같기도 하고.....아리송~알라리~^^

    아니 오디(어디:충청도 사투리로) 갔다 오셔쓔....목 길게 빼고 지달리다가(기다리다가)

    자라목이 되어 경추 바로 잡아야 되게 생겨쓔....책임지세욧~!!^^

    오랫만이라 매우 반갑습니다....한시름 놓으셨다는 소식도 반갑네요.

    늘 건강 하십시요...^^

  • 잔차 바퀴가 낙엽위를 구르는 느낌을 너무 좋아합니다.

    내일은 거제 계룡산 임도에 오를 생각입니다.

  • 두번쨰 사진...  빨래판 지나서 오르막 인가요 ?  아 !!  몇년간 못가본 노고산임도... 좋습니다.. 조만간 가봐야 겠습니다.  엠티비 처음 시작한곳이 비암리인데.....

  • 한동안 사라지셔서..............

     

    지긋지긋한 한국을 떠나신줄 알았네요

  • 쩝!! 이젠...나도 나이가 먹는 모양입니다.,,,눈까지 침침해지고...ㅠㅠ

     

    노고산을.....지리산 노고단으로 잘못 읽고....

    '오잉??? 이 논네가...회춘하나??? 그동안 뜸하시더니....어디!!!  폐문하고 도 닦고 나오셨나 했습니다,,,,ㅎㅎㅎ

     

    암튼 다시 뵈니 좋구먼요.....

    요즘 저도 그리 널널(??)하지 못하여 자주 인사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 저도 요새 살기가 밋밋해서 콧수염을 2주째 기르고 있는데

    영 폼이 안나네요.  수염이 쥐꼬리 털처럼 숭숭 나서 그런가..

    마누라는 깍아 버리라고 성환데

    저는 없는 수염을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좀 중후하게 인상이 바뀌지 않았느냐고 억지를 부립니다.

    담주까지만 길러보고 아니다 싶으면 결단을 내려야지요.

    청죽님 콧수염은 참 멋있어 보입니다.

     

  • 수염좀 더 기르셔야겠어요.....제 머리에 접.수  좀 하게유...ㅎ

  • 청죽님 ! 이제 용안 완전히 공개 하시는군요 ?

     

    속세 세상으로 나오셨는 갑네요?

     

    아무튼 오랫만이고 반갑습니다.

  • 초록글씨 오랫만에 뵙네요 ~ 저도 오랫만에 왔습니다 ㅎㅎ

    친구와 함게 두분이 타시는게 부럽게 느껴지네요 ~ 저는 친구때문에 입문하였는데

    지금은 혼자 타는 신세라 ㅎㅎ

  • 저두... 지리산 가셨세여?!   할뻔한 1인입니다.ㅎㅎ(혹시 의도하신건..ㅋ)

    기억을 더듬어보니 학창시절 근처 예비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던기억이.ㅎ

     

    자전거 탈 수 있는 산이 있어서 좋고 길동무 말동무 해줄 친구가 계셔서...

    부럽습니다. ㅜ.,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3067
184675 아주 귀여운 장난감 저금통22 Bikeholic 2010.11.08 3041
184674 이 세상에서 가장 건방진~~9 구름선비 2010.11.08 1942
184673 모두들 여전하시군요.8 하늘기둥 2010.11.08 1554
184672 2010 IT,S대전 전국산악자전거대회알림-계룡산국립공원임도및 전국체전XC코스 피아노 2010.11.08 1791
184671 이름도 성도 모르는16 뽀 스 2010.11.07 2723
184670 계룡산15 송현 2010.11.07 2509
184669 오랜만에 자전거 구입하기 참 힘드네요 3.0d와 테라d1 viniru 2010.11.07 1646
184668 러브 아들이 벌써 만세돌이 되었습니다 ..11 러브 2010.11.07 2375
184667 인구조사라는게....8 仁者樂山 2010.11.06 1572
184666 어찌...이뻐하지 않을 수...22 뽀 스 2010.11.05 2738
184665 출장지에서4 뽀 스 2010.11.05 1755
184664 안개 낀 천마산12 구름선비 2010.11.05 2582
184663 오후, 늦은 산책9 구름선비 2010.11.04 1789
모처럼 노고산 임도를 가다12 靑竹 2010.11.04 3078
184661 호따루표 작품들.22 호타루 2010.11.04 2822
184660 프레스타 밸브 공기 주입시 특별한 요령 있나요?2 pfff 2010.11.04 2516
184659 산........2 stom(스탐) 2010.11.03 1936
184658 산..... stom(스탐) 2010.11.03 1550
184657 등산용품14 stom(스탐) 2010.11.03 3200
184656 그나물에 그밥7 산아지랑이 2010.11.02 1954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