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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 가득한 꽃 향기

구름선비2010.12.20 02:44조회 수 1219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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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어머니가 키우시던 천사의나팔 한 분을 가져왔습니다.

사는 곳이 아파트 13층이다보니 일조량이 부족했는지 잎이 나고 떨어지기를 계속하고
약 보름 전에는 진딧물 같은 작은 것들이 보이면서 거의 모든 잎이 한꺼번에 떨어지더니
세 개의 가지 중에 하나에만 조금 남게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잎이 떨어지고 해충까지 생긴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살충제를 사다 뿌려 주었지만
작은 진딧물 같은 것은 끄떡도 않아 전전긍긍하던 차인데

잎사귀 사이에서 꽃대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그 즈음으로 나날이 그 크기를 키우는 것을 보고
대견한 마음이었습니다.
총 다섯개의 꽃대였는데 세 개는 크고 두 개는 작게 차이를 두고 나왔죠.


진딧물 같은 해충은 계속해서 거미줄 같은 것을 치고 거기서 오골오골 매달려 살면서
새로 나는 잎을 떨구게 했습니다.


이 해충을 죽이고야 말겠다는 생각에 여름에 쓰던 모기를 없애는 살충제를 딴에는 꽃을 보호한다며
휴지로 가리고 뿌렸는데 그 서슬인지 해충 때문인지 작은 꽃 두 개는 시들어서 떨어지고 말았고
작은 잎사귀도 말라서 더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괜한 짓을 해서 꽃을 보지 못하고 실패하나보다 했더니
그 나쁜 환경에서도 세 개의 꽃은 나날이 자라더니 이틀 전 한 개가 피더니
오늘은 두 번째 꽃이 피었습니다.

엊그제는 향기가 그리 강하지는 못하더니 오늘은 두 개의 꽃에서 나온 향기가
온 거실에 가득합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보니 이 꽃도 멀리서 볼 때와는 다르게 예쁜 구석이 있습니다.

광선 상태는 좋지 못하지만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후래쉬 촬영은 엄청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후래쉬를 켭니다.

단순한 것 같은 꽃이라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작은 기하들의 집합체입니다.

이 꽃의 특징은 아래를 향하는 긴 나팔 모양인데 이걸 아래서 찍어보고 싶습니다.

신문을 모아놓은 것을 가져다가 벼개삼아서 베고 꽃을 쳐다봅니다.
꽃 향기가 한층 강하게 코를 자극하고
짧은 시간이라도 꽃 향기에 취해서 셔터를 몇 번 누릅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콧속과 폐속에 가득한 향기로 몽롱하단 생각이 듭니다.

내일은 햇빛이 비치는 상태에서 제대로 한 번 찍어 봐야겠습니다.

  

맨 왼쪽의 노란 색깔이 첫째, 가운데가 둘째, 우측 위가 셋째다. 

DSC_0662.jpg

천사의 나팔의 특징은 마법사모자같은 나팔 모양

DSC_0656.jpg

밑에서 쳐다보면 또 다른 모습

DSC_0647.jpg

엊그제 찍은 '아부틸론'은 찬조출연^^;;

DSC_063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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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저희집도 신혼시절에는 선물들어온 화분 한달도 못가서 죽이더니, 요즘은 1년이상 장수합니다.

    집사람 조그만 어항도 들여놓고 하던데 그것도 잘 키우네요.

    회사사람들하고 이야기하니 "나이듦"으로 표현하네요.

    선비님도 그런 축에 속하시는 건 아닌지요 ㅎㅎ

  • kdblaw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10.12.20 13:13 댓글추천 0비추천 0

    꽃은 좋아하지만 키우는 재주가 없습니다.
    아마 집안 환경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자꾸 죽이네요.
    그래도 가장 오래 키우는 것은 난 몇 분 정도입니다.

    나이들어가는 증거기도 하겠죠^^;;

  • 구름선비님  전 아무리 꽃을 잘 키워 볼려고 정성을 다해 키워 보지만

    조금있음 비실 비실 죽고 맙니다 ㅜㅜ

    분 에 올려 놓은 건 모두가 같은 상태 입니다.

    꽃집하는 친구에게 애기해보니 사람이 그런 사람이 있답니다

    어제는 집 한켠에 잡동사니 화분 속 에 풍난이 긴뿌리를 내며 생명을 지땡하기위해

    화분을 비집고 나오고 있더군요

    물 도 한번도 주지 않고 그냥 둔 세월이 12년ㅋㅋ 마음이 아파ㅎㅎ

    물 한번 준적 없어도 잔 뿌리를 이어가며 살겠다고 몸 부림을 얼마나 쳤을까요,

    꽃을 좋아 하지만

    꽃을 못키는 한사람으로

    꼭 한번은 집안에 많은 화초를 곁에 두고 싶군요.

    언제나 사진 잘보고 갑니다.

     

     

  • euijawang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10.12.20 13:15 댓글추천 0비추천 0

    12년이나 키우셨으면 잘 하신거죠.

    저도 풍란하고 다른 동양란 몇 분 말고는 오래 된 것이 없습니다.

    작년에 직장 동료가 천리향 한 분을 주었는데
    그 놈도 꽤나 시름시름하다가 지금은 좀 괜찮아졌습니다.

    내년 봄에 꽃이 활짝 피어서 향기가 가득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엄동설한에 꽃 본든 반갑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 탑돌이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10.12.20 13:16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쪽에 많이 피는 꽃 사진 좀 올려 주세요.
    눈 좀 호강하게요^^

  • 꽃술도 저렇게 작은데 향기가 그렇게 대단하단 말인가요?

    세심히 보살피신 결과인것 같습니다.

     

    저는 5년전 백합 구근을 사서 화분에 심었는데, 이게 다년생이 아니고 한번 피는 용도로 파는 것이라 고민하던중.

    야매로 인공수정(?)을 시도해 이제는 종이컵에 수없이 씨를 받아낼 정도의 야생 상태로 만들어놨습니다.

     

    여름만 되면 수십개의 백합이 베란다를 메우는데요. 문제는 이넘이 첫해에만 온집안에 백합향기를 내뿜더니 야생생활을 시작한 이후로는 백합의 "ㅂ" 냄새도 안난다는것이죠.

     

    아주 미세하게 비릿비릿한 냄새만 나는것이 이게 백합인지 백합조개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죠.

    무늬만 백합되겠습니다.

     

     

  • Bikeholic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10.12.20 13:19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도 씨는 열심히 받아오는 편입니다.
    천사의 나팔 꽃을 처음 본 것이 아니지만 집에서 피었다는데 감동하는거죠^^

    작년에 남쪽에 갔다가 차나무 씨를 받아다 심었는데 한 포기가 나서 자라고 있고,
    지난 가을 마의 씨를 얻어다 화분에 꾹꾹 눌러 심어 놓았는데
    봄에는 여려개의 마가 나올 것 같습니다.

    농부의 자식이라서 그런지 씨를 심는 것은 좋아합니다.
    잘 가꾸지 못하는 것이 탈이긴 하지만요^^;;

  • 몽롱해지셨다니.....선비님께서 그러실분이 아니신디....탤런트 *씨 처럼 뽕 하시는줄 알았심돠....^^:::ㅋㅋㅋ==333======33=333==

    선비님의 사진들은 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에너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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