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누워서 Mark-Almond 형님의 옛날 음원에서 나오는 진한 커피빛 목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질 않아 포기했습니다.
아침에 합정동에도 가야하고, 이런저런 정리하며 몇시간 놀아봐야 겠네요.
와일드바이크 오프라인 자전거 카페로 2년 그리고 요리사들에게 운영을 맡겨서 제 손을 떠난지 1년 도합 3년의 시간을 합정동에 발을 담구고 있었습니다.
2년간은 참 잘 놀았군요. 많은 분들께 놀이터도 제공하고 혼자 긴시간 침잠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1년 조금 넘게 생판 전혀 인연도 없던 요리사들에게 가게를 맡기고 손을 떼었는데, 이제 다 정리할 생각입니다.
어차피 언젠가 넘겨줄 생각이었지만 조금 일찍 빼게 되었네요.
어차피 와일드바이크 회원들의 놀이 공간으로서의 역할은 요리사들이 온 이후부터는 의미가 없어졌고,
지금 운영을 하고 있는 이 사람들도 눈앞의 이익만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깊이 보여서 조금이라도 일찍 정리하는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저야 뭐 어차피 나올때는 다 버린다는 생각으로 들어간것이니 시설은 다 포기하는거죠.
개인짐만 빼서 나오기로 했는데 그러고 보니 보증금 1,000만원만 달랑 다시 들고 나오는 모양새가 되어서 집안형편에는 별 도움도 안되겠네요. 헐~~ 돈들인게 얼만디...흑
그런데 그 와중에도 좀 아쉬운게, 우리 싸나이들은 숨어서 삐대고 놀만한 놀이터가 좀 있어줘야 하는데 말이죠.
기회가 된다면 멀지 않은 시일내에 다시 한번 좀 더 작은 공간으로 한번 왈바 회원들을 위한 오프라인 놀이터를 다시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엔 정말 놀이터로 말이죠.
일요일인 오늘 오전에 일단 기본적인 제 짐은 모두 빼고, 다음주 토요일에는 몇가지 철거공사를 하게 되있습니다.
다음주면 모든게 깔끔하게 정리되겠군요.
일요일 또 한차례 이삿짐을 나르기 위해, 맑은내님이 페라렉스(스타렉스 벤인데 페라리처럼 밟고 다녀서리...) 를 갖고 왔습니다.
이삿짐 또 나른다니까 맑은내님이 아주 지겹다 지겨워 하는군요. 도데체 이사를 몇번이나 하는지 신기하다 못해 이젠 질렸나봅니다. ㅋㅋ
안주 몇가지 사와서 저는 술을 끊은지라 옆에서 안주만 집어먹고 멀뚱멀뚱 있었더니 혼자 막걸리 두병 꼴랑 마시더니 침낭덮고 세상모르게 자고 있습니다.
(저 인간은 주말되면 갈곳도 없이 늘 방황하는데 누가 구제 좀 해줘요. 연애질좀 시켜줄래도 뭐 제가 그쪽엔 잼병이라..)
어쨌든 이번 겨울부터는 출근도 하지 않던 합정동이지만,
바테이블이며 카운터며 복층공사, 페인트칠, 책장, 목공등등 모든걸 직접 종이에 그려 디자인하고 만들고 페인트칠하고 톱질하며 전등 하나하나까지 손이 안간곳 없던 곳인지라 정이 들긴 했는지 조금 섭섭합니다.
가게를 넘기면서 인간적인 섭섭함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저야 뭐 그동안 해줄만큼 다 해줬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사람들 스타일을 이미 파악해놓아서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기 때문에, 전혀 후회없습니다.
문제는.....이 짐을 또 어디다 테트리스를 하느냐는 것이죠.
120년된 자전거를 놓을 장소가 가장 걱정이고 (이미 집안에 자전거가 4대..)
방 4개중 3개는 이미 창고로 활용중인데 다시한번 기가막힌 테트리스 작업을 해야겠습니다.
집정리하느라 또 며칠 자~~알~~놀겠네요 흐흐흐~~
조만간 오만가지 잡동사니 및 각종 골동품이 쇼핑몰에 카테고리를 만들어 방출될것이니 기회를 한번 잡아보십시요!
일요일 나들이 가시는 분들~~~~부럽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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