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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가 시작되는 곳! 와일드바이크



2011.03.05 23:29

갈퀴

조회 수 997 추천 수 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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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도 가려울 때가 있다 

씨앗이 썩어 싹이 되어 솟고 

여린 뿌리 칭얼대며 품속 파고들 때 

흙은 못 견디게 가려워 실실 웃으며 

떡고물 같은 먼지 피워올리는 것이다

 눈밝은 농부라면 그걸 금세 알아차리고

 헛청에서 낮잠이나 퍼질러 자는 갈퀴 깨워

 흙의 등이고 겨드랑이고 아랫도리고 장딴지고

 슬슬 제 살처럼 긁어주고 있을 것이다

 또 그걸 알고 으쓱으쓱 우쭐우쭐 맨머리 새싹은

 갓 입학한 어린애들처럼 재잘대며 자랄 것이다

 가려울 때를 알아 긁어주는 마음처럼

 애틋한 사랑 어디 있을까

 갈퀴를 만나 진저리치는 저 살들의 환희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사는 동안 가려워 갈퀴를 부른다

 (이재무)



  • profile
    Bikeholic 2011.03.06 00:55

    참을 수 없는 제 존재의 가려움에 단비를 내려주는 한편의 시 감사합니다.

     

     

  • ?
    구름선비 2011.03.06 08:55
    봄이 시작되면 마늘 밭에 불을 놓고 갈퀴로 긁던 생각이납니다.
    북쪽 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profile
    송현 2011.03.06 18:10

    맛갈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 ?
    靑竹 2011.03.06 20:49

    땅에 대한 깊은 성찰이 물씬 풍기는

    뛰어난 서정성에 감동받습니다.

  • ?
    훈이아빠 2011.03.06 21:16

    이래서 시인들은 참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 ?
    kdblaw 2011.03.06 21:57

    뻔히 겪는, 늘상 해오던 그런 류인데도

    자구 하나마다 어찌 그리 아름다운 표현을 뽑아내는지 참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 profile
    십자수 2011.03.07 15:26

    우리들 삶이 항상 접하고 있는 일인데 그 느낌을 이렇게 글로 만들 수 있다는... 아니 그런 능력을 가진 시인들은 참...

     

    훈빠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박상진 형님 고운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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