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강타한 초대형 지진은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최근의 단 한 세기 동안 인류는 얼마나 많은 화석연료를 태워왔으며 얼마나 많은 면적의 광대한 산림들을 훼손해왔던가.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 할 몫까지 온통 써버리지 않았던가?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이은 대재앙을 누차 경고했으며 이미 되돌리기엔 늦은 시기라고까지 했으나 인류는 좀체로 무절제한 시스템을 고치려 들지 않고 귀를 막았다.
▲자연의 순환은 여전하다. 칙칙한 풀밭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여린 생명들의 열망이 보인다.
사람이 체온이 조금만 올라도 온몸에 두드러기 등의 열꽃들이 피는데 지구도 어떤 측면으로 살아 있는 유기체로 이해할 수 있는 바,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이 유기체에 상상할 수 없는 에너지를 축적시켜왔을 것이다.이제 그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건 아닌가 실로 걱정이다. 일본열도를 강타한 대지진의 여파로 지구 자전축까지 틀어지고 자전 주기도 짧아져 영화에서나 나오는 2012년의 지구 멸망설이 현실화되는 건 아니냐는 말까지 돌고 있다. 열병을 앓고 있는 지구라는 유기체의 몸부림에 과연 안전지대가 있기나 할까?
산과 들과 하천들은 수십억 년 그 자리를 고고하게 지켜왔으나, 백 년도 채 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들은 교만하게도 대자연을 소유물로 치부하며 마구 파헤쳐왔다.날이 갈수록 교만해지고 무절제해지는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미래를 보장받으려면 지금같은 시스템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차 대신 자전거를 탈 뿐이지 모든 일상사는 대동소이하니 인류에게 씌워진 무절제함의 혐의에서 절대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가슴아플 뿐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석양을 받은 희뿌연 대기를 보며 심란함 속에 자전거를 달리노라니 거대한 트럭이 시커먼 매연과 함께 굉음을 내뿜고 달아난다.
▲자, 이제 당분간은 진흙과의 싸움이다.
어쨌거나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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