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 이름이 '꿩의 바람꽃'입니다.
흔한 야생화인데 귀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른 봄 봄소식을 전해주는 꽃이기 때문이죠.
다른 꽃들은 감히 생각도 않는 이른 시기에 꽃을 피워서
생명의 신비함을 느끼게하는 부지런함으로 사랑받는 꽃입니다.
이 꽃은 아주 앙증맞습니다.
너무 작아서 보잘것 없기도 한데
이른 봄,
사진작가들의 숨을 멈추게 하는 꽃이죠.
사진찍을 때의 느낌은 영점사격과 같습니다.
숨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셔터를 끊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사진작가이며 시인이 그런 사진가의 모습을 노래한 적이 있는데
제목이 '꽃 앞에 무릎을 꿇다'였던가 그렇습니다.
꽃 앞에 무릎을 꿇고 숨을 죽여서 찍는 꽃,
바람꽃뿐만이 아니라 모든 야생화를 찍는 사진가의 모습은 다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오늘 사진작가의 흉내를 내 보았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
자전거를 타고 카메라를 비껴메고 달려가는 기분은
소풍날 그 이상입니다.
좋아하는 자전거를 타고 또 더 오래 된 취미인 사진을 찍으러 가는것은
금상첨화 바로 그것입니다.
숨이 차 오를 즈음 도착한 복수초의 군락지,
그러나 아직도 복수초는 꽃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실망감이 몰려 올 즈음,
작은 바람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봄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잎이 너무나 앙증맞아서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꽃 앞에 엎드리게 합니다.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그냥 꽃을 찍고 있다는 즐거움,
눈을 크게뜨고 꽃을 바라다본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천상세계에 있는걸요.
해가 이미 제 갈 길을 가는 시간,
내리달리는 언덕길의 바람은 더 상쾌하였습니다.
(사진이 시원찮아서 크기를 줄이고 포토샵으로 보정하였습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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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작은 꽃들도 이름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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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ppy00님께
우리 풀, 꽃들의 이름을 보면 참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선비님
덕분에 많이 편안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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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스님께
감사합니다.
편안한 댓글에 저도 편안합니다. ㅎㅎ -
아직 날이 찬데... 신비한 꽃입니다.
자꾸 들여다보게 만드는게,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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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초님께
처음 봄을 알리는 꽃이라서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너무 작고 보잘 것 없는 꽃인데
시절을 앞서가니 관심을 받는거지요. ㅎㅎ -
사진 찍을 때의 정성이 보입니다.
감상 잘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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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사진찍는 일에 소홀하다가
봄기운에 달려나가 요즘 조금씩 찍기 시작했습니다.
이차원적인 형상을 만드는 이 도구가 실제 눈으로 관찰하던 감동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들 때가 많긴 하지만
때로 사람의 시각으로 분별하기 어려운 점을 볼 때도 있지요.
선비님 사진은 언제나
추운 겨울을 견뎌낸 뒤, 문득 봄 아지랑이와 함께 뒤섞여
동네에 물씬 퍼지던, 된장국에 넣은 냉이의 향을 맡듯 상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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