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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장과 무관한, 봄날에 관한 小考

靑竹2011.04.17 00:21조회 수 1712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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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추위로 영원할 것만 같았던 겨울이

 

 

 

 

 

 

 

이렇게 풀리기 시작하더니

 

 

 

 

 

 

 

척박한 환경에도

 

 

 

 

 

 

 

메말랐던 대지에도

 

 

 

 

 

 

 

 

 

 

 

 

 

 

담쟁이도

 

 

 

 

 

 

 

 

 

 

 

 

 

 

 

 

 

 

 

 

 

 

 

 

 

 

 

 

 

 

 

 

 

 

 

 

 

 

 

 

 

민들레도, 온갖 들풀과 꽃들이 만화방창하며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담장 밖이 궁금한 개나리리들이 일제히 고개를 내밀고

 

 

 

 

 

 

 

산수유도 만개하여 마음을 적신다.

 

 

 

 

 

 

 

목련이 자태를 혼곤하게 뽐낼 무렵,

 

 

 

 

 

 

 

이렇게 일촉즉발하던

 

 

 

 

 

 

 

벚꽃도 이렇게

 

 

 

 

 

저렇게

 

 

 

 

 

활짝

 

 

 

 

 

 

만개했다.

 

 

 

 

 

 

 

 

이름모를(엥?) 샵 쥔장은 마냥 신이 났고 늙은이는 애마와 함께 봄볕 아래 졸고 있을 때 ('신시티'란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네?)

 

 

 

 

 

 

 

요로코롬(왼쪽)

 

 

 

 

 

조로코롬(오른쪽) 생긴 분이

 

 

 

 

 

 

요렇게 생긴 올마를 새로 장만했다며 끌고 급작스레 찾아와 방해하는 바람에 춘몽에서 깨어나다. 바람을 쐬러 왔다는 이 분의 말에 처음에 문득 스쳤던, '자전거 자랑하려고 온 거 아냐?'하는 생각을 급히 접다.

 

 

 

 

 

 

변변히 대접할 재간이 없는 위인은 돼지껍데기와 탁배기로 어물쩍 넘기려는데

 

 

 

 

 

 

 

 

"어? 왜 청죽님이 돈을 내세요?"하며 자신이 술값을 내겠다며 남의 동네에 와서 감히 말리시는데 

아마도 영역의 개념과 오랜 역사에 관한 인식에 착오를 일으키신 탓일 것이다.

 

 

 

"그나저나 청죽님."

 

 

"네."

 

 

"어떤 논네 한 분께서 꽤 성화십니다. 월급을 탔으면 용돈을 줘야 할 거 아니냐고요."

 

 

"누구신데요?"

 

 

"산xxxx이님이시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아다마다요. 그래 용돈 좀 드렸습니까?켈켈"

 

 

"참내, 나이가 깡패라고, 바랄 걸 바라셔야지요.어림도 없습니다.헐헐."

 

 

 

이러던 이 분께서 술값을 못 내게 했더니

"청죽님 담배는 뭘 피우세요?" 하시더니만 말릴 새도 없이 

한 갑도 아닌 두 갑이나 덜컥 사서 기어코 내 주머니에 넣어 주신다.

나야 어른 대접을 받아서 좋긴 하지만 차별받는 분이

서울 어디쯤에  분명 존재하는 현실에 생각이 미치자니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다.

 

 

 

 

 

 

 

 

위의 대화에 등장하는 분이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

 

 

앞마당의 남새밭과

 

 

 

 

 

 

동네 앞 들판에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물끄러미 바라볼 때면

그 분이 간혹 떠오르기는 한다.

 

 

 

 

 

 

 

 

행여 이 글을 그 분이 읽으시고 아지랑이와 함께 올라온 청개구리처럼 팔짝팔짝 뛰시거나

 

 

 

 

 

 

왕 삐짐에 마음이 툰드라의 겨울이 되는 일이 없으시길 간절히 빈다.

왜냐면 이 글은 단순히 봄날에 관한 이야기일 뿐,

염장과는 하등 관련이 없는 순수한 글이기 때문이다.(겔겔)

 

 

 

 

 

 

 

가시는 길에 배웅차 따라나서서 천변에 머물며

이런 저런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한참 피우다 보니 날이 저물고 말았다.

자신에게 들이닥친 애절한 가정사에도 불구하고

시종 날 위로해 주며 격려하던, 가는 그의 뒷모습을 문득 돌아보니

저으기 마음이 짠하다.

 

 

어슴푸레한 가로등 빛을 받은 채,

대낮의 화려하기 이를데 없었던 열정을 숨긴 벚꽃을

자전거를 세우고 물끄러미 바라보자니,

그렇게도 신명나했던, 자전거를 향한 열정을 숨긴,

심드렁한 요즘의 나의 모습 같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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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나타 나셨다...^^* 방가방가

     

     

    근데 갸가 염장질하려고 그 머나먼 길을 간 것은 틀림없는데...

    청죽님이 판단을 헤까닥 하셨네요. 담배 두 갑에...홀려~~

     

    근디 쮸~~가 탁배기를 마시던가....?  ㅋㅋ

  • 덕분에 봄 꽃 구경 잘 하고, 봄 마실에 먹거리까지... 무진 감사합니다.ㅎㅎㅎㅎㅎ 

  • 염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보이지않는 맑고 순수한 글 맞습니다. 그래도 봄날 먼발치서 모락모락 무엇인가 피어나듯. 누군가 염장성으로 판단하는 분이 한분 정도는 계실듯.
  • 돼지껍데기볶음과 탁배기에서 딱 '염장성'이라고 결론 나오는데요? ㅎㅎ

    퍼렁자전거는 제가 자전거를 멀리한 생활을 한지 꽤 되어서 그냥 자전건갑다 했는데,

    캬~ 먹는 거엔 그냥 못 지나가고....


    사진들 정말 좋네요. 눈이 시원했습니다. ^^


  • olive님께

    "염장병"에는 약이 없는걸로 압니다.....따라서 이 질병 치유의 유일한 처방이란게

    바로 한국 들어 오셔서 똑같이 드셔야만 치유가 된다고 합니다...(이게 더 염장질인지 몰러...ㅋㅋㅋ)

    아직도 미국에서 잘 지내시고 계시죠?.....건강하십시요..^^

  • 초안산 풀코스로 타고 앞산을 타러 가는중에 문뜩 이러한 생각들이 들더군요.
    청죽님께서 왈바에 자주 맛깔스런 글도 올리시지 안으시고 두문불출 하시는게 바로 어머님의
    병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고 앞산을 먼저 타고 캡틴님 샵에 들르면 청죽님을 뵐 수 있을꺼야...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앞산 타기 전에 캡틴님 샵에 들러 커피라도 한 잔 마시고 타야겠다...라는 또 다른 생각의
    변화에 샵에 들렸더니 캡틴님께서 여전히 바쁘시게 일하시고 계셨고 인사를 드리니
    청죽님 안에 계시다는 말씀에 오랜만에 반가운 마음이 들고 오래전 부터 알게 되었던 죽마고형(?^^)마냥
    어찌나 반갑던지요.
    멀리서 왔다고 돼지 껍데기에 탁배기도 캡틴님과 함께 대접해 주시고...
    서로 동변상련의 시련을 겪고 있는 터라 또 다른 감회와 마음이 숙연해지기 까지 했습니다.
    전 대접 받으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대접을 해야하는 성격인데...손님이라시며 융숭한 대접만 받으니
    마음이 좀 그렇더군요...다음엔 제가 꼭 대접 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강탈 하시지 마시옵소서..^^
    청죽님과 대화를 참 많이 나눴습니다.  자전거 이야기에서 부터 오래전 고향에 대한 향수어린 추억들과
    편찮으신 청죽님의 어머니와 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나이 차이는 나지만 정서나 감정들은 저와 많이도 비슷하신 것 같으시다...라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돼지 껍데기와 탁주 감사히 잘 먹었구요
    좀 바쁘게 보내다 보니 이제사 댖글로 감사의 인사를 전해 올림에 송구스럽습니다.
    함께 해주신 청죽님과 캡틴님,매리님께 감사 드리며,
    샵 밖에서 왈바 제 아이디를 말씀 하시며 보잘 것 없는 저를 알아 봐주신 분(아이디를 여쭤 보질 못해 죄송 합니다.)감사 합니다.

    청죽님 올마 꾸미시면 캡틴님과 매리님,케인 일당들과 천보산 떡바위 라이딩 함께 하시지요. 기대가 많이 됩니다...^^
    어머님 병환에 호전이 있으시길 바라며,
    청죽님의 건강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이시길 부탁 드립니다.  심(힘)내시구유....^^

    그런데,  울 뇬네를 오늘 봬었는데 거 조공이야기 하시기에

    "요즘 제 형편이나 아시고 조공 운운 하시는거유~?" 했더니만  조용하시데유...ㅋ

    결국 낸중에 조공 받쳤지만유...(아는 사람이 더 무서버유...ㅠㅠㅋㅋㅋ)

     

    사진 찍기를 거부 하시는 청죽님을 성의 없이 기습적으로다가 찍어서 죄송 하구요.

     

     

     

     

     

    2011 4월16 035.jpg 2011 4월16 036.jpg 2011 4월16 037.jpg 2011 4월16 038.jpg 2011 4월16 039.jpg 2011 4월16 041.jpg 2011 4월16 042.jpg

     

     

  • 막걸리만 눈에 들어오네요. 스카이님... 올리브님은 미쿡이 아니고 뱅쿠버입니다.캐나디언이라구욧~~!

  • 그 친구가 돼지껍데기에 막걸리 두 병,

    담배 두 갑에 삐질 친구가 아니지~~~

  • 봄은 봄인데...

    봄날의 아지랑이는 보이질 안는구려..

    20110208192647[1].jpg

  • 봄 바람과 사람(?) 발걸음에
    죽순도 나오고, 개구리도 나왔네요.

    사진과 사진 간격 좀 줄여주세요.
    한참 문잘러야돼요. ㅎㅎ
  • 어떤 분들은 전화로

     

    어떤 분은 글과 사진으로

     

    지대로된 염장들 지르고 계십니다요... 들!!

     

    춘사월 염장은 더 짠 법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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