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수님의 어른이날 생일선물로 받은...NIKE 에 이어서
저도 그날 신발을 선물받아버렸습니다.
어린이날인지라 큰맘먹고 울나라에 하나남은 조카(나머지 셋은 머나먼 미쿡땅에...흑..) 한테 열라 다정한 삼촌인양 자전거를 선물하기로 하고 샾으로 꼬셔냈습니다.
매형/누나/조카 총 출동했네요.
조카에게 자전거를 사주고나서 보니 이게 그냥 싸구려 미니벨로는 아닌듯 합니다. 알미늄에다가 접이식이고 가격이 제법 나가더군요.
그래서 미안한 마음인지 너무 무리했다며 갑자기 저에게 신발을 하나 사주겠다고 두 부부가 난리인겁니다.
내가 뭐 어린이냐. 필요없다. 전혀 상관없다고 수없이 사절했는데 결국 개끌리듯 질질 일산의 로데오거리에 있는 신발가게를 밤 10시가 다되어서 찾아갔습니다.
절대 문연곳없으니 돌아가자고 돌아가자고 사정을 했지만, 결국 문연곳 하나 발견 ABC 마트인가 뭔가.
평소에 마트표 신발만 신는 저는, 랜드로버 스타일의 그런거 있죠? 그런 신발만 몇켤레째입니다.
물론, 한번 사면 늘 신고다니고 산에갈때 낚시갈때 모든 일상생활에 한가지 신발만 신는 아주 무식한 스타일입니다.
다행인것은, 이것도 유전인지 저희집 식구들은 모두 발냄새가 안난다는...그래서 매일신는 신발도 아무냄새 안납니다.
정말 다행이죠.
(12년전쯤인가? 스노우바이크 시합에도 구두에 청바지를 입고 나갔죠. 입상 자체가 엽기적인 일입니다.)
주구장창 신발 하나만 신다보니 악어가 될때까지 신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신발꼬라지가 영 불쌍해보였나 봅니다. 저는 정말 신발에 신경 너무 안쓰는 스타일이거든요.
지저분해도 대충털고 신고 뭐 그런 칙칙한 아자찌인가봅니다.
거기다가 이건 뭐 완전 범생스타일도 아니고, 신발이 조금 세련됬다거나 이런거는 평생 신어본적이 없습니다.
옆에 줄이 한두가닥 지나가기만 해도 이걸 챙피해서 어떻게 신을까 고민하죠.
여차여차하여 신발가계에 끌려 들어오니 이건 뭐 완전 딴세상입니다. 세상에 나참 정말이지 제 기준에 온통 날라리 신발만 있는거에요.
이걸 어쩌지? 아주 미치겠더라구요. 이거 신어봐 저거 신어봐~~ 오 멋있는데? 삼촌 이 신발 이뻐요~~막 이러면서 조카/누나/매형이 삼합으루다가 끌고 다니며 신발을 신겨보는데 온몸에 땀이 죽죽.....
점원이 근처에 오는거 같으면 얼른 도망가고...어떻게든 안사고 나가보려 했는데, 결국에는 정 안되면 쪼리라도 하나 안살경우 가계 문닫을때까지도 안나갈 심산인것 같더라구요.
결국 아 내팔자여~~ 하고 마지막에 골라주는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결정은 뭐 제가 한건 아니고 그냥 해야할것 같아서리 ㅋㅋ)
그런데 때마침 진열되있던 그 신발을 새것으로 달라고 했더니 동일 사이즈가 왼발 한짝밖에 없다는 겁니다. 아마도 그전에 온 손님이 짝짝이로 물건을 사가놓고 모르고 있는것 같다고 하더군요. 골때리는 상황이죠.
아싸......잘됬다!!! 그 핑계로 아쉬운척하며 나가야겠다 했는데...진열품으로 있던 신발이 오른발인데다가 사이즈도 맞습니다.
왼발은 새것, 오른발은 진열품. 진열품이다보니 이 사람 저 사람 신어보기도 하고 또 자외선으로 인해 색도 좀 미세하게 좌측과 달랐습니다.
결론은 그냥 이렇게 조합으루다가 사게 되었습니다.
봐도 잘 모르겠던데요 뭐. 사실 저는 아무 상관없거든요. 점원이 재차 물어봅니다.
점원 : 손님 일단 신고나가시면 반품은 안되요~~
나 : 이제 내 인생에 반품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업어온 신발이 이겁니다.
흐미...지금봐도 남사스러 죽겠어요. 사실 며칠 두고 보니까 좀 새로운 마음이 들더군요.
음....신발이 저런게 좀 세련된 거구나. 음....그런거구나....스스로 중독시키는건지 암튼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일단 신어보면. ㅎㅎ 어색해 디지겠습니다. 아주 미치겠어요.
누가 신발쳐다볼까봐 걱정입니다.
제가 너무 칙칙/소심 한건가요? 어렸을때부터 이상하게 신발은 너무 평범한것만 신어와서인지 어색한마음 가눌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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