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찰시험에 합격하여 교육에 들어간다고 말씀드리자
돌아가신 아버지는 '하고 많은 직업중에 하필이면 순사냐'며 좋아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때는 저도 호구지책으로 경찰시험을 보았을 뿐
국가관이나 직업관이나 그런 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서 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이나마 들어온 것도 잘 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
난세엔 공무원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것은
사오정이니 오륙도니하는 분위기에 이 나이가 되도록 굳건하게 지킬 직장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마져도 좋아하지 않으셨던 경찰,
그러나 지금은 보통 2년은 공부를 해야 들어올 수 있는 직장이되어버렸습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데 이런 것을 두고하는 말인가봅니다.
얼마 전에 아들녀석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네가 나 만큼만이라도 된다는 보장이 있니?'
요즘 아이들 정말 불쌍합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놀고먹는 것이 흔한가하면
나이가 들어서까지 늙은 부모들에게 얹혀서 사는 녀석들도 많으니 말입니다.
물론 눈이 높아져서 시원찮은 직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도 문제지만
그만큼 들어가서 '평생 해 먹을' 직장이 없어져서라고 봅니다.
오늘은 저의 조카,
처형네 아들이 경찰시험을 보고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입니다.
이제 아홉시가 되었으니 곧 게시판에 올라올텐데
전처럼 발표를 보고도 전화한 번 할 수 없는 일이 없기를!!
이번엔 시험을 잘 본 것 같은 분위기니까
눈 빠지게 게시판을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부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처럼 게시판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그게 내 아들이 아니어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곧 다가올 내 아들에 대한 염려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이 녀석이 이번엔 자신이 있는지
필기시험 합격자 이후를 준비하더군요.
자기가 사는 동네는 면허시험장이 포화상태라며
제가 사는 남양주의 면허시험장에서 1종대형 면허를 땄습니다.
1종대형 면허를 가진 수험생에게 가산점을 주기 때문입니다.
아직 발표를 하지 않고 있네요.
발표가 되었습니다.
합격하였네요. ㅎㅎ
축하 문자 좀 부탁드립니다.
010-8551-8106 이병철
사진은 어제 오후의 남양주 덕소의 한강둔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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