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골초, 백서른다섯 식구들의 수난-금연을 결심하다.

靑竹2011.10.28 07:12조회 수 940댓글 11

    • 글자 크기


 

▲남은 담배 두 갑을 물에 적셔서 뭉개버리고 이 라이터도 부숴버릴까 하다가

며칠 있으면 돌아오는 마누라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30여 년 골초 생활을 하다가 난생 처음 금연에 성공해 1년 넘게 담배를 끊었을 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나 크게 낙담할 일도 아닌 일로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됐는데 그야말로 헤비스모커가 됐지요.하루에 보통 세 갑을 피워댔고 심할 경우 다섯 갑을 피운 적도 있습니다. 그런 저로  인한 폐해는 식구들에게 미쳤습니다. 저의 집 백서른다섯 식구들이 그야말로 수난이었죠. 사랑하는 마누라와 직장에 다니는 아들놈, 대학에 다니는 딸아이, 그리고 앙증맞은 말티즈 강아지 토미. 그리고 제 방에서 어항에 키우는 구피 130마리. 백서른다섯 식구 맞죠?  제 방에서 문을 쳐닫고 피운다고는 하지만, 문틈으로 새어나간 담배연기 탓에 식구들이 기침을 합니다. 그런데도 끊지 못하고 계속 피워댔습니다. 마음이 무척 괴로웠지요.

며칠 전의 일이었습니다. 밤 기온이 거의 영하로 떨어졌는데 일은 해야겠고, 담배는 피워야겠고.파카 점퍼를 걸치고 창문을 몇 시간 열어놓았는데, 아침에 문득 보니 구피 치어 열세 마리가 얼어죽은 겁니다.ㅠㅠ. 숫자가 늘어나면 즐겁게 분양까지 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건데요. 여태 병으로 죽은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담배 탓에 떼죽음을 당한 거지요. 담배 참 여러모로 사람 구질구질하게 만듭니다. 물론 구질구질하게 만드는 주체는 저이지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다부지게 끊어 보겠습니다.

 밤에 기침하던 마누라,미안허이. 말없이 듬직한 우리 아들아, 미안하다. 늘 애교가 넘쳐 이 아비에게 커다란 위안을 주는 우리 딸, 미안하다. 나밖에 몰라 집에서나 밖에서나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우리 강아지 토미야, 미안하다. 헤엄치는 모습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착 가라앉게 되어 내게 큰 위안을 주었던 구피들아. 정말 미안하구나. 다시는 담배를 입에 대지 않으마.

 

 그리고 올해 안에 자전거로 가파른 천보암 업힐에 도전하겠습니다.

 

 

 

 

자전거가 좋다



    • 글자 크기
MB가 자랑한 자전거도로!!! (by 웃는돌) 날아라병아리는 MTB산악자전거동호회입니다(분당/용인/광주/강남) (by kk1121)

댓글 달기

댓글 11
  • 콩구레츄레이숑~~~ 홧팅이에용~~^^~~~~

     

    열강업힐러되시겠습니다 ^^....

  • 저도 딱 하루만 끊으면 될것 같은데... 하루는 커녕 한시간을 못참습니다...

    이번에 꼭 성공하세요...

  • 청죽님 ........

    뭔지 모르겠지만

    잘 이겨내신것 같습니다 .....

     

    저도  십여년이 넘어서야

    인정할것 을 인정하니    사는것이 훨~~  나아졌습니다 ....        ^^

  • 금연 화이팅~ !! 전 지금 9개월째 금연 중입니다.

    간혹 꿈속에서 한대 쯤 물어들기는 하지만...아직 성공 중입니다.

    靑竹님도 화이팅 ^.,^V

  • 청죽님 잘 지내시지요...예전 한 3년 금연하지 않으셨나요? 그런걸로 기억하는데요...아닌가?

    뭐 하여간 다시 금연하신다고 하니 꼭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

  • 내가 54년을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이 담배를 끊은거라고 말합니다.

    정말 잘생각하신겁니다.

    꼭 이루시길 바라구요.

    어이~ 산모시깽이, 뽀 아저씨, 목수님 이참에 같이 동참하시는게 어떨런지요?

  • 송현님께

    금연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네...

    적당한 시기에 툭 던지면...

  • 댖글 쓰기가 저에겐 이 글을 읽으며 사뭇 진지해지며 끊어야 하는 동기부여가 되는데 아 저도 3일만 참으면 되는데 요거이 않되네요...이제 청죽님 만나 봴 땐 담배 집에 놓고 가야겠어요
    금연성공을 기원 드립니다..,이젠 조공을 뭘로 받치쥬~??^^ㅋㅋㅋ
  • 까이꺼~~~~ 사나이 한번 결심하면 끝이지 머~~어렵다고~~ ㅎ 안그렇습니까? ㅎㅎㅎㅎ

  • 거~~뭐 결심까지 하십니까...?

    걍 툭 놓으면 되는 것을...

     

     

    그래도 축하드리고 이 축하가 삼일은 넘기게 하소서...ㅋㅋ

  • 식후연초는 불로장생이고 식후 연불초는 조실부모라 했거늘. ㅋㅋㅋ 근데 누가 그랬지?

    꼭 성공하시길 빕니다. 전 아직 그럴 생각 없습니다.

    청죽님 앞으로 쭈꾸미 만나지 마세요... 흔들릴 수 있응게로...뭔놈의 담배를 비벼 끄자마자 다시 무는 건 도대체가...

    하루 담배값이 만원이 넘는대나? 자랑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08
185623 캐리프리덤 온라인 사이트 중지..(운영자님)1 jwpark1972 2011.10.31 797
185622 제발 실수였기를...2 뽀 스 2011.10.30 1196
185621 으아...매날 이넘의 고기~고기~고기.7 Bikeholic 2011.10.29 1194
185620 한겨레 신문은 배낭에 꼽고 조선일보를 본다14 십자수 2011.10.29 1298
185619 은행3 목수 2011.10.28 997
185618 번개 폭파2 산아지랑이 2011.10.28 842
185617 MB가 자랑한 자전거도로!!!8 웃는돌 2011.10.28 1292
골초, 백서른다섯 식구들의 수난-금연을 결심하다.11 靑竹 2011.10.28 940
185615 날아라병아리는 MTB산악자전거동호회입니다(분당/용인/광주/강남)1 kk1121 2011.10.27 1956
185614 시애틀의 가을.22 Bikeholic 2011.10.27 1298
185613 이 없으면 잇몸....ㅎㅎ...5 rampkiss 2011.10.26 883
185612 알려주세요4 우간다 2011.10.26 694
185611 제2회 산하나 추억둘 UCC 공모전2 仁者樂山 2011.10.26 637
185610 경포대해수욕장에서 평택역까지 길...2 게릴라 2011.10.26 970
185609 가이케・다이센 익사이팅 투어(사이클링&카약을 포함한 2박 3일 일정) in 돗토리현 타케 2011.10.26 705
185608 연인산12 靑竹 2011.10.26 960
185607 내일은 꼬~옥1 뽀 스 2011.10.25 948
185606 10월의 마지막 밤(폭파)11 산아지랑이 2011.10.25 1074
185605 음원 저작권에 대해서 잘 아시는분 계실까요?7 仁者樂山 2011.10.25 858
185604 쌀쌀한 날씨...괜히3 뽀 스 2011.10.25 830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