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이셨습니다.
밑에 훈이아빠님과 청죽님의 X 와 X 시리즈가 있길래 그만.....저를 때려주시옵서서~ ㅜㅜ
며칠전에 웹서핑으로 페더럴 웨이쪽에 횟집을 발견했습니다.
이 동네는 정말 간판이름 짓기 정말 귀찮아 하는 사람들만 사는것 같습니다.
어렵게 찾아, 구글링을 통해 찾아간 횟집 이름은 다름아닌......다름아닌...다름아닌....
활/어
걍 활어입니다. 뒤에 조그만 글씨로 island 라고 작게 씌어있네요.
한국에서 포장회는 보통 테이블에 앉아 여러 반찬이랑 먹는 회에 비해 절반 이하로 싼 가격이 메리트죠?
그래서 모든 먹거리가 저렴한 미국인지라 태평양 바다의 자연산 대형광어를 헐값에 먹을 수 있지 않을까하여 이 집에서 포장판매 가격을 따로 운영한다는 첩보까지 입수하여 20분을 운전해서 찾아갔습니다.
음...어항을 보니 광어 사이즈....좋습니다. 뭐 큰건 아니구요. 한국 포장사이즈로 칠때 '대' 자 정도?
근데 이거 때깔이 어째 익숙합니다.
그래서 물어보죠.
ㅡ.ㅡ
주인왈!
한국산 양식광어랍니다. 미국 동부쪽에서 광어가 많이 나긴 하는데(물론 여기 워싱턴도 잡힌다는군요) 모두 와일드(자연산)라서 금방 죽는답니다.
우리나라야 반나절이면 산지에서 횟집에 오지만 미국은 몇주씩 걸리다보니 역시....생물로서의 유통은 쉽지 않은가 봅니다.
태어나서부터 인간의 손에 길러져 강아지사료처럼 동글동글한 물고기 사료를 편안히 욕조에서 받아먹으며 자란 한국산 양식광어들은 별 스트레스 없이 오래 버티나 보더군요.
가격은 98$ 무게를 재어보니 1.5kg 정도 나가는군요.
어찌됬건, 횟감을 발견은 저는 전장에 선 군인처럼 뒤돌아갈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한국에서 4~5만원정도면 먹을 사이즈군....하고 생각하면서도 이왕 마음 굳힌거 돌이킬 생각 안들었습니다.
맨날 육지동물 시체를 파먹는 행위에 손톱 끝까지 동물의 진액이 묻어나오는 느낌이거든요.
저를 따라 같이온 술을 거의 못하는 매형이 묻더군요.
" 회에는 무슨 술을 먹어야 하냐? "
음...아무리 매형이지만 되도않는 질문을 던지는 바람에 맛이 갈뻔 했다는.....
.
" 쏘주죠 !" 시니컬 하게 대답했습니다.
문제는 막상 말해놓고 보니 무쟈게 땡깁니다.
결국 한병당 9.95$를 주고 두병을 삽니다. 매형 친구분도 불러 각 한병씩 나눠마시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1999년에 미국에서 소주한병을 2만원주고 먹은 이후 " 타지에서 결코 소주는 먹지 않으리...." 했는데 갑자기 향수병이 도졌나봅니다.
결국 엄청 비싼 회와 소주를 거금 12만원에 3명이서 먹었습니다.
근데 한국 광어임에도 그 맛이 아니더군요. 미국에 와서 얘들한테 주는 사료는 또 다른가봅니다.
모든 양식한 동물을 먹는 행위는 결국 사료를 먹는 행위임을 절실히 느꼈던 시간이긴했지만, 그래도 나름 좋아하는 회였던지라 후회없이 잘 먹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기필고 일단 회한접시 크게 떠놓고 담날 회똥싸도록 먹을 생각입니다!!!!!!!
제목에 낚이신 분들에게는 다시 한번 사죄를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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