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걸리는 라이딩을 위해 산으로 가려면 대개 간식을 준비하게 마련인데 음료수를 비롯하여 초코바나 양갱, 빵, 과자류, 혹은 김밥 등을 준비해 간다. 때로 추운 겨울철엔 커피광답게 보온병에 뜨거운 커피를 가져가기도 한다. 삶은 감자나 고구마도 간혹 메뉴에 낀다.그간 지난 라이딩을 떠올리자니 메뉴가 많기도 했던 것 같다. 과메기, 홍탁, 부침개, 떡도 있었다.
그러나 돈이 안 드는 메뉴도 있다. 자전거로 산천을 주유하다 보면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먹을거리가 널린 게 사실이다. 제철에 나오는 것인 만큼 맛도 각별한 게 그만이다. 오디, 앵두, 잣, 산딸기, 밤, 찔레 순, 민들레잎, 더덕, 두릅,버섯류, 아까시꽃, 버찌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올봄 주금산에서 딴 두릅. 배낭에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자전거를 탈 줄만 알지 통 그런 덴 무관심한 편이라 혼자서 다닐 땐 경치 구경이나 하면서 페달질만 할 뿐이다. 그런데 주로 동행하는 갑장님은 약초나 식물들에 해박해서 어디에 가면 두릅 군락지가 있다든가, 어디로 가면 자연산 더덕이 자생하고 있고, 어디로 가면 씨알이 굵은 밤이 많이 떨어지는지 훤히 꿰고 있어서 따라다니다 보면 배낭 한가득 줍거나 캐거나 따오는 일이 다반사다. 집에 가져가면 며칠을 두고 먹을 수 있기에 마누라가 아주 좋아한다.
"오늘은 누구랑 가시우?"
"응? 고산님과 가는데 왜?"
그러면 더 묻거나 부탁하지 않는다. 혼자 집을 나서면 도대체 뭘 줍거나 캐거나 따 오는 일이 없지만 갑장님과 같이 간다면 굳이 부탁하지 않아도 수확물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철만 되면 평소 눈길도 안 주던 재래시장통이나 싸돌아다니는 정치꾼들처럼 서민인 우리집 가계에 조금도 보탬이 되어 주지 못하는 나의 잔차질은 그래서 문제가 많다.
그래도 식물에 해박하고 알뜰하신 갑장님께도 헛점은 있다. 무 값이 폭등할 때 깍두기나 담가서 먹게 거 기왕이면 산삼 나부랭이 같은 것도 가끔은 캐면 얼마나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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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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