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쥐를 집안에서 키운다?
우리집 옆지기 절대 않됩니다.
그래도 키우고 싶어 밖에서 키워도 별 문제가 없는 강쥐를 선택했습니다.
이름하여 도베르만과 시베리아허스키
이녀석들 아주 재미있는 일이 많습니다.
도베르만은 충성심이 강해서 줄을 풀어놔도 절대 주인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시베리아허스키는 아시다시피 썰매를 끌어야 하기에 절대 뒤에 쳐지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개의 입장에서는 서열이 낮은 녀석이 서열이 높은 녀석의 앞으로 나가면 공격의 의사로 간주하고 철저히 응징을 하지요.
불행히도 도베르만은 경비견이고, 시베리아허스키는 썰매견이라 당연히 도베르만이 이깁니다.
도베르만의 입장에선 시베리아허스키가 건방져도 보통 건방진게 아니지요.
그나마 내가 있을때는 서열이 높은 나의 눈치를 보면서 참고 있지만,
내가 자리를 떠나는 순간 아주 반쯤 죽여놓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시베리아허스키를 창원에서 과일농장을 하는 친구에게 분양을 보냈습니다.
도베르만이란 개는 줄을 메어 놓아도, 주인이 옆에 있어도 , 보기만 해도 무섭게 생겼습니다.
졸지에 쫄다구를 잃어버린 이녀석 딴 궁리를 합니다.
어느 순간, 줄을 푸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몸을 빙빙돌려 줄이 꼬이다 보면 메어 놓은 비니가 걸리면서 줄이 풀립니다.
주로 밤에 잠을 자는 동안에 그렇게 줄을 풀고 동네와 산을 돌아다니는데 사람들 아주 죽을 맛이겠지요.
시커멓고 무섭게 생긴 녀석이 줄도 없이 혼자 곁애 지나가는 장면을 상상해보세요.
솔직히 오줌이 찔끔거릴겁니다.(나도 다른 도베르만을 보면 겁부터 나거든요)
밤새 산을 쏘다니다 새벽에 집에 옵니다.
하루종일 잠만 잡니다.
새벽쯤이면 또 나갑니다.
처음에는 누가 줄을 풀어 주는 것으로 알았지요.
비니가 풀리는 것을 발견하고 비니대신 용접을 해서 절대 풀지 못하게 했더니 나중에는 쇠줄이 끊어지더군요.
얼마나 지독한 녀석인지 바닷가에 데려 갔을 때,
낚시바늘에 붙은 갯지렁이를 먹으려 삼켰다가 낚시 바늘이 목구멍 깊숙히 걸렸습니다.
낚시바늘에는 한번 물면 빠지지 못하게 미늘이라는 것이 있어 빠지지도 않고 통증이 얼마나 심했겠습니까?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어 바늘을 잡아 당겨 컷터로 잘라내 낚시 바늘을 뺄 때 까지 신음소리 한마디 없더군요.
결국 어쩌지 못하고 밤이면 나가고 새벽에 돌아오면 다시 묶어 놓고를 반복하다(파출소에도 몇 번 불려갔었지요)
어느날 돌아오지 않기에 더럭 겁이나 온동네와 산을 헤메고 다녀도 그림자를 볼 수 없더군요.
사람을 잘따르니 누군가가 잡아다 된장을 발랐을거라 짐작하고 잊어 버렸습니다.
가슴이 먹먹하고 허전하더군요.
다시는 개을 키으지 않으리라 했는데 아는 사람없는 곳으로 이사를 와서 친구도 없고
매일 밤늦게 다니는 남편때문에 혼자 지내는 옆지기가 우울증에 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넌지시 물어 봤지요.
집에서 개를 키우자.
나때문이 아니고 당신이 걱정되서 그런다. 그렇게 억지로 허락을 받아 말티즈를 입양했습니다.
요즘 이녀석 때문에 아주 좋습니다.
만지면 부드럽고, 잘 때 껴안고 자면 따뜻하고, 어디를 가도 쪼르르 쫒아 다니는 모습이 너무 좋더군요.
자기의 기분과 상관없이 언제든 주인을 보면 깡충깡충뛰면서 좋아하는 녀석
오래오래 잘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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