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냈습니다.
초딩4학년때였던가? 그때 잠깐 교회다녀본게 전부였습니다. 당시 성가대의 노랫소리에 나도 모르게 교회에 발이 닿았던 기억이 뚜렷합니다.
오늘은 몇십년만에 처음으로 교회에서 오랜시간을 보냈습니다.
저희 매형이 교회에서 '엘리야' (여기 사람들은 일라이져라고 하져) 오라토리오를 연중행사로 지휘 하게 되었는데,단순반복 인형 눈깔끼우기가 적성인 저를 위해 ㅋㅋ 혹시라도 또 산으로 도망갈까봐 제게 딱맞는 무보수 일거리를 하나 줬습니다.
간만에 교회에서 주는 짜장면도 얻어먹고 ㅋㅋ(근데 면발이 짜장면발이 아닌 도토리국수면발이라 황당했다는...)
교회에서 운영되는 합창단이다보니 악기파트가 없어 브라스와 현등 오케스트라 구성원은 대부분 아웃소싱으로 내/외국인이 섞여 있고 손님도 외국인들이 조금 있다보니 한글/영어 두가지로 합창단의 노래에 맞추어 자막을 제때 프로잭터로 날려주는 일이죠.
어라? 그러고 보니 며칠새 두번째로 교회 관련한 내용을 쓰는데요. 살다보니 그렇게 됬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이건 교회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그저 제 하루일과에 대한 얘기일 뿐이죠.
제가 특정 종교를 위해 간것도 아니고 저는 그저 사람을 위해 간것이니 뭔 상관 있겠습니까? 이슬람이건 기독교건 불교건 어차피 저는 상관하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따라서, 제가 종교와 관련해 욕먹을 이유도 하나도 없습니다. 그죠? 암튼…흠흠…
인형 눈깔을 다 끼워맞추고 나니 공연이 끝났고, 집에 돌아와서 늘 그렇듯 조용히 와인한잔 까면서...
군바리때 했었던 관악합주의 앙칼지며 찰진 대가리박아의 맛을 잊고산지 오래였는데 간만에 이런 계기를 통하여 살아가는 방식의 다양함에대해 잠깐 생각하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언제나 고민해봐도 답은 명백한것이 다양한 삶의 방식중에서도 결국은 그 방식중 핵심은 사람들이 모여서 나누는 이야기들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이야기들의 내용의 질이나 목적을 떠나 모여서 떠드는 그 행위 자체가 매우 중요한것일겁니다.
교회라는 하나의 구심점을 통해 사람들이 모여 열심히 떠들며 물질적으로 생산적이진 않지만 무언가 계속 만들어가며 끈을 만들어가는 그런 모습들이 새삼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목표를 향해 자신이 맡은 현재 직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함께 목표를 이루어가고 그것이 달성될때 모두 함께 기뻐하는것이 삶의 방식중 하나이죠. 인간사 그렇듯 어떤 사람들은 그 사이에 욕심을 부려서 전체를 망치기도 하지만요.
회사도 마찬가지며, 친목 모임 역시 친목이라는 목표를 벗어나지 않는한 대부분 그렇게 잘 운영됩니다.
간만에 군바리때 죽도록 맞아가며(저는 결코 때리진 않았습니다 ㅡㅡ;) 합주했던 기억과 방송일할때의 기억과 이런게 짬뽕이되어 생각나다가, 그 사이에서 꼴에 몇년 방송일 했다고 합창단과 솔리스트 오케스트라 사이를 카메라가 영 삔트 못잡고 헤메거나 인터미션등에서 스토리가 없을때 여기저기 헤메고 다니는걸 보고 ‘거참 나 카메라 참 못하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또다시 제 자신이 건전하고 비판적인 사고가 아닌 여전히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으려 하고 있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중 누군가도 제가 1초정도 놓친 2~3개의 씬을 보고 알아챘을텐데 저는 자신의 실수보다는 누군가의 실수를 찾으려 노력했나 봅니다.
사람사는 세상은 다 똑같을테지만 일단 미국 사회는 한국사회보다 전반적으로 조금 더 서로를 북돋아주는 분위기이고 사소한 실수에 대해서 관대한 편입니다..
저는 아직까지 그런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못난건 생각못하고 상대방의 실수를 그것은 실수였다고 기억하는 그런 스타일 말이죠. 제가 생각해도 참 징합니다.
저도 이제 본격적으로 40대에 접어들었는데(여기 마트에서는 자주 ID 를 보자고 해서 나름 반갑기는 하지만) 제 삶이 제발 좀 더 너그러워 졌으면 합니다.
상대방에 대해서, 그리고 특히나 무엇보다 제 자신에 대해서 말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떠들고, 그러다보면 서로를 용서하게 되고 발전적인 모습을 찾아 나가게 될텐데 제가 너무 깊이 깊이 혼자만의 시간만을 중요시했던것 같습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이것저것 나누어가며 만들어가야 하는데, 누구가의 실수뿐 아니라 특히나 제 자신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상한 책임감때문에 모두이기보다는 혼자를 택한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모든 결정이 그런식으로 이루어졌던점 제가 깊이 사죄드리구요. 지금 당장의 문제인 왈바 업데이트후 사이트 이용이 어려운것도 그렇고, 지난 10년 넘게 사이트 운영해오며 제 자신은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믿고 싶지 않았었던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보기에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 꽤 있으셨을겁니다.
하지만, 저는 계속 관대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에 대해… 특히나 제 자신에 대해 말이죠.
다만, 늘 아직도 회복되지 않는 부분을 느낄때마다 처절히 통감하죠.
여러분들도 저를 좀 용서해주십시요~~ 뭐 해보다 해보다가 안되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저도 나름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제 능력 밖인 것이죠. 제 능력을 넘어서는것들은 여러분들이 좀 도와주십시요.
오랜시간 익숙한 멤버들이 곳곳에 자리잡은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듯, 그렇게 오랜기간 잘 돌아가는것이 원래 와일드바이크가 돌아가던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던 바도 그렇구요. 다만 문제는 저는 지휘자같은 위치를 본래 실어한다는것이죠. 수평적인 커뮤니티를 지향하지만 그 어떤 수평적 모임에서도 결국은 수평적이지 않은 모습일지라도 지휘자는 필요하다는걸 늘 절실히 느낍니다.
제가 싫다고 해도 돈도 안되는일을 누가 대신 해주지도 않을테니 싫던 좋던 저는 한동안 왈바의 지휘자역할을 해야하겠죠.
지금은 멀리 있지만, 한달후 한국에 돌아가면 추운 겨울일텐데 모두들 격없이 자주 뵙고 좋은 얘기들 나눴으면 합니다.
시애틀은 지금 새벽4시입니다. 맨날 비바람이 치니 말 그대로 시애틀의 잠못이후는 밤이지만 막상 시애틀에 사는 사람들은 잘도 쳐주무십니다. 하다못해 강아지쉐끼 이넘도 밤만되면 찍소리 안내고 쳐주무십니다. 중국산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ㅋㅋㅋ
저는 늘 잠못이루는 밤이 생활이다보니 역시 여기서도 새벽에 와인만 열심히 까고 있습니다.
막걸리 한병과 같은 도수/용량의 와인 한병이지만 맨날 한병씩 끄적이다보니 어째 와인이 더 술이 취하는 느낌이군요.
뻔하죠? 1.5L 짜리 데꼬리 와인을 옆에두고 제 소식을 전하다보니 두서도 없고, 밑도끝도 없고, 주제도 없다는거~~~~
내일 뵙겠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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