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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에 따른 라이더 유형

靑竹2011.11.24 15:54조회 수 1647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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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산 임도에서.

 

업무보고형◆

까다로운 상사에게 보고하듯 시시때대로, 시시콜콜 집에 전화를 거는 유형.

이런 유형 중에 심지어 가파른 업힐 중에도

전화를 거는 분이 있다.

 

 

"응, 지금 누구누구와 어디쯤에 와 있어."

 

 

"지금 점심 먹는 중야."

 

 

"헉헉, 지금 xx고개를 헉헉, 올라가고 있어 헉헉."

 

 

 

 

◆관리형◆

업무보고형과 반대로

라이더가 수시로 집에서 오는 전화를 받는 유형이다.

제때 받지 않으면 안 되는 불문율이라도 있는지

빡센 업힐 중이라도 전화를 받느라

숨이 넘어가는 광경을 이따금 목격한다.

 

 

 

 

◆원천차단형◆

"지금 자전거 탈 시간이 어디 있다고 그래욧!!!"

 

하는 고함과 함께 아이들을 돌보라거나 시장을 봐 오라거나

집안 청소를 시킨다거나 하는 등의 온갖 일을 떠안겨

자전거 타는 일을 원천적으로 봉쇄당하는 유형.

이따금 자전거에 핀 곰팡이를 제거하는 게

자전거와 함께하는 소일거리다.

 

 

◆백년해로형◆

부부금슬이 좋아 늘 같이 자전거를 타는 유형.

정말 부러운 유형이기도 하다.



 

 

 

 

◆보호관찰형◆

취미가 같아서 그런 경우는 예외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배우자가 죽자사자 따라다니는 유형.

장거리? 걱정 마시라. 어디고 따라다닌다.

서로 손목에 수갑만 차면 영화에서 많이 보던 장면일 텐데

그 정도까진 아닌 게 다행이다.

 

 

 

◆방목형◆

 

얼마나 오래 자전거를 타든지,

어딜 가든지, 연락을 하든지 말든지,

그저 가축 들에 놓아먹이듯 방치하는 유형.

밤 열두 시가 넘어 소식이 없으면

생사 확인차 딱 한 번 전화는 온다.

靑뭐시깽이란 인간이 이 유형에 속한다.

 

 

◆유기형◆

방목형에서 좀 더 진화된 유형.

어딜 가거나 말거나 집에 들어오거나 말거나

아예 관심을 끊는 유형.

 

자유란 측면에서 보면 대단히 환상적인 유형이긴 하지만

때로 외국에서 난 물난리 뉴스보다 관심이 덜해

자칫 소외감을 느낄 개연성이 있다.

 

 

 

◆소박, 혹은 강제집행형◆

자전거를 타기 싫을 때도 가끔은 있기 마련.

집에서 빈둥거리려 하지만,

 

 

"아니 이 냥반이 자전거는 안 타고 웬 꾀를 부리고 그래요?"

"오늘 친구들이 왕창 몰려온다니까 나가서 자전거나 타고 오세요."

"운동을 꾸준히 해야지 그럼 못 써요. 얼른 나가지 못해욧!!!"

 

 

하는 지천과 함께 내몰리며

운명적으로 자전거를 타야만 하는 유형.

 

 

 

 

◆강퇴형◆

아주 드문 유형이다.

자전거를 중고시장에 내다 팔아버리거나

누굴 줘버리거나 부숴버려서 아예 못 타게 하는 유형.

예전에 부상을 입고 옷에 피철갑을 하고 들어갔을 때

 

 

"이 망할놈의 자전거 때문에..."

 

 

소리치며 마누라가 망치를 들고 달려드는 걸

겨우 말리지 못했으면 꼼짝없이 이 유형이 될 뻔했다.

 

 

 

 

 

 

 

 

어쨌든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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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복합형
    너무 비싼 자전거를 샀다고 구박을 하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잔소리,
    잔소리가 무서워서 안 나가면 쳐박혀서 뭐하느냐고 잔소리
    동호인 여자와 바람이라도 날까보 안달하면서도 같이 다니기는 싫어하는 심뽀 고약한 ~~
  • 구름선비님께
    靑竹글쓴이
    2011.11.24 16:07 댓글추천 0비추천 0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선비님 위로해 드려야 하는데

    먼저 웃고 말았습니다.

     

    요즘은 자전거 다시 열심히 타십니까?

  • 아이들도 고등학교에서 야자하고 늦게 들어오니

    은근히 저녁에 라이딩가고 집에 없었으면 하는 눈치가~~~~ ㅋㅋㅋ

  • 쌀집잔차님께
    靑竹글쓴이
    2011.11.24 16:14 댓글추천 0비추천 0

    엥?

    쌀집님. 그거 소박형인디요? 켈켈.

    빨랑 부상에서 회복하셔야지요.

  • 유기형입니다.

    너무 한다 싶어 가끔 내가 먼저 전화를 하지요.

    혹시 뭔일이 있을까 싶어서리.... ㅎㅎ

  • 송현님께
    靑竹글쓴이
    2011.11.24 16:15 댓글추천 0비추천 0

    ㅋㅋㅋㅋ

    저도 방목형에서 점점 유기형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간혹 인지하고 있습니다. 흑

  • 저는 방목형입니다

    생사확인차  ~~  딱 한번 전화온다 ~~  맞습니다

    자전거 타고 나가서 소식 없으면 늦은시간에    혹시나 다치지 않았나 하는 걱정 때문에 전화 한번 해주는데

     

    우리집 옆지기는  유기형 입니다

    제가  어디서 뭐하든 ~~  전화한번  없고~~  들어오는지 ~~  나가는지 ~ 관심 없습니다  ^^

    자전거 갖고 나가서   늦게 안들어 가도  확인전화 안합니다 .......

  • 줌마님께
    靑竹글쓴이
    2011.11.24 19:46 댓글추천 0비추천 0

    요즘 세태엔 별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입니다만,

    부창부수시네요. ㅎㅎㅎ

     

    대개 나이가 들면 무관심해 보이는 게

    아마도 서로 그만큼 믿고 산다는 측면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관리형에 속하는 군요.

    마누라가 제 취미를 인정하고 적극 권장하면서도 툭하면 사고를 치니(너머지고 엎어지고 깨지고 부러지고...)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방임형으로 진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 탑돌이님께
    靑竹글쓴이
    2011.11.24 19:47 댓글추천 0비추천 0

    잘 다치시나 봅니다.ㅋㅋㅋ

    저도 요즘은 조심하지만 한 때는 사고뭉치였는데요.

  • 해당사항 전무...

    이럴땐 어쩌나요......?

  • 뽀 스님께
    靑竹글쓴이
    2011.11.24 19:49 댓글추천 0비추천 0

    (헉!)

    혹시 해당되는 게 있나 다시 한 번 찾아 보세요.

     

    =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 TT 유기형~~! ㅋㅋㅋㅋㅋㅋㅋ

  • 처음에는....◆방목형◆ 이었습니다...

    해떨어지면 전화 한번씩은 왔었습니다...

    그러다가 가끔 친구들이 집으로 모이면...

    ◆소박, 혹은 강제집행형◆ 도 몇번은 있었습니다...

    아주 드물게요...

    원주로 이사가면..◆원천차단형◆이 될것 같습니다...ㅠ.ㅠ

  • 믿거나 말거나...

    2번 되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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