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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이 좋다

靑竹2011.12.06 08:38조회 수 1697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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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부용천에서

 

 

 

"쉿, 아빠 또 빙의됐어.큭큭"

 

 

티비 프로그램 중 가장 즐기는 게 다큐멘터리인데

간혹 가슴이 뭉클한 장면에 몰입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면서도 자각하지 못하는데

그렇게 몰입하고 있는 날 보고  애들이 놀리는 말이다.

 

 

무언가에 곧잘 몰입하는 성격 탓에

어려서부터 영화를 그렇게 좋아했나 보다.

그런데 케이블 채널에서 틀어주는 영화를 가장 싫어한다.

상영 중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지겨운 광고는

몰입경의 나를 현실 세계로 가차없이 구인하기 때문이다. 

어쩌다 본다고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12/5) 중랑천 석계역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혹한의 계절이 왔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반사적으로 자전거를 몰고 한강으로 향한다.

매서운 칼바람에 눈보라까지 휘몰아치기라도 하면 금상첨화.

 

 

평소 잘 안 다니는 중랑천~한강 자전거도로를

혹한기에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산함 때문이다.

평소 북적거리던 자전거도로는 강추위가 몰아닥치면

더할 수 없이 한산해지는데 '외로움'이란 약간의 독소만 빼면

한가로움과 자유로움의 정수를 오롯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고 추위를 전혀 타지 않는 건 아니지만

매섭고 차가운 맞바람, 눈보라와 맞딱뜨리면

예의 그 '몰입'이 여지없이 발휘된다.

 

 

만주벌판과 연해주를 누비던 항일 독립군이 되기도 하고

거대한 중국 대륙의 엄청난 침략군에 맞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오랜 세월 우리 땅을 사수했던 대고구려의 용사가 되기도 한다.

귓전에 윙윙거리는 거센 바람소리는 처음엔 소음처럼 들리지만

묵묵히 페달을 밟다 보면 현실 세계의 차단막 역할을 하면서

격변의 역사 속으로 점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얼어오는 손과 발의 아릿한 통증은

자각하는 일 자체가 사치가 되고 엄살이 되기 마련이다.

 

 

이 모든 일이 자전거를 너무도 좋아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끼기에 가능하리라.

 

 

'하루 20만보' 별명의 강아지 우리 말티즈 토미 녀석이 사단이 났다.

왼쪽 뒷다리 '쓸개골탈구3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게다가 고환도 제 자리에 위치하지 않아서 수술해야 한단다.

이번 주말에 2가지 수술을 한꺼번에 해 주기로 했다.

없는 살림에 6,70만 원 정도 깨지게 생겼다.

 

무릇 살아 있는 생명과 정을 주고받으며 교감하는 일에는

애틋한 생명을 건사해 줄 책임도 따르기에 감수해야 할 일이리라.

수술이 무사히 잘 되었으면 좋겠다.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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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 저도 동계맨이었는데....

    어느순간 지름이 빠지기 시작하더니만.... 이젠 춥습니다....

    청죽 어르신 앞에서 이 어런것이 무신 망발을  ===============3333333333333333333333333

  • 仁者樂山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40 댓글추천 0비추천 0

    엉? 어르신?

    시방 누굴 늙쿼 쥑이려고?

    잡아랏 =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 저도 추운겨울 한강 라이딩 좋아하는데요...

    우스개 소리로 동호회분들에게 그럽니다

    그 추운날 미친듯이 달리는 사람들은 뭔가 저마다 사연이 있는거라고....ㅎㅎㅎ

    저도 살짝 그랬던 기억이...

    많이 힘들때 자전거가 많은 위안이 됐었죠...

     

    동계 로드라이딩은 최대 2시간이 좋은 것 같아요...

    2시간 넘어가면 손발이 얼어 들어와서 견디기 힘들어요...

    싱글에선 아무리 추워도 4~5시간도 거뜬한데... 

    ^^
  • 땀뻘뻘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42 댓글추천 0비추천 0

    예닐곱 시간을 타기도 하는데

    워낙 보온을 철저히 하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버프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리는 것 빼면요.ㅋㅋ

     

     

  • 저도 겨올이 참 좋습니다. 올 겨올은 추위가 아직 맹위를 발휘하고 있지는 안지만 한강이나 중랑천등의 천변이나 차도를 나서면 제법 추위를 느끼게 하죠.
    요즘 비가 자주 와서 자출을 드문드문 하게 되고 꽤도 부리게 되는 것이 이제 몸에있는 지름끼가 저도 빠지나 봐유~^^;;;ㅎ(2)
    애견 토미가 수술 잘 되어 다시 건강을 되찾아 청죽님 가족 모두와 행복하게 오래도록 살아 가기를 바라며 청죽님의 자전거에 대한 사랑과 열정 및 왈바에서의
    자게글 게시도 쭈욱 이어지시길 바랍니다 건강 하시고 조만간 찾아 뵙겠습니다요...^^
  • eyeinthesky7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정말 나중에 커피 한 잔 빼앗아 먹으러 들릴 테니

    문자로 주소 좀 ..ㅋㅋㅋ

    (보리 흉년에 커피 한 잔이 어디여?)

  • 영하10도까지는 그럭저럭 자출을 감행하지만 그 이상은 발이시려 못하겠어요...

    300mm 동계용 신발도 구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구한다 해도 비용이 어마어마해서 포기하게 되네요...ㅋㅋㅋ

    청죽님 잘 계시네요...함 날잡아 간다고 한지가 언 1년이 지나갑니다. 정신업이 살다보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내년 봄에나 기대해 봅니다. 여전히 자출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 선인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사진을 보니 선인님 얼굴이 기억나네..ㅋㅋ

    곰솔님을 비롯해서 모두 다 안녕하신지 궁금하네요.

    열매님도 보고 싶고...늘 건강하세요.

  • 전 일단 0도를 찍은 후엔 자전거 안 탑니다. ㅋㅋㅋ 겨울 나기에 들어간다는. 곰탱이도 아니고 뭔 겨울나기를...

    겨울엔 그저 따신 구들장에서 화롯불에 고구마나 굽는 게 최고여~! ㅋㅋㅋ

    겨울 융자켓은 왜 샀땨? 아 맞다 제가 겨울용 쫄바지가 없어서 겨울엔 자전거 안 탑니다. ^^

    살 돈도 없거니와...요즘 빠듯하게 산다는...
  • 십자수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45 댓글추천 0비추천 0

    이해합니다.

    짜수님께서야 워낙 연세가 있으시니깐두루.....

     

    =3=33=333=3333

  • 떼깔...죽입니다. ㅋㅋ
  • 뽀 스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46 댓글추천 0비추천 0

    뭔 때깔유? ㅋㅋ

  • 추운데~~~왜 나가시는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추운날만 구멍가게 심부름 다니시는거 아니시죠? *^^*

     

    아마도 자전거 가방에 두부나 콩나물 그런거 있을지 몰라 ㅋㅎㅎ

  • stom(스탐)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47 댓글추천 0비추천 0

    야채 등속을 사러 재래시장에 곧잘 들렸는데 한동안 못 갔네요.

    좌판에 채소 한 주먹씩 놓고 파시는 연세 많으신 할머니께서는

    지금도 장사를 하고 계신지 모르겠어요.ㅎㅎ

  • 칼바람속에서의 잔차타기, 아주 좋아라 했던 시절이 있었었지요.

    말티즈 숫컷을 키우기에 알게된 왜 새끼를 내어 돈과 바꿀것도 아니면서 암컷이 더 비싼지도 알게됐구요.

    살아있는 동물과의 교감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석계역에서의 사진을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보아하니 두산위브아파트로 보이는데 내가 주택부금을 들어 처음 당첨되었던 그곳.

    동부간선도로에 접한 전망좋은 11층 이있는데 지방에 근무하는 바람에 하루도 유하지 못하고

    결국 헐값에 남의 손으로 넘어갔었지요.

    그곳을 지날 때마다 눈에 밟히는 아픈 기억이 있답니다.

  • 송현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50 댓글추천 0비추천 0

    석계역에 그런 추억이 있으셨군요.

    저야 맨 처음 석계역까지 가 보고는

    '아, 자전거로 이렇게까지 멀리 올 수 있는 거구나'생각하며

    스스로 감탄했던 곳이지요. 지금 생각하면  고작 집에서 왕복 32km거리인데요.

    송현님의 말티즈는 건강한가요?

  • 녹색 글씨가 좋습니다.
    이 색깔은 제가 좋아하는 '후지칼라' 색상이기도 하구요. ㅎㅎ
    무릎에서 찬바람이 나기 전에는 야간 싱글라이딩도 꽤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햇살이 있을 때 나가서 어둡기 전에 돌아오는 가벼운 라이딩만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달라지는 것은 드라마를 본다는 것인데
    본격적으로 보지 않더라도 채널권 있는 마누라 따라서 보다보면
    다음 아야기가 궁금해져서 겻눈질로라도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눈시울을 붉하게도 되네요.
    길은 같지 않지만 나이가 비슷하니
    느끼는 것은 비슷합니다.
    손발이 차고 저려서 약장사가 권하는 건강보조 식품을 사서 먹는데 그게 혈관을 확장시킨다는데
    알설에의하면 남성 기능을 약화시킨다고 하네요.
    그러면 안되는데 ㅎㅎ

  • 구름선비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52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느 날 문자를 한 통 받았는데

    전번을 저장한다는 걸 깜빡 잊고 모두삭제를 눌렀네요.

    번거로우실 테니 나중에 쭈꾸미님께 여쭤야겠네요.

    경험이 한 번 있으시니 더욱 조심하셔야지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십시오.

    늘 건강하십시오 선비님.

  • 왈바에는 제정신인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ㅠㅠ  ㅋㅋㅋ

  • 쌀집잔차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53 댓글추천 0비추천 0

    얼마나 자전거가 고프셨으면 남들 타는 걸 줄창 올리실까..ㅋㅋ

    완쾌는 아직 멀었나요? 빨리 나으셔서 자전거 타시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 자전거 싯포스트 뽑힌 것을 보니 청죽님 신장이 꽤 큰 것으로 사료됩니다만...............맞지요??

  • 탑돌이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54 댓글추천 0비추천 0

    쭈꾸미님과 거의 비슷한 키니 꽤 크다고 할 수 있지요. 에헴...

     

  • 탑돌 형님도 참... 하이앵글이라 그래요~~! ㅋㅋㅋ =======3333======333==========3333

  • 십자수님께
    靑竹글쓴이
    2011.12.8 23:55 댓글추천 0비추천 0

    (음...짜수님 예리하신 눈이 산통을 깨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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