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4대강 완공에 맞추려다 졸속… 안전시설 없는 곳 많아
경기 여주군이 ‘4대강 종주노선’ 단절 구간에 조성한 자전거 도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 도로 폭이 좁고 차도와도 구분이 안되는 곳이 허다해 사고 위험마저 우려되고 있다. 시민들은 “4대강 사업 완공에 맞춰 공사를 급하게 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여주군은 지난해 10월25일 양평~충주 간 4대강 종주노선 단절 구간인 강천면 강천1리~섬강교 간(5.2㎞) 자전거 도로 개설 공사를 완료했다. 공사비 5억2000만원이 투입된 이 자전거 도로는 4대강 사업 완공 시점 맞춰 완공됐다.
하지만 대부분 구간의 자전거 도로 폭이 규정에 못 미치고 있다. 실제 강천리~섬강로 간(1.6㎞) 자전거 도로는 폭이 0.8~1m에 불과하다. 현행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에는 기존 차도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할 때 도로 폭을 1.5m(최소 1.2m) 규모로 규정하고 있다.
여주군이 ‘4대강 종주노선’ 단절 구간에 개설한 강천리~섬강교 간 자전거 도로. 도로 폭이 0.8~1m로 비좁아 사고 위험이 높다. | 최인진 기자
여주군은 공사 당시 민원 유발 등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별도의 자전거 도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지침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도 자전거 길을 설계할 수 있다’는 특례규정을 적용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차도와 자전거 도로의 구분을 두기 위해 포장하는 아스콘도 문제다. 강천1리 강천매운탕 앞~강천로 부근은 컬러 아스콘으로 포장했지만 섬강로~섬강교 부근(3.6㎞)은 일반 아스콘으로 포장돼 차도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차량진입 방지 말뚝과 같은 안전시설물도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
주민들은 “4대강 사업 완공시점에 맞춰 급하게 공사를 하다보니 도로가 이 모양”이라며 “수억원을 들여 만든 자전거 도로는 4대강 사업 홍보를 위한 전시행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자전거 도로 이용자들의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여행 중이라는 김모씨(45)는 “바로 옆에서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량들을 보면 식은땀이 저절로 난다”며 “차량을 피해 자전거에서 내려 도로 밖으로 나가 걸어서 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하남시 MTB 동호회 소속 신모씨(51)는 “안내 표지판조차 제대로 없어 불편하다”며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주군 관계자는 “당초 설계 시 도로 폭을 2.4m(왕복 차선)로 했는데 인근에서 농사짓는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설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도로가 상·하행선으로 나뉘면서 폭이 좁아졌다”면서 “도로 폭이 지침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맞지만 행정안전부의 특례 지침에 따라 도로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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