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새벽 3시 평창 운동장, 출발 전 부터 비가 세차게 내린다.
검차를 받고 정렬된 잔차를 보면서 스스로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미친 넘들 참 많지?
모두 출발을 했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신청 인원이 750명이 넘는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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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치고 나가려는 본능을 잠재우고 천천히 뒤에서 출발해 여유를 즐긴다.
거의 중간쯤이라고 생각하며 28km 지점을 지나다 사진에 잡혔다.
진흙밭으로 변해 버린 임도를 힘겹게 오르다 보니 카메라를 보고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도데체 이게 무슨 미친 짓이냐고~~~~
잔차를 시작한 이래 이렇게 폼 않나는 복장으로 잔차를 타본 기억이 없다.
앞바퀴 흙받이와 고글은 도데체 어디에 간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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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힘들어도 다운힐에서는 웃음이 나온다.
85km 지점에서 다시 카메라에 잡혔다.
얼굴이고, 무릎이고, 잔차고 완전히 머드팩을 한 꼴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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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키로 지점인지 모르는 곳에서 또 다른 카메라에 잡히다.
저건 카메라를 보고 웃는게 아니고 신나서 웃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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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포인트 5, 230km 지점에서 누군가가 물 한 병과 샌드위치, 그리고 콜라를 건네준다.
안그래도 허기가 져 힘들었었는데 얼마나 고마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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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계에 표시된 총 거리 291km
32시간에 약간 못미치는 기록으로 랠리를 마치다.
랠리내내 다시는 이 짓을 안한다고 수없이 되뇌었지만 끝이다 싶으니 행복하고,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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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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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랠리를 마치고 나니 잔차 여기저기 망가진 부분이 많아 견적이 제법 나온다.
860여명이 출발했다는데 완주자가 184명 이라니 스스로 또 한 번 놀랐다.
아뭏든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지만 또 모르지~~~~~
이 자리를 빌어 비오는 악천후에서도 마다 하지 않고 사진을 찍어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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