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도 계속 비가 온다죠.
비오는날을 좋아해서 오늘은 낮에 우산을 꺼내들고 한번 걷기로 합니다.
어제 새벽 4시가 아주 좋았는데 비가 주우우욱 내리고....근데 술도 먹고 졸려서리 새벽 워킹은 패스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낮에 태조산으로 왕복 9Km 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걷기로 작정한것이 정말 너무 오랜만인지라 생각지도 못한 기능의 퇴화를 느꼈네요.
저는 등산은 힘들어도 걷는거는 하루종일이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생각해보니 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하는것이 대부분일뿐이죠.
그나마 거리상으론 자동차를 이용하는 이동이 99% 는 될듯...
나머지는 그저 장보거나 이런 수준의 짧은 실제의 걸음이었습니다.
걷기 시작한지 15분이 지나자 점점더 걸음걸음이 어색해집니다.
강아지한테 양말입혀 놓은것처럼 자꾸 발도 헛디디고
약간의 굴곡진 길에도 발이 자꾸 걸립니다.
20분지나니 서서히 적응이 되긴 해갑니다....그래서 그냥 걷기로 합니다.
1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헛디디거나 하는건 사라졌는데 평소 안쓰던 근육을 써서리 다리도 슬슬 아파지고 허리도 아파지고
돌아오는길은 같은길을 되짚어오는건 영 재미없어 하는 컨셉으로 인하여 산언저리로 돌아서 동네 구경하며 올 수 있는 코스로 잡고
어찌어찌해서 총 2시간 반 이상을 쉬지않고 빠른걸음으로 걸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이렇게 오래 걸어본게 1997년 이후 처음인듯 합니다.
자전거를 아무리 잘타면 뭐할것이며, 운전을 아무리 잘해봐야 뭐할것이고...
땅위에 두발딛고 살아야 하는 동물 주제에 그 두발마저 제대로 걷지도 못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하루였습니다.
비오는날은 무언가 꼭 하나의 사색이 남아야 그 우중춤함이 해소되는듯 합니다.
비오는날 걸은것도 자랑인 오늘 하루의 짧은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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